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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화_중증불안 펏 탈출의 몸부림과 끈질긴 수난

중증불안 펏 탈출을 위한 몸부림과 끈질긴 수난사

by 나승복

여기 백만장자가 누워있다. 내리막 펏이 그를 데려갔다.
죽음은 두려워하지 않지만, 3피트 파펏은 좋아하지 않는다.


첫번째는 최초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진 사라센(미국)이 골퍼들의 비석에 쓰일 수 있는 문장이라고 강조하여 유명해진 말이다.


두번째는 ‘필드의 쇼맨’으로 알려진 치치 로드리게스(푸에르토리코)가 숏 펏의 중압감을 표현한 소회이다.


펏에 대한 속담이나 명언이 많은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프로골퍼든, 주말골퍼든 펏으로 그만큼 많은 시련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도 20여 년 라운드를 해오면서 펏 때문에 시련과 고통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어쩌면 아직도 진행형이다.


펏을 할 때 공이 정타에 맞지 않네요. 빗맞는 것 같아요.

여러 동반자들이 라운드 후 필자의 펏에 대해 건넨 공통된 지적이었다.


그렇다. 정타(正打)에 맞지 않으니 거리감과 정확도가 모두 미흡했다.

쓰리펏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였으며, 심지어는 포펏으로 멘붕에 이른 경우도 적지 않았다.


라운드 직전에 연습장에서 펏을 할 때에는 거리감이나 정확도가 그런대로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실제 라운드에서는 판이하게 다른 결과에 한숨을 연발하며 망연히 먼 하늘을 쳐다보았다.


근거리 펏도 별반 차이가 없었다.

로드리게스의 말처럼 필자도 컨시드를 조금 벗어난 펏을 할 때 불안감과 중압감으로 놓치기 일쑤였다.


아이언 샷이 나아짐에 따라 5~10m 거리의 펏을 두는 경우가 늘었다.
하지만, 펏 난조로 투펏에 실패하여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이 연속되었다.


[2016. 2. 필자 촬영]


특히, 초반의 펏 난조는 관성의 법칙이 적용되는 듯 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끈질기게 쫓아다녔다.

이러한 관성을 생각하면 지옥의 그림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필자는 펏 난조를 개선하기 위하여 지인들이 좋다는 비방은 죄다 동원했다.

골프TV나 골프저널에 나오는 여러 요령도 살펴보았다.


동전을 두 개 쌓은 뒤 퍼터로 윗쪽 동전만 치기, 퍼터를 잡지 않고 이미지 펏을 연습하기, 펏을 할 때 겨드랑이를 붙이기, 백스윙 크기로 1-2-3 펏하기(3m까진 10cm, 6m까진 20cm, 6m 이상은 30cm+힘 조절)...


중증불안 펏의 원인은 멀리 있지 않았다. 자기펏 부재와 연습 부족이었다.

그러다 보니, 펏 난조로 얼룩진 라운드가 반복되는 것을 피하기 어려웠다.


“오늘 라운드에서 펏만 받쳐주었더라도 서너 타는 줄였을 텐데…”
70대 스코어를 낼 수 있었는데…


이러한 자책성 라운드 후기는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주된 화제로 자리 잡았다.

펏의 고행, 특히 숏 펏의 수난사는 참 끈질기고도 가혹했다.


숏 펏의 수난은 어떻게 펼쳐졌을까?


(차회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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