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부터 집을 갉아먹는 소리가 들린다. 사각사각, 그러다 또 어느 날 멈춰췄다. 그 이후부터는 집 천장 위를 뭔가가 돌아다니는 소리가 들린다. 후두둑 후두둑, 소리들은 점점 커지더니 집 여기저기에 구멍이 뚫린다. 그리고 살지고 커다란 짐승들이 돌아다닌다. 사람을 공격하는 것은 예삿일이다. 그래서 그 구멍 주위로 먹이들을 갖다 놨더니 조용햐졌다. 더 이상 힘겹게 돌아다니지 않아도 밥을 주는 누군가가 생긴 것을 이것들은 직감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것들이 먹이를 먹지 않기 시작하고는 집에 더 많은 구멍들을 뚫기 시작한다. 사각사각 구멍을 뚫더니 더 많은 개체들이 드나들기 시작했다. 먹이도 어지간한 것은 먹지 않고 생고기나 스팸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들만 먹기 시작한다. 번시글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이젠 이 집의 주인이 나인지 이것들인지 분간도 가지 않는다. 고양이를 한 마리 데려다 놓았다. 아뿔싸, 다음날 고양이는 처참한 시체가 되어 보란 듯이 구멍 앞에 전사되어 있었다. 이젠 더 이상 이것들과의 공생은 불가능해졌다. 약을 놓아도 귀신같이 알아맞히고는 절대로 먹지 않았다. 이제 크기가 고양이만 한 이것들과의 영원한 이별을 할 때가 되었다. 다른 방법은 없었다. 이미 나의 보금자리가 되지못한것을 오래전의 일이다 불을 질렀다. 집안 구석구석에 기름을 뿌리고 불을 놓았다. 코를 찌르는 고기 타는 냄새가 온마을 가득하게 되었다. 결국 나는 내 집을 잃고서야 그것들과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