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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Apr 17. 2024

통일한국의 지정학(2) : 한국어 지역의 통합

한풀이 13 (역·지 7)

1. 들어가는 글     


지난번에 쓴 〈통일한국의 지정학: 2+4=1〉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우리는 왜 독일처럼 하지 않나? 하지 못하나?

지금 우리나라에서 북한에 대한 유화적 태도는 용공분자, 종북주의자로 몰리는데---     

도대체 우리 주변국들 미국, 중국, 일본과 러시아의 입장이 무얼까? 등이다.     


여기에서 나는 ‘우리 고유의 지정학’이 필요하다고 말하려 한다. 지금껏 지정학에 대한 책은 주로 외국의 것이고, 대개 자국의 지정학을 기술한 것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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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주요 외국의 지정학     


내가 알고 있는, 많이 알려진 지정학의 키워드만 써 본다(나라, 저자, 주요 용어 순).     


미국, 머한(Alfred Mahan), 해양세력(sea power)      


영국, 매킨더(Halford John Mackinder), 육지세력(land power)     


독일, 하우스호퍼(Karl Haushofer), 레벤스라움(Lebensraum, 생활영역), 독일어를 사용하는 모든 지역 통합     


미국(네덜란드), 스파이크맨(Nicholas Spykman), 강대국지정학, 림랜드(rimland)     


러시아: 러시아 제국 부활, 두긴(Alexandr Dugin), 푸틴의 책사, 신(新) 로마 소련과 신(新) 카르타고 미국의 대결     


일본: 동아신질서, 대동아공영권(大東亞共榮圈), 독일의 레벤스라움과 유사     


중국: 중국몽(中國夢), 일대일로(一帶一路)       


한국: 한반도(韓半島)라며 스스로 역사지리를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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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고려와 조선의 역사·지리학     


언론 보도에 의하면, 일본은 최근 외교청서에서 다시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말도 되지 않는 주장을 그들은 왜 계속할까? 여기에 대해 필자가 최근(20240220) 써둔 브런치 글부터 소개한다.     


건국전쟁과 단기(檀紀), 대마도와 독도 (brunch.co.kr)     


맑은 날 울릉도 중턱에 오르면 독도가 바라보인다. 그런데 가장 가까운 일본의 오키섬(시마네현)에서는 독도가 보이지 않는다.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1948년 정부수립 직후부터 여러 차례 대마도 반환을 일본에 요구하였다. 지금도 우리는 일본에 대마도 반환을 요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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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껏 우리가 배운 역사가 모두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우리 역사에서 고려, 조선의 국경사에는 문제가 크다.     


『고려 국경에서 평화시대를 묻는다』는 책이 있다. 윤한택이 짓고 ThePlan에서 펴냈다(2018년). 이 책은 고려의 국경이 한반도 내부가 아니라 요녕성에까지 미쳤으며, 국경의 역할을 하던 압록강(鴨淥江)이 우리가 아는 압록강(鴨綠江)이 아니라 요하(遼河)라고 한다. 지금껏 역사·지리에 대한 검토 없이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일제의 ‘반도사관’을 질타하고 있다.     


‘분단의 역사학’이 아니라 ‘평화의 역사학’과 ‘통일의 역사학’으로 가려면 과거 역사와 강역(생활영토 및 경계)에 대해 제대로 된 지식이 선결되어야 한다.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은 명나라의 철령위 문제 때문에 시작되었는데, 여기의 ‘철령(鐵嶺)’이 지금도 대륙에 남아 있는 철령이 아니라 강원도 언저리에 있다고 주장하는 역사서가 큰일이다. 거기에 있다면 왜 요동(遼東)으로 이성계 등이 출병하느냐는 이야기다. 이상하지 않은가? 모두 엉터리가 분명하다.      


조선은 이성계의 쿠데타로 고려 영토를 줄였고, 세조, 성종 때에는 예전 역사서를 모두 없애는 분서갱유(焚書坑儒)를 한다. 이렇게 조작된 역사와 영토에 기반한 지식은 모두 가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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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한국에 지정학이 있나?     


국내에 지리학·역사학 전공자가 있겠지만, 아직도 우리 고유의 지정학을 말하는 학자는 찾지 못했다.     

국내에서 나온 책 중에 김동기의 『지정학의 힘』이 있다. 부제는 「시파워와 랜드파워의 세계사」이다. 이 책은 주요 외국의 지정학을 소개한 훌륭한 책이다. 이 책의 앞면 표지글이다.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한 것은 이념보다는 지정학이었다. 지리는 쉽게 변하지 않는다. 강대국들의 욕망 또한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한반도가 지정학적 올가미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정학적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지정학적 상상력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나라에 한반도(韓半島)라는 접두어를 붙인 많은 단체, 연구기관이 있다고 한다. 나는 그들은 우리의 과거에 대한 올바른 지식이 부족한 탓에, 일제가 정한론(征韓論)으로 기획한 조선과 만주의 분리라는 이른바 만선사관(滿鮮史觀)조차 극복하지 못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     


1909년 일제와 청(淸)이 우리 모르게 체결한 ‘엉터리 협약’에 따라 불과 100년 전에 사라진 대륙의 우리 땅조차 회복하지 못한 것이 바로 ‘한반도’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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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한국어 지역의 통합     


언어와 역사, 문화는 공동의 응집력을 갖는다. 늘 분단되어 살아가던 독일이 1871년에 비스마르크에 의해 처음 통일 후 1945년에 분단(최초는 4분이다가 미영불지역은 1차 통합 후 동서독으로 양분)되었다가 45년만인 1990년 재통일(Wiedervereinigung)되었다.


그런데 독일·오스트리아의 분단은 그들이 전범(戰犯)이었기 때문이다. 그때 분단된 우리는 전범(戰犯)인 일본 대신 분단된 슬픈 나라다. 그후 세계적 냉전의 와중에서 남한과 북한이 1950년부터 1953년까지 싸우고 현재까지 종전도 하지 않았으니 이 어찌 통한의 역사 아닌가.      


언어와 역사, 문화적으로 남한· 북한과 만주(간도)라는 한국어(한글) 사용지역이 있다. 독일의 지정학이 독일어 사용지역, 즉 레벤스라움(Lebensraum, 생활영역)이듯이 우리의 지정학도 언어, 역사와 문화의 지정학이 되면 좋겠다.      


일단 남북한이 통일되고 다음에 간도가 우리 쪽에 합세하면, 중국의 동북3성과 몽골이 우리의 영향권에 들어 올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예전에 이루었던 옛조선, 고구려, 발해 등의 영역과 겹친다. 한편 우리의 과거사인 환단고기(桓檀古記)의 영역이 돌아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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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헌법에 언어조항 신설과 영토조항 개정     


우리 헌법에 언어조항(한국어와 한글)을 신설하고, 간도 등을 포섭할 수 있도록 영토조항도 고치자.      


한글의 우수성 홍보와 K-한류의 확장, 남북한·간도 등 한국어 사용지역의 일체성을  높이기 위하여 프랑스(1992년 헌법 제2조에 프랑스어 조항 신설)처럼 한글을 헌법에 담자.     


우리 영토는 1909년 간도밀약〔일본과 청(淸) 간의 비밀협약〕 이전까지 압록강·두만강을 넘어 만주지역에도 있었다. 현재 영토조항인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는 이곳에 대한 영토 주장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개정 헌법


3대한민국의 언어(말과 글)는 한국어와 한글이다.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 및 부속도서와 역사적으로 인정된 판도로 한다.     


우리 헌법을 고쳐 언어와 영토를 명확히 하는 것은 세계평화로 가는 길이다. 지금 북한에 대해 여러 가지 말이 있다.     


작년에 나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북한이 온다』라는 책은, 부제가 「미국에 미련을 버린 북한과 공포의 균형에 대하여」였다 (정욱식, 서해문집, 2023.7.).     


우리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책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가 먼저 북한을 주적이라고 선언한 게 아닐까? (민족이 아니라?) 적으로 선언해 놓고, 우리 2% 정도의 국력인데 너무 몰아대는 게 아닐까?     


그들이 현실적으로 핵무장 국가가 되었는데 그걸 당장 버리라고 주장하는 것도 논리적 타당성이 없어 보인다. 절대반지로서 빈자(貧者)의 무기인 핵무기를 가진 집단에게 그걸 버려라 하면 버릴까?


너희가 버리지 않으면 ‘우리도 핵무장을 하겠다’고 하는 게 해결책이 아닐까? 국제사회에는 우리가 당면한 위기 때문에 핵무장을 하지만(아니면 일본처럼 핵무장 직전 상태로 가지만), 위기 종료 시 바로 폐기하겠다고 설득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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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남북통일과 세계평화     


나는 한국어 사용지역의 통일, 이에 앞서 남북통일은 전 인류, 세계 평화를 위한 길이라고 확신한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의 ‘한반도發 평화학’을 지지한다.     


아래는 이 연구원이 2007년부터 매년 수행하는 『2023 통일의식조사』의  마무리글의 일부다.      


‘2023년 한국인의 통일의식은 국제적 신냉전 대립 속에 주변 정세의 불안이 지속됨에 따라 중국 및 북한 위협인식이 상승하고 자체 핵무장에 대한 국민 여론이 비등해졌으며, 그 결과 통일에 대한 공감대는 2007년 조사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하였다.


‘통일이 매우 필요하다’ 혹은 ‘약간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중은 43.8%로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반면, ‘통일이 전혀 필요하지 않다’ 혹은 ‘별로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분리주의 여론이 29.8%로 2007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하였다. 통일보다는 ‘현재대로가 좋다’는 응답이 역대 최고치로 상승하였으며 통일이 ‘불가능하다’는 응답 역시 역대 최고치로 상승했다.     


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성이 60.9%→64.8%으로 상승한 가운데, 북한에 대한 적대·경계 의식이 42.6%로 조사 이래 최고치로 높아졌으며, 협력의식은 47.9%→37.7%로 약화되었다.      


현 정부 대북정책에 대한 만족도는 54.3%로 지난해 45.5% 대비 8.8%p 상승하였다. 이는 북한에 대한 적/경계의식이 최고로 높아진 상황에서 대북 강경정책을 펴고 있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한국의 핵무기 보유에 대해서는 52.3%가 찬성하여 작년 대비 3.7% 하락했으나 역대 최고치(56.0%)였던 작년에 이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핵무장 방식으로는 ‘자체 핵무기 개발’(49.3%)을 가장 선호하였으며, ‘미국 전술핵무기 배치’(23.6%)가 그 뒤를 이었다.’     


다음에는 이 보고서와 이 연구원의 평화학총서 『한반도 평화학』, 『평화학이란 무엇인가』을 기초로 통일한국의 지정학 제3부를 써 보려 한다. 우리도 독일방식(2+4=1)으로 통일하겠다는 이야기다.      


최근에 『새우에서 고래로』라는 책이 나왔다(라몬 파체코 파르도, 열린책들, 2024.3). 지금까지 우리가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였다면, 당장 ‘고래’로 생각을 바꾸라고 한다. 「세계의 눈으로 본 한국의 어제와 오늘」에 생각할 거리가 있었다.      


* 다음 글 ‘통일한국의 지정학(3) : 독일처럼 통일하자’는 2024년 5월 1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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