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헨리데이빗소로우-
지금 내 콩밭의 콩을 익게 해주는 바로 그 태양이 태양계의 다른 수많은 행성들도 밝혀 준다는 점을 생각해 보라. 이점만 명심했다면 어느 정도 실수는 저지르지 않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 빛은 내가 예전에 콩밭을 맬 때의 그 빛이 아니다. 그런데 별들은 그 얼마나 경이로운 삼각형의 정점인가! 우주의 수많은 별들에 사는 저 멀고 다른 존재들 역시 같은 순간 같은 일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체질이 제각기이듯 자연과 인생 역시 다양하기 그지 없다. 남의 인생이 어떻게 될지 그 누가 알 수 있겠는가? 우리가 잠시 서로의 눈을 들여다보는 것보다 더 기적적인 일이 있을 수 있을까?
내 텃밭의 작물들을 익게 해주고, 나에게 비타민을 합성해 주는 태양이 태양계의 태양이라는 사실.
그 사실을 알고 있지만 머릿속에 저장 장소는 따로따로였다.
'아~!' 하고 무릎을 치며 '그래 그렇지!'라고 말하고 있는 내가 웃겨 피식 웃음이 난다.
'그 태양계의 태양이 나의 태양이었어.'
저 멀리 나랑은 동떨어진 세계의 무엇이 내가 살고 있는 세계로 톡 하고 떨어지는 기분이다.
각자의 인생이 제각기이듯 제각기의 삶을 살면 된다.
하지만 또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
그렇지만 경거망동하지 않고 나의 삶은 나답게 살면 된다는 것.
콩밭의 콩은 콩처럼 태양계의 수많은 행성은 또 행성처럼
각자의 삶을 잘 돌아보며 자신의 색을 찾아 살면 된다.
무엇이든 헛으로 태어나지 않았다.
뭐든 자기 자리가 있고 자신이 충실하게 해야 하는 일들이 있다.
멀리서 찾지 말고 바로 목전에 있는 것들만 소화해도 잘 사는 인생일 듯싶다.
왜 지금 비가 오냐고!
다시 햇빛을 보면서 나에게로 온 태양을 마주하고 싶다.
지식으로만 알고 있던 것들이 현실로 다가와 나에게 말을 걸 때 정말 쾌감이 이루 말할 수 없다.
평소 보던 것들이 새롭게 느껴지게 만드는 것도 '책의 힘'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