반복은 중요합니다
특정한 행동을 반복할 때 습관이 형성됩니다.
반복하는 빈도가 늘면 습관이 더 강해지지요.
반대되는 행동을 반복하면 기존의 습관이 약해지거나 사라집니다.
그리고 반대되는 습관이 형성되지요.
-모티머 애들러-
어떤 행동을 새롭게 학습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좀 더 수월하게, 적은 노력을 들여서 그 행동을 하는 것이지요. 우리는 그것을 습관이라고 부릅니다. 어떤 행동이 습관으로 자리 잡으면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을 들이거나, 아니면 거의 노력을 들이지 않고 그 행동을 하게 되지요.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고통을 견디는 행동도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습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사실 고통을 대하는 방식은 습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살면서 고통을 피할 길은 없고, 고통을 다루는 행동도 반복될 수밖에 없으니까요. 반복되는 행동은 습관으로 자리 잡습니다. 고통을 반복적으로 피하면 회피하는 행동이 습관으로 자리 잡고, 고통을 반복적으로 견디면 견디는 행동이 습관으로 자리 잡는 것이지요.
고통을 지나치게 회피하는 습관이 있어 다양한 문제를 겪고 있다면, 고통을 견디는 습관이 형성되길 바랄 겁니다. 그런 분은 고통을 견디는 훈련을 반복하십시오. 습관이 될 때까지 말입니다. 그런데 대체 얼마나 오랫동안 반복해야 습관이 될 수 있을까요?
영국 서레이 대학의 심리학자 필리파 랠리(Phillippa Lally)는 습관이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 왔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96명의 참여자를 모아 자신이 원하는 어떤 행동이 습관으로 자리 잡기까지 얼마나 많은 반복이 필요한지를 조사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습관으로 자리 잡았으면 하는 행동을 참여자들이 스스로 정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점심식사를 할 때 과일 한 조각 먹기’를 선택했고, 다른 사람은 ‘점심 먹을 때 물을 한 병 마시는 것’을 택했지요. 또 다른 누군가는 ‘저녁을 먹기 전에 15분 동안 달리기’를 택했습니다.
이들은 연구 기간 동안 하루에 한 번씩 선택한 행동을 하도록 요청받았습니다. 또한 매일 정해진 웹사이트에 접속해서 몇 가지 질문에 응답하도록 안내받았습니다. 이들이 응답한 질문지는 어떤 행동이 습관화되어 자동으로 나타나는 정도를 측정하는 도구였습니다.
연구 결과, 이들이 원했던 어떤 행동이 습관으로 자리 잡기까지 18일에서 254일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일단 범위가 정말 넓습니다. 어떤 사람은 대략 3주면 원하는 행동을 습관으로 바꿀 수 있었고, 또 다른 사람은 거의 9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린 셈이니까요. 이 결과만 보아도 어떤 행동이 습관으로 자리 잡는 데에는 상당한 개인차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습관으로 만드는 행동의 특성도 중요하겠지요. 우리가 습관으로 만들고자 하는 고통을 견디는 행동은 그중에서도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할 겁니다.
우리의 뇌 한가운데에는 기저핵(basal ganglia)이라 불리는 영역이 있습니다. 몇 개의 하위 영역으로 구성된 신경세포 집합인 기저핵은 일정한 패턴을 인식하고 반복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맞습니다. 우리가 특정한 맥락에서 어떤 행동을 반복하면, 그 패턴을 인식해서 필요할 때 자동으로 반복하도록 돕는 것이지요. 우리가 특별히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자동으로 어떤 행동을 수행할 때 작동하는 것이 바로 기저핵입니다.
물론 반복되는 모든 행동을 자동화하지는 않습니다. 뇌의 다른 영역들과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불필요한 행동의 반복은 억제하고, 필요한 행동은 반복되도록 하지요. 필요한지 그렇지 않은지는 행동의 결과로 판단합니다. 행동의 결과 긍정적 경험을 했다면 반복될 것이고, 부정적이거나 중립적이라면 억제되겠지요. 혹은 어떤 행동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인식했다면 반복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억제할 것입니다.
어떤 행동을 빠르게 습관으로 만드는 비밀이 여기에 있습니다. 습관으로 자리 잡길 원하는 행동과 긍정적 경험을 연결하는 것입니다. 그 행동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것으로 인식하게 만들면 되는 것이지요. 마치 우리의 뇌가 우리와 별개의 존재인 것처럼 묘사되어 이상하게 느낄 수 있지만, 흥미롭게도 우리의 뇌는 우리가 의도한 방향대로 변화하기도 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고통을 견디는 행동과 긍정적 경험을 연결 짓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