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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승복 Jul 10. 2023

[황당 5] 공이 새에 맞고 물에 빠져 컷 탈락하다니

PGA 대회에서 티샷 공이 새에 맞고 연못에 빠져 컷 탈락하다

RBC헤리티지 대회에서 티샷 공이 날아가는 새에 맞고 연못에 빠져 컷 탈락한 황당 사고가 있었다.


티샷 공이 나는 새에 맞지 않았더라면 그린에 올라갔거나 그린 부근에 떨어질 수 있었는데, 새에 맞아 연못에 빠지는 바람에 중대한 대가를 치르다니 불운 외의 다른 말로 설명하기 어려우리라.


에 대하여 관련 기사(정대균, https://www.fnnews.com/news/201804151939442280, 2018.4.15, 파이낸셜뉴스)를 바탕으로 그 상황을 살펴본다.




캘리 크래프트(미국)는 2018년 4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하버타운 골프링크스에서 열린 PGA투어 RBC헤리티지 2라운드에서 티샷을 위해 14번홀(파3, 192야드)에 들어섰다.


그린 앞쪽 20미터 지점에 워터 해저드가 있었는데, 파를 한다면 컷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에 여기에서 타수가 늘어난다면 컷 탈락의 위험이 있었다.


이처럼 중요하고도 긴박한 상황에서, 크래프트가 친 공은 티를 출발하여 순조롭게 그린을 향하여 날아가고 있었다. 고도로 집중하여서인지 티샷한 느낌도 매우 좋았다.   


그런데 맑은 대낮에 웬 날벼락인가!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그의 티샷 공이 날아가는 새에 맞더니 그만 그린 앞 연못에 빠진 것이다.


[2018. 10. 필자 촬영]


크래프트는 이 홀에서 더블보기를 하는 바람에 1,2라운드 합계 1오버파를 쳐서 1타 차로 컷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그 홀에서 파나 보기만 하였더라도 컷을 통과할 수 있어서 이러한 돌발상황이 가져온 불운은 크래프트에게 너무 크게 다가왔다.


크래프트는 경기위원에게 공이 전선에 맞거나 새가 공을 물고 가면 벌타를 받지 않는데 이 경우는 억울하다는 취지로 하며 패널티에 대한 면제를 타진했다.


경기위원은 전선은 사람이 만든 것이나 새는 신이 만든 것의 차이며 그날은 13일의 금요일로 생각하라는 취지로 그를 위로했다.


그 새는 티샷 공에 맞고도 크래프트의 마음에 큰 상처를 남긴 채 다시 날아서 멀리 사라졌다.




크래프트가 티샷한 공이 새에 맞아 연못에 빠지는 바람에 더블보기를 하게 되었고, 그후 남은 4개 홀을 도는 동안 강하게 짓누르는 긴장과 압박으로 인하여 정상적인 경기를 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투어프로가 명예와 보상이 주어지는 큰 대회 중 컷 탈락의 경계에서 자신에게 돌리기 어려운 돌발 상황으로 인하여 중도에 탈락되는 경우 그 통한의 아쉬움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중국 동한의 역사책인 동관한기(東觀漢記)에 “거센 바람을 견뎌내야 강인한 풀임을 알 수 있다(疾風勁草 / 질풍경초).”라는 구절이 있다. 이 구절의 ‘거센 바람’에는 갑자기 날아든 새를 비롯하여 뜻밖의 불운이나 불행을 포함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골퍼가 질풍이나 돌발 상황을 지혜롭게 극복한 후에야 비로소 한 단계 높은 반열에 올라설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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