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기획을 시작하다.
모든 아이템의 사업이 어렵듯이 서비스를 기획하기 전 정말 많은 아이템을 수면 위로 띄웠다가 다시 가라앉히기를 반복하였습니다.
1편을 본 독자님이라면 아시다시피 저는 처음부터 마케팅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저의 첫 창업일기는 택배포장부터 시작하였습니다. 그 후로 웹에이전시를 창업 후 수익구조가 안정화되고 수많은 아이템을 기획하였습니다.
지원사업 관련 알림 및 아티클 제공 서비스를 시작으로 수많은 창을 하나의 탭으로 줄이는 서비스, 의류 사이즈에 대한 고객의 PainPoint를 해결해주는 머신러닝 기반 사이즈 추천 서비스등 당시 서비스를 운영하고 싶던 저와 공동창업자분들은 새로운 서비스에 많은 열정을 기울였습니다.
하지만 수익구조가 안정화된 줄 알았던 웹 에이전시를 빌딩하는 도중 프로세스상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였습니다. 가령, 사업체가 굴러가기 위해선 자동화 프로세스가 구축되어야 하는데 몇명이 빠지게 된다면 사업이 굴러가지 않는 구조였던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몇명의 인원은 다시 웹에이전시 업무에 집중하게 되었고 남은 팀원분들과 서비스를 운영하기에 서비스 리딩 경험, 강단있는 추진력등 부족한 역량이 너무나 많이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서비스를 서너 개를 시원하게 말아먹고 팀원분들의 불신이 겉으로 티는 내지 않더라도 마음속으로 조금씩 조금씩 쌓여갔을 것입니다. 팀원들 입장에선 아직 해보지도 않은 서비스를 말로만 한다고 해놓고 막상 기획,디자인, 개발이 어느정도 진행되었는데 아무도 리딩을 하지 않으니, 헛고생을 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많은 팀원분들이 저희를 떠나게 되었고 핵심멤버의 이탈이 있었기에 내부에서 많은 혼란이 있었습니다. 혼란속에서 이해관계 및 성향도 비슷했던 디자이너님도 떠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많이 객관적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객관적이지 못했다고 느꼈던 것은 그 분과의 퇴사자 미팅을 진행할 때 였습니다. 그때 당시 디자이너님에게 전했던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많은 팀원분들이 나간 이유도 저희의 우유부단함과 비전없는 회사의 모습을 보여줘서 인 것 같습니다. 이부분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XX님의 결정을 존중합니다. 다만 인생은 매번 선택의 갈림길에 있으며 객관적인 선택을 하셔야하겠지만 저라는 사람을 믿고 딱 한번만 저희를 선택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이름을 걸고 이번 서비스는 무조건 성공시키겠습니다. 그때도 이런 모습 보인다면 저를 면전에 대고 욕하고 나가셔도 됩니다. "
이런 감정이 통했을진 몰라도 디자이너님의 의사결정을 돌리는데 성공하였고 현재까지도 저희 서비스의 리드 디자이너로 계시고 있습니다. (살짝 TMI..!!)
본론으로 돌아와 이제 더 이상 물러날 곳은 없었고 만약 여기서 배신을 하게 된다면 당장의 헤어짐으로 끝날진 몰라도 추후에 들어오는 팀원분들, 시니어분들과의 관계도 두터워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하였습니다.
그 이후로 경영, 인간관계, HR관련 책은 전부 찾아본 것 같습니다. 그중 가장 와닿은 책은 "아웃워드 마인드셋"이라는 책이었습니다.
아웃워드 마인드셋이란 책에서는 팀원과의 이해관계를 가지기 전 가져야 할 마인드셋인 아웃워드 마인드셋에 대해 사례를 들어 설명해주는 정의서와 같았습니다.
아웃워드 마인드셋 나온 사례 중 하나를 여러분께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캔자스시티의 경찰특공대원은 마약 소지자들을 체포하기 위해 캔자스시트의 와바시 애비뉴를 경찰 밴을 타고 따라가고 있었다. 대원들에게는 긴급 가택 수색권이 주어졌고, 방탄헬멧과 방탄복을 착용한 그들의 모습은 겁을 주기에 충분했다.
목적지에 가까워지자 속도를 줄였고 대원들은 숨을 죽이며 신속하게 내려 집을 포위했다. 팀 리더인 칩을 포함한 7명은 집에 들어가 "경찰이다. 모두 엎드려!"라고 소리쳤다.
집안에는 많은 어린아이와 어른들이 있었고 앞다투어 나오려 했고, 2명의 용의자가 무기를 들려했지만, 경찰에게 빼앗겼다. 대원들은 그들 뒤에서 팔을 끌어당겨 수갑을 채우며 "꿈도 꾸지마!"라고 소리쳤다.
이후에 모든 사람들을 거실로 모이게 했고, 안전이 확보되자 가택수색이 시작되었다. 작업은 용의주도 하고 정확하게 진행되었다. 팀 리더인 칩은 선두 척후병 밥 에반스가 방을 떠나는 것을 보고, 그가 단순히 수색하는 것을 도우러 가는 것으로 생각했다.
잠시 후 칩이 복도를 걸어 내려가며 주방을 지나가고 있는데 밥이 부엌 싱크대 앞에 서 있었다. 몇 분 전까지 밥은 부엌에서 흰색 가루를 찾으려고 찬장을 샅샅이 뒤지고 있었다. 그들이 체포한 사람들이 밀수한 증거물을 찾는게 아니라 훨씬 더 긴급하고 중요한 흰색 가루를 찾고 있었다.
바로 분유를 찾고 있었던 것이다.
아기들이 울고 있고 엄마들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 상태에서 칩의 건장한 대원들 중에서도 가장 상남자 같은 밥 에반스가 그들을 도울 방법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칩은 분유를 탈 생각은 못했지만, 밥이 무슨 의도로 그 일을 했는지 확실히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에 서로 눈을 마주치고 어깨를 들썩이면서 미소를 지었다.
이러한 행위 하나가 전체 상황을 바꿨다. 모든 사람은 흥분이 가라앉고 진정되기 시작했다. 칩과 대원들이 상황을 상세히 설명할 수 있었고, 그 후 두명의 용의자를 형사에게 넘길 수 있었다.
만약 이 사례에서 대원들의 궁극적인 목표인 용의자 체포만 신경썼다면, 권총을 허공에 쏴서 용의자를 압도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밥 에반스는 용의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상황, 마음을 공감하고 이를 행동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애자일한 프로세스를 가진 서비스는 당연히 많은 실패를 경험하고 실패를 통한 개선점을 도출을 반복하다 보니 방향성이 수시로 바뀌게 되고 디자인, 개발도 바뀌게 됩니다. 다만, 이런 과정들을 팀원과의 어떠한 상의없이 이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라는 한마디로 그들의 수고를 무시하게 되는 격이 되었던 것입니다.
단순하게 서비스의 성공을 위해서 서비스의 방향만 바꾸는 것이 아닌, 실무자의 입장을 고려하고 그들의 위치, 상황을 이해하고 그들을 위한 소통하는 문화를 만들었던 것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렇게 저는 서비스가 현재 어떤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아카이브를 만들게 되었고, 매달 회의 스케줄 및 꾸준한 소통으로 현재 이탈없이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보고 계시는 여러분도 어떠한 위치에서 다른 팀원분들과 협업을 하게되는 상황이 반드시 올 것입니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며 유대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떠한 일이든 협업을 하는 순간이 찾아오게 될 것입니다.
그때마다, 여러분이 먼저 '저 사람이라면 어떻게 일을 전달 혹은 위임하는게 편할까?' 라는 마음가짐으로 협업을 진행해보시길 바랍니다.
그 순간에는 너무나 힘들고 내가 너무 호구 아닌가..? 나만 일하는 느낌이 나는것 같아라고 생각할진 몰라도 하나 둘 쌓이다 보면 어느새 여러분에게 의존하고 여러분에게만 신뢰하는 가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호의를 권리로 아는 사람은 반드시 손절하시길 바라겠습니다 ☺️
어느덧 서비스 기획을 시작하다 마지막 편을 작성하였습니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서비스 기획에 대한 이야기를 작성할 것입니다.
그동안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읽어주실 여러분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읽고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제공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