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가 쓰는 장모의 치매 일기
중증 치매에 걸린 장모님과 함께 산지
6년 하고도 5개월을 넘기고 있다.
어르신을 모시면서 함께 사는 동안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면
과연 적절한 표현이 될까?
사실 내가 지금 겪고 있는 일이지만
정상적인 사람이
참고 버티면서
치매 어르신과 같은 공간에서
함께 생활을 한다는 것은
절대로 가능한 일은 아닌 것 같다.
하루에도 여러 번
인내력의 한계를 경험하고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르는
극한적인 상황을 경험하고 나면
그래!
내일은 당장 요양원에 보내드리자!! 하면서
굳게 다짐을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사회적인 분위기도 그렇다.
담당 신경과 의사분도 항상 하는 말이
"아직도 안 보내셨어요?"
하면서
의아해한다.
그럴 때마다
사위인 나는
내가 이상한 거지? 하면서
괜히 쑥스러워진다.
이건 뭐 효자의 개념도 아니다
그냥 묘한 상황이다.
집에서 모시고 있다는 사실이
뭔가 이상한 거 아냐?
이 집 혹시
보내지 못하는 무슨 문제가 있는 건가? 하는
의문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는 사실.
씁쓸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론 수긍도 간다.
그만큼
치매환자와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이들이
한 공간에서 생활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잘 설명해 주는 둣 한데...
가끔 궁금증이 드는 것은
그렇다면
요양원이나 요양병원 같은 곳에서 근무하는
전문 인력인 분들은
정말 치매 걸린 어르신 들을
잘 이해하고
배려하며
공감을 하면서
그들의 아픔을 감당을 할 수가 있는 것일까?
그럴 수 있을 만큼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을
받았다고 볼 수 있을까?
이 글은 절대로
그분들을 무시해서 하는 말이 아니니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하지만
냉철히 현실을 놓고 볼 때
이 사회에서는
아직도 그분들에 대한 대우가 열악한 것을 놓고 보면
뭐... (독자의 상상에 맡긴다)
가족의 입장에서 보면
말이 좋아 전문기관에 맡겨
어르신을 편안하게 모신다는 거지
결국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어르신을 방치하는 거 아닌가
한걸음 더 나아가
가족이란 공동체에서
돌아가심으로 인해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계실 때
일찌감치 분리하여
돌아가실 때까지 잠시 머무는 곳..
뭐 솔직히 말하면
그렇다..
잘잘못의 논쟁이 아니라
냉철히 현실적으로 서술하는 것이니
치매에 걸린다는 것이
얼마나 비극적인 일인가 하는 것을
다시금 곱씹어 보게 된다.
그러니...
열 번이고 백 번이고
장모님을 보내드리는 문제를 놓고
결단을 내리질 못하는 이유가 여기 있는 것이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게 된다.
오늘도
변이 막혀 내려가지 않는다고
손으로 휘적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집에 가고 싶은데
보내주지 않는다고 계속해서
문을 열어달라고 떼를 쓰는
장모님을 바라보면서
맞지도 않는
아이들 옷을 억지로 껴입고
거울을 보며 빗질을 하고 있는
낯설지 않은
그럭저럭 익숙한 장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또다시
고민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아무리 봐도 장모님은
지금의 우리 생활과는 거리가 멀다.
본인은 옳다고 하는 모든 행동들이
사사건건 다 부딪히고 퍼즐처럼 들어맞지를 않는다.
움직이기는 하는데
아무것도 할 수가 없고
교육이 되지를 않으며
기억을 하지 못한다.
어쩌면
움직이기는 하지만
결국 식물인간과 무슨 차이가 있단 말인가!
한 가지 위안이라면
지금 앞에서 움직이는 모습을 보는 일인데
그 한 가지를 위해
너무나도 많은 것을
희생해야 한다는 것.
장모님은 장모님 나름대로
하지 말라는 게 너무 많으니
못하게 하는 게 너무 많으니
괴로워한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게 힘이 든다.
가끔
그런 장모님을 우두커니 바라보며
"이제 그만 갈래?"
하고
독백 아닌 독백을 하면
그 와중에도 눈치를 챘는지
"내가 왜 가!"
하고
화를 낸다.
그렇게
오늘의 하루도 저물어 간다.
오늘도 결국 결정을 하지 못했다.
90%는 마음의 결정을 했는데
"가면 끝인데"
하는
10%의 남은 생각이
나의 발목을 붙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