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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찾는 마음 Jul 06. 2022

잊혀진 자들의 전쟁-10. 격돌 2


나균은 발코니 창밖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아래로 검을 들고뛰어 내렸다. 그리고 자일을 타고 오는 적 한 명의 어깨 위로 뛰어내렸다. 



적은 가지고 있는 검으로 나균을 제지하려 했으나 나균이 검으로 적의 검을 제치고 적의 어깨 위로 뛰어내리자 적은 견디지 못하고 칼을 떨어뜨렸다.




나균은 가지고 있던 검을 적에게 박아 넣었다. 그리고 그 밑에 다른 자일을 타고 올라오는 적에게 다시 몸을 날려 그 적을 검으로 해치웠다. 



이러한 방식으로 자일을 건너뛰어 내려가며 나균은 땅 위에 착지한다. 그리고 영점장에서 검을 하나 더 뽑아 양손에 검을 쥔 채로 지상에서 적들을 향해 돌격하였다.




혜수는 어느새 반투명한 빗자루를 타고 밤하늘을 날아올라 적들을 향해 창을 던지고 있었다. 공중에서 창을 던지고 있는 혜수는 날아오는 수리검을 피하며 창을 던지는 것이 힘겨웠다. 



창을 만들어낼 에너지가 부족해진 혜수는 장검을 뽑아 들고 역시 지상으로 뛰어내려 적에게 돌진했다.



나균은 가까스로 적의 공격을 막아내며 한 명씩 베어내고 있었으나 온몸 군데군데 상처를 입었고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상대하기에 적의 수가 너무 많았다. 



그런데 마치 닌자처럼 온몸을 검 붉은색 옷으로 휘감은 두 명의 적들이 나균 앞에 등장했다. 한 명은 한쪽 끝에 낫, 다른 한쪽 끝에 추가 달린 사슬낫을 돌리고 있었고 또 다른 한 명은 추가 양 끝에 각각 달린 사슬을 돌리고 있었다.



나균이 위기를 느끼고 달아나기 위해 몸을 돌리려는 순간 이미 사슬 끝에 달린 추가 두 개 날아와 나균의 양팔을 각각 휘감아 버렸다. 꼼짝 못 하게 된 나균에게 두 명의 적은 낫과 검을 나균의 심장을 향해 찔러 왔다.



‘이제 끝인 건가.’




나균은 너무 지쳐 있었다. 지쳐 눈을 감았다. 왠지 포기가 되니 잠시 편안함이 몰려왔다.



하지만 내가 이대로 죽으면 혜수는? 그 짧은 찰나 가슴속에서 한 마디가 터져 나왔다.



‘이대로 끝낼 순 없어!’



그 순간 나균의 미간에서 빛이 쏟아져 나오며 암갈색의 거대한 늑대 두 마리가 뛰어나왔다. 황소보다 큰 덩치의 늑대들은 사슬이 달린 무기를 들고 달려들던 두 적의 팔을 각각 물어뜯어버렸다. 



그리고 비명을 지르는 사슬 잡이들의 목덜미를 물고 단숨에 숨을 끊어 놓았다. 뒤이어 거대한 두 늑대는 적들 사이를 뛰어다니며 적들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그리고 갑자기 수십 개의 화살이 공중에서 날아와 적의 몸에 꽂히기 시작했다. 코븐의 아시아 지부의 마녀들이었다. 20여 명의 마녀들은 반투명 빗자루를 타고 공중에서 저마다 화살을 쏘고 있었다.




“늦어서 미안해, 혜수”




그중 리더 격인 마녀 케이트가 외쳤다.



순식간에 지상의 적들이 초토화되기 시작했다. 빈스와 계속하여 호각의 대결을 벌이던 제이슨은 지상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것을 눈치챘다.




"빈스! 승부는 다음으로 미루자."




제이슨은 창밖으로 몸을 던져 지상에 있는 자신의 부하들에게 퇴각을 외쳤다. 그리고 박쥐가 되어 날아가 버렸다. 



지상의 적들도 신속히 어디론가 사라졌다. 마녀들과 나균 일행은 더 이상 적들을 쫓지 않았다. 그리고 대활약을 펼치던 나균의 두 늑대도 홀연히 사라졌다.



붉은 머리의 눈부신 미녀 케이트는 혜수를 끌어안았다.




“무사했구나. 다행이야.”



“안녕하세요. 빈스라고 합니다.”



빈스는 때를 놓치지 않고 케이트에게 인사를 건넨다. 케이트는 우아한 귀부인의 자태를 지닌 지적인 분위기의 매력적인 여자였다. 그리고 한국어도 아주 능통했다.



“안녕하세요. 케이트입니다. 혜수가 신세를 많이 졌네요. 혜수를 구해주셔서 코븐을 대표해 감사합니다. 빈스 씨 얘기는 이미 혜수에게서 듣고 있었어요. 


저희도 저번 혜수가 당한 습격 사건 이후에 유사시를 대비하여 혜수를 도울 수 있도록 태평양 지부 소속 헌터 20명이 잠시 한국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혜수의 연락을 받고 출동했는데 조금 늦었어요.”




혜수가 창밖으로 뛰어들기 직전 케이트에게 휴대폰으로 긴급 메시지를 보냈던 것이다. 급박한 순간에도 침착하게 메시지를 보낸 혜수의 철두철미 함에 나균은 감탄했다.



빈스는 오즈에게 들은 이야기를 케이트에게도 털어놓는다.




이에 케이트도 몇 가지 정보를 전한다.




“저희도 습격 사건 이후로 조사를 진행했는데 단서가 거의 없었습니다. 코븐의 원로들에게 렙타일(도마뱀 인간)들에 대해 여쭈어봤는데 렙타일들은 지하로 숨어들어 그들만의 거대한 지하 왕국을 구축했다는 전설이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들이 왜 이제 와서 굳이 지상의 인간들을 공격하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혜수가 공격을 받긴 했지만 아직 렙타일들이 인간들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한 것은 보고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외계인들의 등장을 전후하여 렙타일들이 혜수를 공격했어요. 렙타일들이 외계인들의 사주를 미리 받았거나 동맹을 맺고 행동을 취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그럴 수도 있겠군요. 그런데 아까 저와 대결했던 적은 제이슨이라는 이름의 뱀파이어였습니다. 그는 대단한 마력을 지녔지만 젊은 시절 아름다운 한 인간 여인과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러나 그 여자는 한 건달에 의해 밤거리에서 무참하게 살해당했어요. 이에 분노한 제이슨이 살인자를 찾아 복수를 하였습니다. 그를 갈기갈기 찢어발겨 버렸지요.


그리고 제이슨은 코븐에 의해 추적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뱀파이어들도 지금은 인간을 살해하는 것을 금기시하고 있습니다. 


살인을 하지 않아도 피를 공급받을 수 있는 시대에 살인은 우리가 살아갈 입지를 좁힐 뿐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제이슨은 도망자가 되어 연락이 끊어졌습니다.


거기에 덧붙여 그는 인간들과 마녀들에 대한 증오가 사무친 듯 보였습니다. 무엇보다도 그가 렙타일들과 손을 잡고 세상을 정복 운운한 것을 보면 적어도 렙타일들이 인류를 공격할 예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라고 빈스는 덧붙였다.




“일단 오즈님의 의견에 따르면 마녀들은 렙타일들의 타깃이 된 것 같으니 더욱 조심해야겠습니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말도 있듯이 우리가 먼저 저들의 속셈을 알아내고 선제공격을 가하는 것이 좋을 듯한데 어디서부터 실마리를 풀어가야 할지 모르겠군요.”



빈스의 말에 나균은 대답한다.



“제가 얼마 전에 S 병원에서 도마뱀 인간을 목격하고 싸운 적이 있습니다. 렙타일이 원장 행세를 하고 있더군요. 제 생각에 그 병원에 원장 이외에 또 다른 렙타일들이 인간 행세를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혜수와 제가 그 병원을 조사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좋아요. 저는 미국 CIA에 잘 아는 요원이 한 명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정보를 가지고 그 요원과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미 정부에서도 외계인이 등장한 이래로 비밀리에 그들에 대한 조사를 계속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케이트가 덧붙인다.



“나도 케이트 씨를 따라 미국에 가서 같이 조사하고 싶습니다.” 빈스는 케이트를 그윽이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나균은 빈스의 꿍꿍이가 짐작이 갔지만 모른 척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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