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 시대의 생활 모습

역사포기자를 위한 다시 시작하는 한국사

by 부마니

1. 다시 잡는 선사 시대의 개념


기록 이전의 시대

선사시대라고 하면 석기시대를 떠올리며 석기시대=석기시대로 생각합니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조금 더 정확하게 개념을 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선사라는 한자어인데, 이 말을 풀어보면 先(먼저 선), 史(역사 사)가 됩니다. 즉, '역사보다 먼저'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죠. 자연스럽게 그럼 역사를 배우고 있는데, 역사보다 먼저라는 게 도대체 무엇이냐는 질문이 떠오릅니다. 여기서 이 史라는 글자를 이해한다면 선사시대의 개념을 아주 쉽게 잡힐 것입니다. 史는 붓을 손으로 들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글자입니다. 붓은 글자를 쓸 때 사용하는 도구입니다. 따라서 '기록'을 뜻하죠. 이것이 조금 확장되면 '기록하는 사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선사라는 말을 다시금 풀어보면 '기록보다 먼저'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고, 선사시대라 함은 문자로 기록된 시기 이전의 시대라는 의미가 됩니다. 반대로 기록한 이후의 시대를 무엇이라 할까요? 바로 역사시대라고 합니다. 기록하고 있는 시대라는 의미죠. 문자가 발명되어 기록된 이래로 지금까지 모두 역사시대입니다.


선사시대를 이해하는 기준, 도구

문자로 기록되기 전, 즉 문자가 발명되기 전에도 인간(사람)은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도 당시의 환경 속에서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을 가지고 있었죠. 다만 문자가 없다 보니 기록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그럼에도 다양한 방법을 자신들의 생활 모습을 남겼습니다. 의도적이든 아니든 말입니다. 후대 역사학자와 고고학자들은 이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흔적을 그들이 사용한 도구를 기준으로 구분하였습니다. 여러 가지 기준이 있었을 테지만 가장 두드러진 차이였고 많은 학자들이 공감을 얻었기 때문에 도구를 기준으로 사용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돌을 사용했는지, 금속을 사용했는지로 구분하고, 다시 상세하게 있는 그대로의 돌을 사용했는지, 아니면 가공할 수 있었는지, 금속의 원료로 무엇을 사용했지 등을 기준으로 당시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이해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특정 도구가 사용된 일정한 시기를 묶어 이런 시대, 저런 시대로 다시 상세하게 나눕니다.




2. 돌의 시대


있는 그대로의 돌을 사용하다

인류가 세상에 등장한 이후부터 약 1만 년 전까지를 구석기시대라고 합니다. 우리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빙하기가 이 구석기시대에 속하죠. 이 시대의 사람들은 빙하기와 간빙기(빙하기와 또 다른 빙하기의 사이 시기, 즉 기후가 따뜻해져 잠시 빙하가 녹은 시기)의 혹독한 환경 속에서 살아갑니다. 사냥과 채집을 통해 식량을 마련하고, 동굴이나 아무렇게나 지은 집, 즉 막집에서 살았죠. 처음에는 자연에서 있는 그대로의 돌을 사용하다가 점차 직접 돌을 깨뜨리거나 떼어내서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였습니다. 이를 뗀석기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뗀석기로 주먹도끼가 있습니다. 또 슴베찌르개를 만들어 나무에 꽂아 사용하였습니다. 구석기시대 사람들은 사냥감과 열매가 있는 곳으로 계속해서 이동하며 생활하였습니다.



사용하던 돌을 가공하다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면서 기후와 지형이 변화하였습니다. 환경 변화에 적응한 날쌘 짐승들이 등장하였습니다. 사냥감의 변화는 인간의 도구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이전 시기보다 조금 더 정교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인간은 돌을 갈아서 원하는 모양으로 제작하는 기술을 터득하였습니다. 돌을 갈아서 돌창, 돌보습, 돌낫 등을 만들어 사용하였습니다. 이를 간석기라고 합니다. 한편 의복 제작 기술도 터득하면서 가락바퀴와 벼바늘을 이용해 옷을 만들어 입거나 그물을 제작하였습니다. 이 시대 사람들은 어느 순간 자기들이 먹고 버린 씨앗들이 나무로 자라 있음을 깨닫고 몇 번의 테스트 끝에 농사를 짓기 시작하고 인간과 잘 맞는 동물을 기르기 시작하였죠. 신석기 혁명이라고도 불리는 농업과 목축이 시작된 것입니다. 농사를 통해 얻은 식량은 토기를 만들어 저장하였는데, 이 시기에 주로 밑부분이 뾰족한 빗살무늬 토기를 만들어 사용하였습니다. 농사를 짓기 위해 물과 농토가 필요했으므로 주로 강가에 터를 잡았고, 사냥을 한 후에는 이동하지 않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렇게 신석기인들은 한 곳에 정착하여 살기 시작하였습니다. 집도 막 짓지 않고 일정한 형태의 움집을 지어 살았습니다. 자연스럽게 농토 주변에 같은 가족의 사람들이 살게 되었고, 인구가 늘어면서 보다 큰 단위의 가족인 씨족을 이루었습니다. 생활영역이 조금이 확장되면서 다른 씨족과 결합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하나의 부족이 형성되었습니다.




3. 금속의 시대


새로운 광물을 발견하고 가공하다

청동의 사용: 돌을 사용하던 신석기시대 사람들은 자연에서 새로운 물질, 즉 구리와 주석 등의 광물을 발견하였습니다. 이미 돌을 다듬어(갈아) 필요한 용도에 맞춰 제작해 본 경험이 있던 당시 사람들은 이 새로운 물질들을 이리저리 가공해 보았습니다. 그러던 중 청동이라는 새로운 합금을 발견(발명) 한 것이죠. 청동은 구리와 주석의 합금입니다. 멋있기도 하고 돌보다 더 날카로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당시로서는 최첨단 기술이었죠. 그렇다 보니 이 기술을 가진 집단이 돌만 사용하는 집단보다 군사적으로 우위에 설 수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무기가 바로 청동검이죠. 우리나라에서는 이 검의 모양이 비파형처럼 생겼다 하여 비파형 동검이라 부릅니다. 청동으로 무기와 장신구 등을 만들어 사용한 시기를 청동기라고 합니다. 청동기를 제작할 때는 거푸집이라는 틀을 이용해 필요한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한편, 여전히 농사는 돌을 이용하였습니다. 청동이 날카롭게 만들어지는데 좋았을지라도 단단함에서는 돌을 이길 수 없었기 때문이었죠. 땅속에 박힌 돌덩이와 부딪히면 청동이 꼬구라졌습니다. 그래서 여전히 농사를 지을 때는 돌과 나무를 이용했습니다. 청동기 시대에 사용된 대표적인 돌 농기구가 바로 반달돌칼입니다. 사회변화: 신석기시대에서 시작된 농업이 시간이 지나면서 한층 더 규모가 커지고 기술적으로도 발전하였습니다. 바로 벼농사가 시작된 것입니다. 다만 벼농사는 물을 이용하는 기술이 필요했기 때문에 일부지역에서 한정적으로 실시되었고, 주로 밭농사의 규모가 커졌습니다. 생산력이 이전보다 늘어나면서 인구도 증가하였죠. 먹고도 남은 식량, 즉 잉여생산물이 생겨났습니다. 이 잉여생산물을 많이 가진 자와 적게 가진 자가 생겼습니다. 이 말은 곧 빈부격차가 생겼다는 말이죠. 힘을 지닌 자가 식량을 더 많이 가지게 되면서 재산을 적게 가진 사람을 지배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계급이 만들어진 것이죠. 국가의 성립: 자, 지금부터 상상을 해봅시다. 한 지역에 여러 부족이 살았습니다. 그중 A부족은 농사가 잘되어 잉여생산물이 생겼는데, B부족은 농사에 실패했습니다. 자 B부족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네, A부족에게 찾아가 식량을 나눠달라고 하던지, 뺏으러 가던지, 포기하고 사냥과 채집으로 해결하던지, 굶던지 중 하나였을 겁니다. B부족의 선택은 1, 2번이지 않았을까요? 당시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서 사냥과 채집으로는 인구부양이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결국 빌리러 가던지, 뺏으러 가던지 둘 중 하나입니다. 이 경우 A부족이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순순히 나눠주면서 B부족과 우호관계를 형성하던지, 아니면 나눠주지 않다가, 만일 뺏으러 오면 저항하며 싸우 던지겠지요. 잉여생산물을 이유로 부족 간의 전쟁 또는 연합이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부족의 단위를 넘어서는 국가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국가는 외부로부터 침입을 막기 위해 목책을 세우는 등 방어책을 마련해 갑니다. 국가 내에서 부족의 생산력을 늘리고 주변부족으로부터 재산과 가족을 지켜줄 힘을 가진 자가 우두머리가 되었죠. 이 우두머리를 군장이라고 부릅니다. 군장은 청동기와 잉여생산물을 독점하였습니다. 군장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과시하고자 많은 사람들 동원하여 거대한 돌(바위)을 사용해 고인돌을 만들었습니다. 군장의 무덤입니다.



인류의 삶을 바꿔 놓은 철기

철의 사용: 청동기 시대에 국가 간의 전쟁이 잦아졌습니다. 각 국가는 살아남기 위해 치밀한 외교 전략을 수립하고 무기를 개발하며, 여러 방어책을 마련하기에 바빴을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금속을 발견하고 제련하는 기술을 터득합니다. 바로 철을 사용한 것이죠. 철은 돌보다 단단하였습니다. 그래서 돌을 대체하여 괭이, 보습, 낫 등의 철제 농기구가 만들어졌고, 청동검을 대체하여 철검 등 철제 무기가 사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철기의 사용으로 청동기는 이제 의식용 도구로만 사용하였습니다. 철기 시대의 대표적인 청동기로 세형동검잔무늬 거울이 있습니다. 연맹왕국의 등장: 철기 제련 기술을 가진 국가는 주변국을 이전보다 쉽게 정복할 수 있게 되었고, 점차 영역을 확장해 가기 시작하였습니다. 만일 똑같이 철기를 가진 국가들이 확장과정에서 마주쳐 분쟁이 있을 경우 이들은 외교적 협상을 통해 갈등을 풀어갔고, 동맹을 맺었습니다. 동맹을 맺은 경우 동맹국의 군장들은 자신들의 대표를 뽑았는데, 그 대표를 왕이라 하였죠. 이렇게 몇 개의 국가가 동맹의 형태를 유지한 국가를 연맹왕국이라 합니다. 사회 변화: 철제농기구가 사용되면서 땅을 깊이 팔 수 있게 되자, 지력이 높아졌고 개간하는 땅의 규모도 커졌습니다. 생산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였죠. 생산력에 맞춰 인구도 증가하였죠. 인구가 늘어나면서 사회구조도 복잡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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