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 바닥에 애인은 없었다

기초반 수영강급 제10일 차 수영 일기

by 이순일

푹신푹신한 침대에 누워있는

그녀를 향해 포근히 안기듯이 물 위를 덮쳤(?) 건만....

애인은 온데간데없고...

그동안 호시탐탐 노렸던 수영장의 락스 향 풍기는

스포츠음료가 내입으로 왈칵왈칵 들어왔다...

뱉어내야지 하는 순간

이미 목구멍을 넘어가 버렸다...

허무와 허탈의 차이는 뭐지? 하고

고민을 할 필요도 없던 순간이었다...


그렇게 보내버린 10일 차 강습...

그동안 킥판 없이 연습할 때는

물을 한 번도 안 먹었는데...

웬일로 오늘

강사가 킥판을 잡으라더니...

킥판에 익숙지 못했던 내가

오늘 제대로 물을 먹은 하루가 되어버렸다..

발차기의 숙달과 팔 돌리기의 완성을 위해서 잡은 킥판은

첫날부터 날 골탕 먹이고 계속 낄낄대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어색했던 킥판은

연습이 끝나갈 무렵부터 몸에 자연스레 베이는 것 같다...

아마도 당분간 이 킥판을 사용해서 숙달한다면

진도가 한 단계 더 올라갈 것 같은 느낌이 온다..

킥판.PNG

강사가 티칭 포인트로 제일 강조했던 사항은...

킥판에 올려놓은 한 손을 기준으로 팔 돌리기를 실시하고..

180도 정도의 각이 나올 때까지 팔 돌리기를 실시하고..

제대로 된 롤링이 이뤄지면서 고개를 올리지 말고

옆으로 돌려서 호흡을 실시하는 거였다..

나름 열심히 하였지만

강사는 나를 보고

힘 있고 몸 좋은 사람들이

수영에서는 힘이 제일 늦게 빠진다며 웃는다...

천천히 하라는 뜻이다...


사실 난 테니스와 스키 경력이 30여 년 가까이 된다...

그리고 헬스를 1년 이상 꾸준히 해오고 있고

지금도 수영장 가기 전 1시간여 동안 헬스를 하고 간다..

코치가 첫날부터 다리 근육이 좋다고 칭찬하여 내심 기분이 좋았는데..

이게 수영 배우고 진도가 나가는 데는 큰 도움이 안 되는 거 같다...ㅠㅠ


암튼....

내일이 자유수영이니

맘먹고 킥판 띄워놓고 미친 듯이 뺑뺑이 돌아봐야겠다...

내 연습량만큼은 강사도 인정하니 좋은 결과가 오지 않을까?...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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