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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팥붕어빵

by 지음 Mar 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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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다 가고 있다.

추위를 많이 타는 나는 겨울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아쉬운 딱 한가지~!!  

   

붕.어.빵. 

      

물론 여름에도 붕어빵을 파는 곳을 찾으면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겨울에 붕어빵 트럭에서 갓 나온 붕어빵을 호호 불어가면서 겨울의 찬공기를 들이마시며 같이 먹는 맛은 어디에도 비할 바가 없다.

겉이 바삭바삭하고 앞니로 배어 물었을 때 터지는 잘 익은 속반죽의 촉촉한 맛을, 그후에 오는 달콤한 단팥의 머리 띵함을~     


요즘은 붕어빵의 종류도 너무 많아졌다. 

슈크림, 쵸코, 치즈, 딸기맛...

좋아하는 이유는 다 각자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단연 팥이다. 

너무 했나?

몰라 몰라~ 구식 아줌마라는 소리를 들어도 좋아.  

    

새로 나온 붕어빵이 맛있다며 먹어 보라고 주는 딸내미.

다양한 것이 물론 좋다. 선택지가 많으니까. 새로움도 있고.

다시 손에 들고 있는 것은 짠~!! 팥붕어빵이다. 하하하~!!    

 

붕어빵은 팥붕어빵이 원조~!!     

기본이라서 팥붕어빵을 좋아한다. 


나만 원조를 찾을까? 그럴까? 보통 사람들은 다른 곳에는 없는 뭔가 특별함이 있을 거라는 기대에 어딜 가나 '원조'가 어디냐고 묻고 '원조'를 찾는다. 

기본에 충실해서 별것 없는 듯하지만 한끗차이의 특별한 맛. 

재료 자체의 그 어떤 것도 가미되지 않은 본연의 맛.


그래서 세상에 결코 비할 맛이 없는 원조에게 우리는 '최고'라는 찬사를 보내는 것이 아닐까?


최고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제빵왕 김탁구. 뻔하지만 재미있게 봤다. 드라마의 내용은 제목에 다 드러나 있다. 제빵왕이 되기까지의 기본을 다지는 노력이 엿보이는 드라마이다. 실패와 성공의 연속, 시련이 도사리는 현실에서도 기본을 지켜낸다.  


실패에서 오는 고통은 있지만 그 고통을 한 단계 뛰어넘으면 오는 쾌락이 분명 있다. 그것을 계속 해나가면서 실패와 성공이 쌓이면 또 한 단계 상승.

그렇게 다지고 다져서 ‘원조’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결국 건축에 있어 최초의 척도가 바르지 못하고, 각도가 왜곡되어 수직이 마르지 못하고, 수평이 어느 정도 기울면 건축 전체가 필연적으로 결함을 지니고 경사지며, 불균형이라 앞으로, 뒤로 기울며 건물은 붕괴하고 싶은 듯 군데군데 붕괴하며, 처음에 계산 착오로 전체가 와해된다.(주1)


기본에 충실하는 것은 남의 눈 의식하지 않고, 한우물만 파야하고, 꼼수같은 것은 부릴 수도 없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해 내는 것인데 그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 있을까? 기본이기에 정말 어렵다. 초심을 잃지 않고 해나가는 것을 잘 해나가야 '원조'를 지켜낼수 있다.


기본이라서 쉽다고 얕보고 나중에라도 할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는지 한번 더 생각해 본다.  




주1> 몽테뉴 저, 나는 무엇을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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