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레프 톨스토이-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하루하루 죽음에 가깝게 다가서고 있다.
하지만 삶의 의미는 시간의 흐름과 무관하다.
그것은 우리의 영혼이 얼마나 나아지는가에 달려 있다.
우리는 삶의 길을 걷다가 중간쯤에 이르러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를 잃어버린 사람과도 같다.
앞문으로 삶이 들어왔지만
출구로는 나가기 싫은 것이다.
죽음이 가져올 변화가 두려워
도무지 떠날 생각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태어나면서 이미 그런 변화를 거쳤고
그때 아무런 나쁜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의 삶은
매 순간 일어나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변화들로 이루어진다.
이런 변화가 시작되던 때 우리는 어린아이였다.
그리고 변화가 끝날 때 죽음이 찾아온다.
죽음은 우리 영혼이 살아가는 틀이 바뀌는 것이다.
틀을 내용과 혼동하지 말라.
출생에서 죽음에 리르는 인생은
그 다음에 오게 될 더 큰 삶을 모른 채
지금이 전부라고 착각하는 한바탕 꿈에지는 않을까
죽음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다.
어떤 이가 "오래 살고 싶다"는 말을 해도
'잘 죽으면 되지 오래 살 것 뭐 있냐'는 생각이 마음속에 맴돌았었다.
근데 요즘 조금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노년 내내 아파서 병원 다니면서 사는 삶이 아닌 관리를 잘해서 질적으로 풍족한 삶.
매일 하던 일상적인 것들을 죽기 직전까지 놓지 않는 삶.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삶.
그리고 매일 읽고 쓰는 것을 놓지 않는 삶.
끝까지 성장하는 삶을 살고 싶다.
성장하는 듯 안 하는 듯 성장하는 삶.
일상을 사는 것이 그저 사는 삶이 아닌 성장하는 삶.
영혼이 살아가는 틀이 바뀌는 것이라고 내가 지금 영위하는 것이 죽어서도 영위할 수 있는 것?
그렇다면 한낱 부질없는 것은 아니라는 결론이다.
삶을 잘 살아야 죽는 것도 잘 죽을 수 있고
뒤에 무슨 일이 있는지 모르지만 그 또한 잘 지낼 수 있다??
내 삶에 집착하지 않는다 생각했다.
그 생각자체가 나의 오만이었다.
잘 살지 않았기에 욕심이 없는 척했던 것이다.
잘, 오래오래, 이승에서도 잘 지내고,
저승 가서도 잘 지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