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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선 Feb 27. 2023

요가 T.T.C 등록

요가지도자과정 등록 시 생각해 볼 점   

그렇게 원장님의 수업을 들은 지 1년쯤 되었을 때, 요가 지도자를 해볼 생각이 없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전 요가원에서도, 필라테스 센터에서도 강사자격증 취득 의향에 대한 질문을 받았었다.

이번에도 역시 '아뇨, 그냥 취미로 하는 거예요~'라고 답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박사 학위 취득을 직전에 앞두고 있었다.

또 다른 것을 '프로페셔널'하게 하기엔 역부족이라고 생각했다.

취미와 프로의 영역은 엄연히 다르다고 생각했다.

자기만족을 느낄 수 있는 영역을 남겨두고 싶었다.

타인에게 평가받고 선택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삶의 영역은 이미 포화상태였다. 


며칠 뒤 요가원에 T.T.C 과정 안내가 붙었다.

일주일에 하루? 

뭐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가 좀 길긴 하지만 하루라면 나쁘지 않네?

교육 기간 동안 수련은 무료라고? 

어차피 등록해야 한다면 이 가격 꽤 합리적인데?

자신의 수련을 좀 더 잘하고 싶은 사람도 대상에 포함된다고? 


어! 그거 난데?!!


"그래. 이거 한다고 꼭 요가 지도자로 일을 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

평소에 궁금했던 것도 물어보고, 요가 철학도 교양으로 배워두면 나쁘지 않지."


그렇게 10주 과정에 등록했다.






이후로 지금까지 지인들에게 자격증 취득에 대한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다.


그때 가장 먼저 물어보는 것은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이유이다

크게 아래 두 가지로 나뉜다.


1. 자기 수련의 질을 높이려고 하는 경우 2. 업(業)으로 삼고자 하는 경우 


시간과 돈을 들이는 이유가 내가 요가를 잘하려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타인에게 잘 안내하기 위한 것인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우선 2의 경우라면 제일 중요한 것은 교육 후 수업 기회를 얼마나 만들 수 있느냐이다.

쉽게 운전면허를 생각하면 된다. 

시험 통과 후 손에 쥐어진 '증'은 '운전을 할 수 있음'을 보장하지 않는다.

그냥 '운전이 뭔지는 안다' 정도이지 않은가?

그 뒤로 눈물을 흘리며 고속도로도 타보고, 일렬주차가 자신이 없어서 쉬운 자리가 날 때까지 기다려도 보고 

이런 실전 경험이 뒤따라 오지 않으면 결국 장롱 면허가 되기 마련이다.


특히 자격증 취득 후반부터 많은 양의 수업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자기만의 스타일을 가지기까지는 밀집된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운전도 집중적으로 숙달하는 기간을 갖지 않고, 어쩌다 가끔씩만 하게 되면 

운전대를 잡을 때마다 늘 어색하고 긴장하게 되는 것과 같다.  

그래서 2의 경우라면 교육받은 곳에서건(이것이 가장 좋다. 이 경우 대부분 교육의 퀄리티도 보장된다.) 

개인적인 방법을 통해서건 수업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 고려해야 하는 건 '잘하는 것'과 '잘 전달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베스트드라이버 = 운전을 잘 가르치는 사람이 아닌 것과 같다.

요가수업은 흔히 과외 등으로 무언가를 가르쳐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조차도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내 앞을 가릴 책상이나 강단도, 떨릴 때 앉을 의자도, 

마주치는 부담스러운 시선을 한 곳으로 모을 교재도 화면도 없는 환경에서 

1대 多로 사람들을 마주하는 건 생각보다 꽤나 긴장된다.


수업 장면에서 안전하고 이상적인 동작을 하면서, 동시에 말로 설명하는 것

단체 수업에서 각기 다른 니즈와 상황을 고려하는 것뿐만 아니라

결국 이 모든 행위가 서비스업의 성격을 지닌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자신의 성향과 적성을 잘 고려해야 한다.


나는 그야말로 1로 시작했지만 2가 된 경우라서, 

아쉬웠던 점도 있고 그래서 더 수월했던 면도 있었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자격증취득에 대해 질문하는 지인들에게 주로 이런 점을

고려해 보면 좋을 거라고 이야기해 줬다. 


1의 경우라면 T.T.C 보다는 워크숍을 추천한다.

요즘엔 명상, 아로마, 싱잉볼 등 다양한 주제의 워크숍이 꽤 수준 높게 진행되니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깊게 경험하기에 좋다고 생각한다.   


민간자격증이고, 

교육의 범위와 수준이 매우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업으로 삼고자 하는 경우라면

수업 기회를 어느정도 보장해줄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교육기관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이제 웬만한 검색으로 다 알 수 있는 것들이고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찾고, 해보고, 실제 피드백을 받아서 다시 수정하는 과정을 

많이 겪는 것이 그야말로 실력과 노하우를 기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본인의 기관에서 수업을 해야 하는 강사 육성의 마음가짐이 아니라

'증' 발급으로 끝내려고 하는 곳이라면 

1번의 경우든, 2번의 경우든 크게 기대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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