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기다림의 시간•2

인공수정 시작

by 한승채

내가 다녔던 병원은 신설동 마리아병원_


들어가면 느껴지는 무거운 분위기.


첫 방문까지 조금 어려웠지만


부딪히지 않으면 돌아설 곳이 없었기에


부딪혀보기로 했다.



처음에 가면 기본적인 상담과 더불어


1차로 남편과 나 둘 다 피검사를 진행하고


남편은 정액검사, 나는 질초음파를 해서


배란이 잘되는지 검사를 한다.


나팔관이 막혔는지 확인하는


나팔관조영술까지가 제일 처음에 진행했던


검사였다.





여러 가지 검사결과를 가지고


의사와 면담을 진행하는데


나의 몸상태는 과연 어땠을까?



나는 난소기능저하도 아닌 다낭성도 아닌


원인불명의 난임이란다.


나팔관도 문제없었고 배란도 이상 없는..



"선생님 저는 유산한 적도 있고


두줄을 확인했는데


아기집이 안 생겼던 적도,


피처럼 흐른 경우도 있어요_


저는 착상이 잘 안 되고 있는 느낌이 들어요_


근데 원인불명이라고요???"





뭔가 답을 찾고 싶어 난임병원까지 찾았는데


자연 임신 하기에는 문제없다는 이야기가


안심이 되기도 했고


오히려 답답함이 가중되기도 했다.




의사왈,


굳이 기준치를 벗어나는 수치가 있다면


nk cell 수치(자연살해세포, 태아살해세포)가


12까지가 적정범위인데


난 그 두 배정도 수치인 24_





nk cell수치가 높다는 것은 쉽게 말해


면역력이 높다는 뜻이고,


일반 암환자들은 암세포를 죽여야 하므로


기본적으로 nk cell수치가 높다고 한다.


임신과 관련해서는 수정된 세포를


적으로 인식해 공격할 수도 있다는 뜻인데


nk cell이 과연 임신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의사마다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고 한다.


내 담당의도 크게 개의치 않아도 된다고


암은 쉽게 안 걸릴 거라며 웃으며 말했다.





여러 가지 결과상으로 남편이나 나나


정상적인 자연임신이 가능하다고 판명이 됐으나


검사 결과만 확인하고 끝낼 수는 없었다.


유산 후 그동안의 진행상태를 보아온 나로서는


내 몸상태를 100% 신뢰할 수 없었다.



의사는 나에게 "인공수정"을 권했다.


자연임신으로 유산이 되었었고


착상이 잘 안 되는 여러 징후들이 있었기에


남편과 나는 "인공수정"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나는 총 3번의 인공수정을 진행했고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시간은 시간대로 1년이 훅 지나가버렸다.



3번 중 1번은 임신반응이 나왔으나 역시


착상이 되지 못했다.


인공수정으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거라


예상했던 의사는 실패를 하자


반복착상실패검사를 진행했다.


피검사로 진행되고 이 검사에는


부부염색체검사도 포함되어 있었다.





역시나 부부염색체 검사 모두 정상_



다만 내가 엽산대사이상 ct형이라


엽산을 50~70%밖에 흡수를 못한단다.


유산경력까지 있어 이때부터 고용량엽산


5000을 먹기 시작했다.



인공수정 3번까지의 진행상황과 검사에서


발견된 점은


nk cell 수치가 높다는 것과


고용량엽산을 복용해야 한다는 것_



모두 의사가 크게 개의치 않았던


소소한 문제점들이었다_





인공수정은 시술이 끝날 때마다


2~3개월 정도 쉬어야 된다.


물론 시험관도 마찬가지_



본격적인 시술이 시작되었으니


금방 임신이 될 거 같았지만


나에게 그런 "로또" 같은 상황은 오지 않았다.



그렇게


속절없이 1년이 지나갔다.






1522137407956.jpg 그 당시 힘들었을 땨 썼던 메모






점점 혼자가 되어갔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들은 묵묵히 나의 그러한 노력들을


지켜봐 주었다.



그냥


내가 나를 사방이 막힌 상자 안에 가둬두었다.


늘 그렇듯 혼자 감내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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