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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채환 Sep 20. 2022

2. 건강

 : 몸이 아픈데 너그러운 마음을 갖기 어렵고, 병들었는데 행복하기 힘들다.

   행복한 삶을 건설하기 위한 토대이다.     


◎무엇보다 제일은 마음의 평화.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vs 마음이 건강해야, 몸도 건강하다.      

◎나중에 보약 먹을 생각으로 무리하지 마라.     

◎건강한 습관이, 건강과 장수의 출발이다.     

◎새로운 약, 새로운 치료법, 새로운 진단기 등을 너무 좋아하지 마라.     

◎다치거나 아프면 병을 키우지 말고 빨리 병원에 가라.     

◎이게 꼭 병원에 가거나, 약을 먹어서 해결할 문제일까 한번 생각해 보아라.      

◎병원만 너무 믿지 말고, 병이 생기면 너 스스로 학습하고 치료법에 대해 공부해라.     

◎분야별로 잘 맞는 병원(선생님)을 선택해서, 긴 시간 이용해라.     

◎이(치아)와 눈을 소중하게 생각해라.     

◎건강에 유의하되, 너무 집착하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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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든 미인’, ‘아프지만 행복한 사람’이런 말 잘 못 들어 봤지? 굳이 찾아보자면 드물지만 비슷한 표현이 있기는 하단다. 중국 고사성어(故事成語)에 ‘서시효빈(西施效顰)’이라는 말이 있어. 중국 월(越)나라의 미녀 서시(西施)가 가슴앓이로 얼굴을 찡그리는 것을 어떤 여자가 보고, 미인은 얼굴을 찡그리는 것이라 생각하고 자기도 얼굴을 찡그렸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야. 서양에서는 19세기 이후 많은 문학작품에서 천사처럼 아름다운 여인이 결핵에 걸려서 편안하고 숭고하게 죽어가는 모습에 대한 묘사들이 다수 등장한다고 해. 아파서 찡그린 것이 아름답고, 병든 것이 편안할 수 있겠니? 건강한 것이 더 보기에 좋고, 편안한 것이겠지.

 건강하지 않으면 여러 가지로 많은 제약도 따를 거야. 병에 따라서는 먹고 싶은 것을 맘껏 먹을 수 없을 수도 있고, 외출을 마음대로 못 할 수도 있고, 체력과 집중력이 다른 사람들보다 약해져서 하고 싶은 일을 끈질기게 오래하기 힘들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원하는 바를 이루는데 어려움이 많이 따를 수도 있을 거야. 건강한 것은 그 자체로도 축복이고 행복일 수 있지만, 높은 건물을 짓기 전에 단단히 다져놓은 땅처럼 성공여부를 떠나서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자기 삶을 이끌어 가기 위해 꼭 필요한 밑바탕이 되는 조건이라고 생각해. 

 하윤이가 원하는 모습, 삶, 꿈이 무엇이든 네가 건강할 때 그것에 다가가고 이루기가 좀 더 수월할 것 같아.      


◎무엇보다 제일은 ‘마음의 평화.’

 유교에서 '성품이 어질고 학식이 높은 지성인'을 군자(君子)라고 부른단다. 맹자님께서 ‘군자에게는 세 가지 즐거움이 있는데, ....... 부모님이 생존해 계시고 형제들이 무고한 것이 그 첫 번째 즐거움이요.’라고 말씀하셨다고 해.     


孟子曰 君子有三樂而王天下不與存焉 이라. (맹자왈 군자유삼락이왕천하불여존언)

父母俱存 兄弟無故 一樂也 요. (부모구존 형제무고 일락야)

                                                                      [맹자(孟子), 〈진심 상(盡心上〉]

     

 원초적인 인간의 욕구 및 돈, 명예, 권력 같이 보통 사람이 추구할 법한 쾌락들과 달리, 군자는 뭔가 고차원적인 가치를 즐거움으로 꼽을 줄 알았는데 부모와 형제의 무탈함을 왜 첫째로 삼았을까 하는 의아함이 생기지 않니?

 또 이런 글도 있단다.     


원수의 그 어떤 원한보다도

미움의 그 어떤 저주보다도

잘못된 내 마음이 내게 주는 재난은 이보다 더 큰 것이 없나니.

心豫造處 往來無端 念無邪僻 自爲招惡  (심예조처 왕래무단 염무사벽 자위초악)     

아버지 어머니의 사랑이,

그리고 연인과 친구들의 사랑이,

제아무리 깊고 넓다 하더라도

올바른 내 마음이 내게 주는 사랑은 이보다 더 깊고 큰 것이 없나니.

是意自造 非父母爲 可勉向正 爲福勿回 (시의자조 비부모위 가면향정 위복물회)

                                                [법구경 3장. 심의품 42~43, 석지현 옮김 중에서]


 그것이 어떤 것이라고 규정하기는 어렵겠지만 아무리 고차원적인 일, 아무리 중요한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부모님이 병에 걸려 위독하셔서 가슴 속에 염려가 가득하고, 돌아가신 지 얼마 되지 않아 마음속에 슬픔이 가득하다면 그 상태로 그 일이 잘 될 수 있을까? 피붙이로 같이 나고 자란 형제가 큰 어려움에 처해 고초를 겪고 있거나, 생활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면 내가 마음 편하게 하고자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을까? 아마 마음도 편치 않고, 음식도 당기지 않고, 일도 손에 잘 잡히지 않고, 더불어 몸마저도 무겁고 통 기운도 의욕도 없다는 느낌이 들게 마련일 거야.

 같은 이유로 누군가를 미워하고, 시기하고, 질투하거나, 이루기 어려운 일이나 감정을 붙들고 애쓰고 있거나, 처한 환경과 상황에 헤아릴 수 없는 불만을 가지고 있거나, 현재의 자신의 모습을 남이나 환경의 탓으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의 마음이 편할 리가 없을 거야. 그런 편치 않은 마음 상태, 부정적인 마음가짐이 오래되면 자신의 정신을 지치고 병들게 하고 몸도 건강하지 않게 만들게 되고 말 것 같아. 

 한의학 책에도 마음에 관한 얘기가 적지 않게 나온단다. 의학에 관한 학문이라 질병의 원인과 치료에 대해서만 얘기할 것 같지만 진정한 건강에 이르는 길이 질병이 없는 육체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선조들께서 이미 깨닫고 후세들에게 전해주려 하셨던 것 같아. 우리가 잘 아는 쿵푸팬더에서도 주인공 ‘포’가 ‘inner peace(내면의 평화)’를 얻고서 가까스로 맞서던 나쁜 악당들을 통쾌하게 물리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잖니.

 아빠를 포함한 많은 어른들도 잘 하지 못하는 일이다만 너무 오래 미워하거나, 걱정하거나, 불안해하거나, 긴장하거나, 애쓰거나, 욕심내거나 하는 마음을 좀 접어두고, 스스로의 마음을 잘 다스리고 수양해서 편안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해보자. 그게 건강에 이를 수 있는 첫 계단이자 가장 중요한 밑거름이라고 생각해. 


 心不在焉 

 視而不見 聽而不聞 食而不知其味 (심부재언 시이불견 청이불문 식이부지기미)

 마음이 제 자리에 있지 않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고, 먹어도 그 맛을 알지 못한다.

                                                                                                        [<大學> 正心章句]


 마음이 제 자리에 있지 않아 마음이 편치 않은데, 즐거운 마음으로 맛있게 음식을 먹고 활기차게 생활하는 건강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vs 마음이 건강해야, 몸도 건강하다. 

 하윤이가 해본 경험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감기가 오려고 몸이 쑤시면서 머리가 지끈지끈할 때, 엄마아빠가 뭘 하라고 한다면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있겠니? 수학공부를 하라고 한다면 어떻겠니? 몸이 너무 피곤해서 쉬고 싶은데 사촌동생 태희가 와서 칼싸움을 하자고 하면 어떻겠니? 조금 피곤하면 성가시고 귀찮은 마음이 들겠지만 몸이 많이 힘들면 짜증을 낼 수도 있겠지.
  질병이 없더라도 자기 몸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피곤하면 상대를 웃는 낯으로 이해심을 가지고 대하기가 쉽지 않을 거야. 하물며 병이 있다면 어떻겠니. 내 몸이 아파서 정신이 없는데 상대가 지금 어떤 마음으로 내게 어떤 말을 듣고 싶은 지 등을 살필 여유도 없고 살필 마음도 들지 않을 거 같아. 오랜 병치레를 한 사람 중에 신경이 날카로워지거나 예민하거나 신경질적인 성격으로 변하는 사람이 생기는 경우도 아마 이런 이유 때문일 거야. 결국 몸이 건강해야 사람들과 원만하게 지내는 일이 수월하게 된다고 봐야 하겠지. 일단 내 몸의 상태가 좋고 질병이 없어야 남에게도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는 여유가 더 생길 거야. 

 한편 달리 생각해보면 그럼 정신만 몸에 의해 영향을 받을까. 그 반대의 경우를 이르는 말도 많단다. ‘마음이 편해야 몸도 편하다’는 말처럼 말이야. 가족 중에 크게 아프신 분이 있다거나, 친했던 친구와 다퉈서 서로 서운한 감정이 많은데 화해를 못하고 있다거나, 애정을 듬뿍 담아 키우던 애완동물이 죽었다거나 하면 밥맛도 없고, 기분도 우울하고, 몸에 기운도 없고 그러겠지. 『동의보감』에 보면 ‘화위원기지적(火爲原氣之敵)’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화(火) 즉 현대적으로 이해하자면 스트레스가 쌓이면 이것이 기운을 갉아먹는 적이 되어서 육체적으로 수고로운 일을 하지 않더라도 늘 기운이 없고 피곤해지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야. 긴장되는 일, 고민거리, 누군가로부터 받는 속상한 감정, 누군가에게 대해 내가 가지는 부정적인 감정 모두가 나의 정신을 괴롭히고 나의 건강을 갉아먹는 적인 셈이지. 이런 것들이 계속 가슴 속에 있는 한 마음이 편할 리 없고 그럼 더불어 몸도 거뜬할 수가 없는 거야.

 또 ‘신체화 장애(somatization disorder)’라는 용어도 있는데 실제 내과적으로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도 복통이나, 현기증, 운동마비 등이 증상이 나타나는데, 그 원인으로는 정신적·사회적 요인으로 환자 개인이 책임져야 할 어려운 일을 당하였거나 배우자에 대한 분노를 제대로 표현할 수 없을 때, 큰 스트레스를 받을 때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어. 이것도 원인은 정신/마음의 문제인데 그것이 몸으로 나타나는 경우라고 볼 수 있는 거지. 

 이렇게 정신이 편치 않으면 마음이 편치 않다고 해서 그럼 골칫거리가 하나도 없게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는 삶을 살 수가 있을까? 사회활동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인간관계가 피곤하다고 해서 산 속에 들어가서 혼자 살 수도 없는 일이고 말이야. 더 나은 성적을 위해, 입시를 위해, 사회적 성공을 위해 하게 되는 경쟁이 싫어서 혼자서만 하는 일을 찾는다고 해서 과연 경쟁 없이 살 수 있을까? 경쟁이라는 것은 참 양면성이 있어서 그것이 진행되는 동안은 긴장되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힘이 들지만, 대개는 불가피하게도 그 경쟁을 통해서만이 우수함이 가려지는 경우가 많잖니. 스트레스 받는다고 해서 수학시험도 안보고 수능 시험도 안본다면 마음도 편하고 몸도 덜 힘들겠지만 100점도 받을 수 없고 어떤 시험의 합격증도 받을 수 없는 것처럼 말이야.
  지금 하윤이의 삶에는 이 스트레스가 많을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을 거야. 커가면서 더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겠지. 성격에 따라 느긋한 사람은 좀 덜 받고 무던히 넘긴다고 하고 예민한 사람은 작은 일에도 골치를 썩인다고들 하지만, 크든 작든 이 스트레스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문제일 텐데, 어쩔 수 없이 받게 되는 이 스트레스를 어떻게 잘 관리해서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는가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숙제일 거야. 하윤이도 매일 매일 생겨날 수밖에 없는 이 스트레스를 어떻게 슬기롭게 관리할 수 있을지 그 방법을 살면서 차근히 한번 찾아가 봐. 그게 노래일 수도 있고, 운동일 수도 있고, 음악 감상일 수도 있고, 요리일 수도 있고, 맥주 한잔일 수도 있고. 뭐든 (과다한) 술과 약물과 같은 의존성이 있는 것만 아니면 상관없겠지. 알겠지?  

 “A sound mind in a sound body. A sound body in a sound mind”

 (건강한 몸에 건전한 정신이 깃들고, 건전한 정신에 건강한 몸이 있다.)  

    

◎나중에 보약 먹을 생각으로 무리하지 마라.

 비싸고 성능이 좋은 차와 경차가 한 대씩 있다고 하면 어느 차가 더 안전할까? 당연히 비싸고 성능이 좋은 차량이 다양한 안전장치도 마련되어 있고 좋은 소재로 만들어 더 안전할 것이 당연할 테고, 만약 두 차가 맞부딪힌다면 당연히 비싼 차가 더 안전하겠지. 하지만 성능이 좋은 차를 산 사람이 그 차를 천천히 40km로만 몰려고 산건 아닐 거야. 오히려 그 성능을 만끽하기 위해서 쌩쌩 달리다 보면 자칫 대형사고가 날 수도 있을 거야. 반면 경차를 타는 사람은 빨리 달리고 싶어도 달려지지가 않고 안전장치가 상대적으로 적고 차 표면을 감싸고 있는 철판도 얇다는 걸 알기 때문에, 좀 더 조심해서 탈 수도 있을 거야. 그렇다면 현실적으로는 경차를 타는 사람이 사고 위험이 더 적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볼 수 있을 것도 같아. 

 아빠가 만난 환자 중에도 체격이 좋고 근력이 좋은 분들 중에 과도하게 무거운 걸 들거나, 과격한 운동을 심하게 하거나, 너무 체력소모가 심한 운동을 해서 반복적으로 다치거나 건강을 해치는 분들이 있었어. 젊을 때는 체력도 좋고 회복력이 좋아서 그 때는 빨리 낫고 아무 문제가 없이 보일 수도 있지만, 일정부위를 반복적으로 다치다보면 노년에 다른 사람에 비해 퇴행성관절염 같은 것들이 일찍 올 수도 있어.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타고난 신체의 강약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누가 더 타고난 몸을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고, 잘 관리하면서, 아껴서 사용하느냐 하는 점이야.
  또 체격이 좋고 젊었을 때 힘깨나 썼을 법한 중년 아저씨들의 경우에는 ‘내가 말이야 젊었을 때는 응 쌀 두가마니를 응 등에 지고 달리기를 한 사람이다, 하루에 높을 산을 두 개를 넘어도 힘든 줄을 몰랐다, 이틀 밤을 새워 일을 해도 피곤한 줄 몰랐다.’라며 자신이 젊었을 때의 능력을 과시하시는 분들이 계셔.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의 끝은 늘 ‘그런데 지금은 뭘 쪼금만 해도 금방 지치고... 힘이 없고... 술도 빨리 취하고..’ 하는 식으로 끝이 나. 몸의 기능과 마찬가지로 체력도 왕성하고 넘칠 때 아껴 써야 하는 거야. 지금은 아직 어리고 몸에 힘이 점점 생겨가는 시기이지만 20대가 지나고 40세가 넘어가면 몸에서 점점 힘이 빠져 나간단다. 그러니까 가능하면 젊었을 때 꼭 필요한 일이 아니면 너무 무리해서 무언가를 빨리 해치우려고 하지 말고 천천히 체력을 아껴 가면서 했으면 좋겠어. 그리고 몸에 좋은 음식, 비타민 이런 것들도 부지런히 잘 챙겨 먹는 게 좋구. 이미 체력이 다 소진되고 난 후에 보양식, 보약, 영양제 등을 아무리 챙겨 먹어도 회복되는 느낌은 들고 당장은 아무런 차이를 못 느낄 수도 있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면 몸이 매번 이전과 똑같은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은 아니야. 특히 나이를 먹을수록 몸이 마치 오래된 핸드폰 배터리처럼 변해서, 체력적으로 방전은 쉽게 되는 반면 회복하는데 드는 시간은 점점 더 오래 걸리고 푹 쉬어도 100% 회복된 것 같은 느낌이 잘 들지 않는단다. 그러니까 젊고 체력이 넉넉할 때 아껴 쓰고, 절대 과로한 후에 푹 쉬고 보충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지치도록 무리하지 말고, 조금 무리했다 싶으면 지체 없이 휴식을 취하고 몸에 좋은 음식들도 많이 먹으면서 푹 쉬렴. 
  지금은 무슨 말씀인가 싶겠지만 나이 들어 고생 말고, 젊었을 때 몸과 체력을 아껴 써야 해 하윤아. 아빠도 절대 40대, 50대가 될 줄은 몰랐단다.       


◎건강한 습관이, 건강과 장수의 출발이다.

[식사]

①꼭 아침을 먹고, 화장실에 가라.

 작은 고모댁에서 지낼 때 아빠의 아침 첫 일과는 마리(반려견1)와 테리(반려견2)가 싼 따끈따근한 응가를 집어서(넌 별로 안 치워서 모를 테지만 실제로 집으면 정말 그 아이들 체온만큼이나 따끈하단다. 따끈한 걸 좋아하는 아빠로선 거의 유일하게 느껴본 유쾌하지 않은 따끈함이었지만 말이야.) 봉지에 넣어서 버리고 소변패드를 갈아주는 일이었어. 아빠도 아침부터 그런 일을 하고 싶지는 않지만 네가 거실로 나오면서 개들의 응가와 소변 냄새 때문에 헛구역질을 내리 며칠 한 이후로는 안 할 수가 없게 되었지. 하윤이는 늦잠을 자느라고 모르겠지만. 마리와 테리는 아침이면 꼭 아침밥을 먹고 잠시 후가 되면 바닥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는 것처럼 뱅글뱅들 도는 듯하다가 좀 있으면 응가를 하더라. 양은 다르지만 거의 매일 그런 모습이 반복되더라. 아빠 생각에는 이게 동물의 자연 상태의 모습에 가까운 것 아닌가 싶어. 아침을 먹고 좀 지나면 응가를 하는 것 말이야. 변비로 고생하는 분들 중에 아침을 거르는 분들이 적지 않단다. 대변을 꼭 매일 봐야 하는 건 아니지만 아침을 먹고 응가를 하면 위와 장의 운동이 정상적인 리듬으로 돌아가는데 아침을 거르면 점심식사마저도 어떤 사람에는 약간 부담스러울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폭식을 할 수 있기도 할 거야. 결과적으로 위와 장 건강에 좋지 않고, 또 아침을 먹어야 뇌에 포도당 공급이 원활하게 되어서 공부도 잘 된다고 하지 않니? 또 아침에 화장실을 한번 들렀다 나가면 급x 때문에 불의의 사태를 맞는 일도 현저하게 줄어들 테고 말이야. ㅋㅋ  
  그리고 피곤하다고 아침을 거르고 늦게까지 자지 말고 꼭 아침을 먹어야 해. 남보다 더 많은 나이까지 더 길게 선수생활을 한 사람들 중에는, 고된 훈련을 마치고 다른 선수들이 늦게까지 잘 때 일찍 일어나서 꼭 아침을 먹고 나서 다시 더 잠을 자든가 훈련을 하든가 했다는 선수들도 있다고 해. 피곤해서 더 자고 싶더라도 꼭 아침을 먹고 더 자도록 해. 아이를 낳으면 꼭 아침을 먹이고, 꼭 하루 3끼를 먹이려고 노력하고. 하윤이 어릴 때부터 해주던 말 기억하지. “오늘 안 먹은 한 끼는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네 키(성장)도 마찬가지.” 

 건강보험공단에서 보내주는 건강 상식을 전해주는 이메일 뉴스레터에 수록된 내용을 좀 소개할게. 


아침밥을 먹는 학생이 수능점수가 좋다?

 정말 그럴까? 일리가 있지만 의구심도 생기는 문구로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솔깃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의외로 간단한 논리이다. 인체는 잠을 자는 동안 음식을 섭취할 수 없으므로 아침에 일어나면 뇌의 집중력 향상을 위해서 가장 먼저 포도당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아침을 먹는 수험생은 식사를 통한 포도당 섭취로 두뇌활동이 원활해져 집중력이 향상되므로 공부를 잘하게 되는 것이다. 농촌진흥청의 ‘아침밥과 성적의 관련성 조사’ 자료에 따르면, 대학 1~2학년생 네티즌 3,612명 대상으로 ‘고등학교 2~3학년 때 아침 식사 여부 및 수능 성적과 내신등급’의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3,612명 중 매일 아침 식사를 했다고 응답한 1,198명의 수능 성적 평균 점수는 일주일에 2일 이하로 아침밥을 먹은 수험생 1,370 명의 평균 점수보다 20여 점이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침 식사 횟수가 일주일에 5~6일(455명), 일주일에 3~4일(589명)이라고 응답한 수험생 점수는 매일 아침을 먹는 수험생들보다 평균 점수가 10점~13점 낮았다. 또한 수능 성적뿐만 아니라 내신등급에서도 매일 아침 식사를 한 수험생은 그렇지 못한 학생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침 식사가 두뇌활동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연구 결과를 통해 입증되어 왔고, 본 조사를 통해서 다시 한 번 검증된 셈이다.

아침밥을 꼭 먹어야 하는 이유

뇌 활성화인지 기능 향상에 도움

 아침 식사는 잠을 자는 동안 음식을 섭취할 수 없었던 인체에 영양을 공급해 주는데, 특히 포도당은 뇌의 활동을, 철분은 혈액 중 헤모글로빈의 구성 성분으로서 산소를 뇌로 운반하는 역할을 맡는다. 철분이 부족하면 뇌의 활력이 떨어진다. 미국 소아과 학회는 철분이 부족하면 학업성적, 특히 수학 점수가 떨어진다는 로체스터 대학의 연구 결과를 소개하였다.

비만심장병대장암 등질병 예방

 밥, 국, 반찬으로 구성된 아침 식단은 탄수화물과 섬유소가 많이 들어 있다. 섬유소가 많은 식품을 먹으면, 섬유소의 작용으로 콜레스테롤 등이 빨리 배설되어 장내 부패가 일어나기 어려우므로 발암물질을 포함하는 2차 생산물이 많이 생기지 않게 된다. 따라서 대장암 예방 효과를 가진다. 특히 현미는 비피더스균의 활동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여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

정서 안정에 도움 되는 사랑과 격려의 식탁

‘아침식사를 누구와 하는가?’에 대하여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온 가족이 함께 먹는 청소년이 28%, 나머지 72%가 혼자 밥을 먹거나 형제 또는 부모 중 한 사람과 밥을 먹는다고 한다. 가족이란 가장 큰 후원자이며 지지자이다. 최근 혼밥, 혼술 등 혼자 밥 먹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혼자만의 쓸쓸한 식탁’이 아닌 ‘사랑과 격려의 식탁’으로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떨까? 선진국은 아침밥 교육에 주목한다.

브런치 보다는 건강한 한국형 아침밥 식단

 아침 식사를 ‘설탕을 넣은 커피’만 마셨을 때, ‘설탕이 많은 커피와 달걀을 입힌 빵’으로 했을 때, 그리고 ‘밥과 된장국에 나물, 생선구이, 김’으로 했을 때를 비교해 보면 생리적으로 어떤 차이가 생길까? 먼저 설탕을 먹었을 때 우리 인체는 30분 후에 현저한 고혈당을 나타내고, 2시간이 지나자 설탕 먹기 전의 최저 혈당치(100)를 훨씬 밑도는 저혈당(50) 증세를 나타낸다. 즉 아침에 우유나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외출할 경우 2시간 후 심한 저혈당 증상으로 식은땀, 동계(심장의 고동이 보통 때보다 심하여 가슴이 울렁거림), 정신의 공백을 비롯해 결단력이 부족하고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빵과 쌀의 혈당치를 비교하면 빵 쪽이 조금 빠르게 내려가는 경향이 있다. 분식인 빵은 소화 흡수가 좋고 장내에서 포도당이 되어 흡수되는 속도가 쌀보다 빠르다. 따라서 빵은 먹고 나서 2시간 반에서 3시간이면 저혈당으로 돌아가는 경향이 있다. 오래전부터 유지해온 한국형 식생활은 혈당치를 가장 길고 안정된 상태로 유지하기 때문에 그만큼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한다.

                                                                       [2021/3/16, 건강보험공단 발행 건강레터 중에서]     


②가루(밀, 쌀 등)를 이용하여 만든 음식을 삼가고, 덩어리진 음식을 꼭꼭 씹어 먹고, 식사 중에 물을 많이 마시지 마라.
  시중에 판매되는 밀가루에는 순수한 밀을 갈아 만든 가루에 쫀득한 식감을 내고, 빵을 잘 부풀게 하고, 약간의 방부제 역할도 하는 글루텐이라는 성분이 들어간다고 해. 글루텐은 이처럼 장점들이 많지만 물에 잘 녹지 않으며 단단하고 긴 사슬 구조로 되어 있어서 소화가 잘되지 않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단다. 게다가 밀가루로 된 음식들, 대표적으로 면 요리를 한번 생각해보자. 면을 입에 넣어서 10번 이상 씹어 먹는 사람이 있을까? 라면 먹을 때를 한번 생각해 봐. 후루룩 입 속으로 면을 빨아들여서 냠냠하고 한 두 세 번 씹으면 꿀꺽 넘어가지 않니? 따져 보면 안 그래도 소화가 잘 되지 않는 특성이 있는 음식을 그나마 열심히 씹지도 않고 꿀꺽 삼키게 되니 그걸 소화시키려면 위는 얼마나 힘이 들겠니? 당장은 맛있고 먹어도 속에서 아무 문제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맞아 당장은 아니야. 그런데 몇 십 년 간 그렇게 위를 힘들게 하면 어느 날 부터인가 위가 파업을 해서 “저 힘들어서 이제 일 못해먹겠어요!” 하고 나오는 날이 되면 식사만 하면 속이 더부룩하고, 자꾸 트림이 나거나 신물이 넘어오거나 할 수도 있어. 면 요리 뿐만 아니라 밀가루로 만든 과자, 도넛이나 떡처럼 가루를 반죽해서 만든 음식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소화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는 소화하기가 썩 수월하지만은 않은 음식이라고 보면 돼. “하지만 맛있잖아요.” 맞아. 아빠도  맛있어. 그런데 건강하려면 좀 참아야 하는 것도 알지? 우리 집에서 일주일에 라면을 한 번만 먹기로 규칙을 정한 것처럼 말이야. 평상시에 소화기를 건강하게 가꾸어 가고 싶거나 - 그게 아빠가 제일 권하고 싶은 일인데 많은 사람들, 심지어 소화기 병이 있는 사람도 증상이 완화되고 좀 괜찮다 싶어지면 이걸 실천하는 걸 매우 힘들어 하시더라고 - 생활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소화가 잘 안 되는 느낌이 들면 아래 내용을 꼭 실천하면 돼 하윤아.

  ☞ 밥을 꼭꼭 씹어서 음식을 잘게 부수어서 침이 골고루 많이 발라지게 해서 삼킨다.

     소화불량일 때는 평소의 2~3배 정도 과도하게 오래 씹어서 죽처럼 만들어서 삼킨다.

     (이걸 생물에서는 기계적 소화라고 불러.)

     ↔ 음식을 대충 씹어서 빨리 많이 먹는다.

  ☞ 밥을 국이나 물에 말아 먹지 말고, 가급적 국이나 찌개는 적게먹는 게 좋다. 

     물도 식사 전에 목을 좀 축이고 식사 후에 입을 가시는 정도로만 조금 마시는 게 좋다. 물을 많이 마시면 

     이자 등에서 분비되는 소화액이 묽어져서 소화가 잘 안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화불량일 때는 아예 

     국 요리를 먹지 말고, 식사 전중후 30분간 물을 마시지 않는다. 

     (소화액에 의한 소화를 화학적 소화라고 불러.) 

      ↔ 밥을 국에 말아서 훌훌 먹고, 음식을 삼킬 때마다 물을 조금씩 마셔서 음식이 잘 넘어가게 한다. 

     (이러면 나중에 국이나 물 없이 밥을 못 먹게 될 수도 있어.)  

  ☞ 소화가 안 될 경우 위 2가지 사항을 철저하게 실천하면서 

     소화불량이 사라질 때 까지 식사량을 평소의 1/2 이하로 줄인다.      

③가공식품, 인스턴트, 외식, 배달음식을 덜 먹고 좋은 재료를 사다가 직접 해 먹어라.

 요즘은 참 맛있는 게 넘쳐나는 시대인 것 같아. 하루가 멀다 하고 우리집 문에 음식점 전단지가 붙기도 하고 1층 현관에 비치가 되기도 하잖니. 너무 종류가 많을수록 뭘 먹을 지가 고민이듯이 음식이 많을수록 좋은 걸 골라먹는 지혜가 필요할 거야. 

 우선 가공식품부터 얘기 해보자. 사전에 찾아보면 가공식품은 ‘농산물이나 축산물, 수산물 등의 천연 식품 재료를 보다 맛있고, 먹기 편하고, 오래 저장할 수 있도록 변형시킨 식품이다.’라고 되어 있어. 음식의 재료라는 것이 모두 갓 채취해서 먹는 게 제일 좋겠지만 우리가 모든 생산지를 다 찾아다니면서 채취할 수가 없어서 많은 분들이 대신 채취와 손질을 해서 포장을 해 주시면 우리는 마트에 가서 신선한 고기, 싱싱한 야채, 포장한 지 얼마 안 된 우유를 골라서 마시잖니? 그런데 가공식품들의 경우 이렇게 유통되는 신선식품들보다 더 오래 보관하기 위해 방부제를 넣었을 수도 있고, 맛있게 만들기 위해 조미료를 더 넣었을 수도 있고, 맛있게 보이기 위해 색소를 넣었을 수도 있잖니. 이렇게 넣어지는 식품첨가물을 성인 1명이 1년에 최대 7kg 가까이 먹는다는 연구도 본 적이 있어. 

 외식음식이나 배달음식은 어떨까. 우리가 가끔 ‘건강한 맛’이라는 표현을 쓰잖니. 아마 맛이 있다기보다 담백하고 약간은 밍밍한 맛이 날 때를 말하잖아. 그런데 음식점 음식이나 배달 음식은 어떠니? 한입 베어 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로 맛이 강렬해서 말 그대로 입에 짝짝 붙고 국물에서는 기가 막힌 감칠맛이 나지 않니? 물론 좋은 재료를 많이 써서 그런 맛을 내는 곳도 있겠지만 원가를 높이지 않고 맛을 높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미료, 향신료, 식품첨가물 들을 가정에서 보다는 많이 쓸 가능성이 높을 거라고 생각해. 당연히 몸에 좋다고 하기는 힘들겠지.  
  아마 갈수록 사회가 복잡해지고 알아야 할 것 들은 많아져서 세상이 바빠지면, 몸은 더 피곤해지고 시간은 충분치 않으니 음식을 사다가 조리해 먹을 시간도 없어서 배달해 먹거나 나가서 사 먹는 게 더 싸고, 편리하기가 십상일 거야. 하지만 짬나는 대로 가족과 함께 좋은 재료를 골라서 음식을 해서 건강도 챙기고, 함께 저녁 식탁에 앉아서 나누어 먹는 기쁨과 일체감을 그냥 놓아 버리지는 말아라. 


[잠]

 밤새 놀고 싶은 아이처럼 쌩쌩하다가도 침대에 눕기만 하면 마법같이 하품을 하는 하윤이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겠지만 어른들 중에는(특히 50대 이상) 생각보다 잠이 잘 오지 않거나 깊이 잠들지 못해서 고생하는 사람이 많아서 잠을 잘 자는 사람을 큰 축복을 받은 사람으로 부러워하기도 하고, 잠을 못 이루어서 약을 복용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단다. 아빠는 잠에 관해서는 우리 몸에 ‘습관을 들이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 좋은 습관을 만들어서 들이고, 그걸 일정하게 꾸준히 유지하는 거지.  
①늦은 밤이 되면 노곤하게 잠이 오는 일과를 살아라.

 현장학습(소풍)을 다녀오거나, 등산을 다녀오거나, 먼 여행지에서 돌아온 날은 너무너무 졸리지. 반대로 별 특별한 일 없이 집에서 뒹굴뒹굴하기만 하고 낮잠까지 잠깐 잔 날은 밤이 되도 졸리지도 않은데 엄마아빠한테 혼날까봐 불 끄고 가만히 누워 있으려면 잠도 안 오고 할 것도 없고 그런 고역이 따로 없지? 살아가면서도 학생 때의 학기 중처럼 바쁠 때도 있고, 방학 때처럼 한가할 때도 있을 거야. 대개는 육체적으로 수고롭게 일하거나 활동하면 잠이 잘 오고, 몸은 피곤하지 않은데(혹은 피곤하더라도) 정신적으로 복잡하고 골치 아픈 업무를 많이 하거나 근심, 걱정, 스트레스가 많아서 머릿속에 생각이 가득하면 잠이 잘 오지 않을 거야. 직장에서 몸으로 할 일이 많지 않다면 운동을 좀 하고, 뭘 만들어 보기도 해서 저녁이 되면 몸이 좀 고단하다 하는 느낌이 들도록 생활해라. 잘 시간이 가까워지면 복잡한 생각은 하지 말고 잠자리에 누워서는 ‘절대’ 고민거리 등을 떠올리지 말고 그냥 잠에 드는 습관을 키우도록 노력해라. 잠을 푹 자야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만큼 두고두고 인생에 도움이 될 거야. 
②잠자는 패턴과 환경을 일정하게 

 늘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는 거야. 피곤한 날은 좀 일찍 잘 수도 있고 일요일에는 좀 늘어지게 잠 좀 자보자 하는 정도는 나쁘지 않겠지만 가능하다면 일정한 시간대를 늘 유지하는 게 가장 좋아. 모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늦게 오는 날, 회사에서 야근이 있는 날, 여행가서 신이 나서 늦게 까지 노는 날처럼 불가피하게 이 리듬을 지킬 수 없는 날이 많게는 일주일에 며칠이 생기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니까, 집에 있는 평범한 날에는 반드시 때가 되면 잠들고 일어나고 하렴. 그리고 자기 전에 내일 입고갈 옷과 책가방·서류가방을 준비 한다든가, 어제 읽던 책을 몇 페이지 정도 읽는다든가 하는 일정한 행동(routine)을 반복적으로 해 주면 몸이 아 이제 곧 잠에 들겠구나 생각한다고 하니 이런 것들도 활용해 보구. 
  장소도 매일 같은 곳에서 자는 게 좋아. 집 안에서야 가끔 안방에서 함께 자는 날도 있겠지만 매일 같은 잠자리에서 자는 게 좋겠지. 온도, 습도, 밝기, 소음정도도 늘 일정하게 하는 게 좋아.      

③밤에는 자고 낮에는 일하고
  간혹 이런 친구들 만나게 될 거야. “난 밤이 돼야 집중이 잘 돼서 낮에는 자고 밤늦게까지 공부해.” 결코 권하고 싶지 않은 좋지 않은 습관이야. 밤에 자면 낮에 졸릴 테고 그래서 낮에 학교에서 졸면 학교생활이 정상적으로 되기 힘들고, 낮에 잤으니까 다시 밤에 잠이 안 오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어. 나중에 가족이 생겨도 생활 리듬이 가급적 같아야지, 낮에 가족들이 생활할 때 자고 밤에 혼자 일하고 이러면 가족과 같이 식사할 시간도 어울릴 시간도 적어지니 좋지 않겠지. 그리고 야간에 교대 근무를 해서 밤을 새우는 특정 직업의 경우 낮 시간에 일하는 근무자에 비해서 평균수명이 더 짧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그만큼 몸에 좋지 않다는 말이겠지. 남들 일할 때 일하고 잘 때 자고 알겠지?      

④잠이 오지 않는다면.

 아빠는 수면제를 복용하고 불면증이 나았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한 거 같아. 불면증을 포함해서 수술밖에는 대안이 없는 심각한 증상이나 병이 아닌 경우, 일단 약을 먹지 않고 해결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은 없을까 하고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밤에 잠이 오지 않으면 아래 내용을 한번 생각해 보거나 실천해 보아라.
   *좀 더 일찍 일어나고, 낮잠을 자지 말고 낮에 졸리면 세수를 하거나 산책을 해서 낮에 졸린 시간을 

    없애고, 커피를 마시지 않거나 줄이거나 카페인이 적은 것으로 바꾸거나 해라.  

   *육체적으로 피로할 일이 너무 없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보아라. 회사 일도 적고, 육체활동도 적고 하다면 

    운동이든 집안일이든 몸을 좀 더 수고롭게 해서 ‘얼른 저녁이 되어서 침대에 눕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 보아라. 

   *요즘 신경 쓰이는 일이 없는지, 고민거리, 골칫거리가 없는지 생각해 보아라. 있다면 그 일이 알게 모르게

    머리 한쪽 구석에서 하윤이 생각을 붙들고서 잠들지 못하게 해서 잠이 오지 않는 것일 수 있어. 그러면 낮

    시간에 그 생각을 머릿속에서 꺼내어 하윤이 앞에 놓고 좀 더 집중적으로 고민해 봐. 이게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지, 미리 막을 수는 없는지, 막을 수 없어서 실제로 일어난다면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인지 아닌지. 대개의 경우 일어날 가능성이 낮고 일어나더라도 해결할 수 없는 한마디로 어쩔 수 없는 

    것들로 고민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어느 쪽이든 일단 결정이 되고 나면 그렇게 정리한 후 다시 머릿속으로

    집어넣으면 자꾸 불쑥불쑥 떠올라 신경 쓰이게 하지는 않을 거야.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생각 한 켠을 

    차지하고 있는 상념은 우리 정신을 성가시게 하지만 일단 한번 정리하고 나면 편안해 지는거야 알겠지? 

 결론적으로, 잠자리에서는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을하지 말고 그냥 멍~~ 상태로 잠드는 거야. 알겠지.     


[옷]

 외모와 관련해서는 여러 가지 관점이 있을 수 있단다. 영어속담에 ‘You can`t judge a book by its cover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지 말라).’는 말이 있는 반면에, 동양에서는 사람을 고를 때 신언서판(身言書判)을 본다고 하였는데 ‘신’은 신체용모를 말하여 미모까지는 아니더라도 외모를 일부 중시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 이 겉으로 보여 지는 나의 모습이라는 것은 두 가지로 이루어지는 것 같아. 하나는 타고난 신체의 형태 그 차체이고, 다른 하나는 차림새가 아닐까 싶어. 옷이 날개라는 말이 있듯이 이 차림새도 분명히 중요한 역할이 있을 거야. 아빠는 예전에 이 차림이 온실의 유리창과 같은 것은 아닐까 생각해봤어. 온실 속에 아무리 예쁜 꽃이 피어 있다고 할지라도 유리창이 지저분하면 그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지 않니. 물론 호기심, 탐구심과 같은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가까이 다가와서 유리창을 소매로 닦아 안을 들여다보고 그 진정한 가치를 알게 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무심한 사람들에게는 그냥 유리창이 지저분한 온실인가 보다 하고 그냥 지나치기가 더 쉬울 것 같아. 그래서 굳이 사람들에게 너의 본 모습이나 가치를 알리고 싶지 않은 상황이 아니라면 늘 단정하고 말쑥한 옷차림이 좋을 거라고 아빠는 생각해. 

 요즘은 외모지상주의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오히려 사람들이 외모를 과하게 중시하고 스스로를 꾸미는데 시간과 관심을 많이 쓰는 시대라고 볼 수 있는데, 그 과정에서 건강과 관련되는 문제는 없을까 생각해 봤어.      

①새 옷 너무 좋아하지 마라. 

 지금도 그렇지만 좀 더 커서 아가씨가 되면 옷장을 열 때마다 입을 옷이 없다고 한숨을 쉬고서 새 옷을 사야한다고 생각할 거야. 물론 잠자리에서 입는 목이 축 늘어진 면티보다 새 옷이 훨씬 맵시가 나고 세련되겠지. 요즘 옷들은 대개 원료가 화학섬유로 만들어진 것이 많고 생산 과정에서도 화학적 처리가 이루어진 것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아. 새 옷을 사면 세탁을 한번 하든, 세탁소에 한번 맡기든 해서 유독한 요소들이 좀 배출되도록 해서 입도록 해라. 집에서는 좀 오래된 옷을 입어도 상관없고 살에 닿는 속옷 등은 천연섬유로 된 것을 되도록 쓰도록 하고. 특히 아이의 옷은 새 옷 욕심을 많이 내지 않는 편이 좋겠어. 『동의보감』에 ‘노인의 옷으로 아이에게 옷을 지어 입히면 병에 걸리지 않고 장수 한다.’라는 글귀가 있단다. 다 위에서 한 얘기와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겠지. 요즘같은 세상에 헌옷만 입혀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말이 안되지만, 새 옷을 사더라도 바로 입지 말고 꼭 몸에 좋지 못한 요소들이 빠지게 해서 입힌다고 생각하면 되겠어. 알았지?  

②다리, 배, 생식기를 너무 차게 하지 마라. 너무 덥게 입어서 병나는 경우는 없다.

 이 부분은 아빠가 남자라서 속 모르는 소리 한다고 해도 별로 할 말은 없어. 좀 쌀쌀한 날씨지만 예쁘게 꾸미려고 짧은 치마를 입고 나갔는데 “너 안 춥니?”라는 말을 하는 눈치 없는 아저씨 스타일이 떠오른다고 해도 어쩔 수 없고. 암튼 건강만 생각하면 여자의 내·외생식기와 그 주변부위가 찬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단다. 꼭 입어야 하는 경우라면 속바지같이 배, 아랫배, 엉덩이 등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는 보조적인 옷을 덧입는 것도 도움이 되겠지. 추워서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추운 날 덥게 입고 나가면 둔해 죽겠다는 푸념은 나오겠지만 건강을 해치는 일은 없을 거야.         

③스키니 청바지, 스타킹, 레깅스처럼 바람이 통하지 않고, 타이트한 것은 좋지 않다.

 역시 패션이라고는 1도 모르는 꼰대 아저씨다운 소리라고 해도 딱히 할 말은 없구나. 타이트한 청바지를 유니폼으로 하는 모 회사의 여직원 들이 질염 등의 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어. 하복부 아래는 따뜻하면서도 환기는 잘 되는 환경이 건강에 좋다고 해. 겨울철에 얇은 스타킹에 치마를 입으면 반대로 차가운데 환기는 안 되는 환경이 되겠지. 맵시도 살리고 건강도 챙기는 패션을 하윤이가 한번 잘 연구해 봐.  

④찬바람이 나거든 목을 항상 따뜻하게 해라.

 하윤이 어렸을 때 다 함께 스케이트장에도 가끔 놀러 갔었는데, 엄마랑 아빠 입장에서는 꽤 신기한 장면을 목격한 적이 있어. 스케이트장에 놀러 온 젊은 남녀들 중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목도리도 있고, 잠바도 두툼한 것을 입기는 했지만 잠바 지퍼는 채우지 않고, 목도리도 두르지 않고 목에 걸치기만 해서 목과 가슴팍을 훤히 드러내 놓고 타고 있는 거야. 그래서 왜 저럴까 하다가 엄마랑 아빠가 내린 결론은 ‘아 저게 멋있고 예쁘다고 생각 하는구나’였어. 멋있을 수는 있는데 호흡기 건강에는 별로일거 같지 않니? 어느 소프라노 여가수가 감기도 안 걸리고 너무 목 관리를 잘 해서 사람들이 비결을 물었더니 ‘저는 늘 스카프를 해요.’ 라고 대답했다고 해. 실제로 목을 훤히 드러내서 상기도(공기가 드나드는 길로 콧구멍 또는 입에서부터 후두까지의 호흡기계 부분, 상기도감염을 흔히 감기라고 부른다)의 온도가 낮을 때 침투한 바이러스의 증식이 더 활발하다고 알려져 있어. 코로나로 온 국민이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느라고 너무 힘들었지만 한편 덕분에 올해는 호흡기질환이 많이 줄었다고 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20년 3~7월간 의료이용행태를 분석 한 결과 감기 환자가 98%, 폐렴이 62% 줄어드는 등 호흡기 감염병이 과거 어느 때보다 적었다.) 마스크를 쓴 덕분에 감염된 환자의 비말이 몸으로 들어오는 것도 많이 차단되었을 것이고, 마스크를 쓰고 있었으니 찬 공기를 확 들이마셔서 상기도가 차가와지는 일도 많이 줄었을 거라고 생각해. 한의학에는 ‘몸을 차게 하고 찬 것을 마시면 폐를 상한다. (형한음냉즉상폐 形寒飮冷卽傷肺)’는 말이 있는데 이 역시 목과 몸을 차게 해서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경계하는 말로 보아야겠어. 목과 몸을 늘 따뜻하게 하고 다니고, 찬 공기를 너무 마시지 말고, 찬 물도 너무 많이 마시지 말고. 알겠지.      


[집]

①새집이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아파트 내부 마감공사에 쓰이는 포름알데히드가 발암물질이다, 일본에서 온 방사능폐기물을 넣어 집을 지어서 어느 지역 새 아파트에 가면 방사능 수치가 높게 측정된다, 건설사에서 원가를 줄이기 위해 폐타이어를 섞은 시멘트로 집을 지어 유해물질이 검출된다는 등 새로 지은 아파트에서 문제가 발견되었다는 기사를 종종 접하게 된단다. 위에 옷에서도 얘기 했듯이 약간 유해물질이 섞여 있는 옷이었다고 할지라도 할아버지 할머니가 수십 년간 입고 빨래하시고 하는 사이에 그 물질들이 대부분 씻겨 나갈 거라고 우리가 추측하는 것처럼, 문제가 있는 아파트라고 하더라도 아무래도 세월이 지날수록 유해물질이 없어지거나 적어도 농도가 낮아지거나 하지 않겠니? 실제로 새 아파트에 입주해서 두통이 생기거나, 피부병이 생기거나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말끔하고 아무도 살지 않은 새집에서 살고 싶은 마음도 있겠지만, 어떠한 문제점이 있는지 소비자인 우리가 다 검증해 낼 방법도 없고 하니 지은 지 좀 되서 시간이 지난 집을 골라보는 건 어떻겠니?        

②너무 덥게 살 필요 없다.

 겨울철에 적당한 실내온도는 18~20도 정도라고 한단다. 어린이나 어르신과 함께 산다면 좀 더 따뜻해도 되겠지만 너무 따뜻하게 살아서 실내외 온도차가 크면 쉽게 감기에 걸릴 수도 있다고 해. 한편 습도는 40~50%가 적당하다고 한단다. 하윤이 어릴 적에 찜질방에만 다녀오면 감기에 걸리곤 했었지. 콧속과 목구멍의 점막 표면에서 이물질을 걸러내는 섬모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촉촉할수록 뭔가를 잘 거르는데, 실내가 기온은 높고 습도는 낮은 환경이 되면 이 섬모도 말라서 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고 해. 현대식 집들은 난방효율(적은 에너지를 들여서 집을 따뜻하게 하는 것)을 높이기 위해 열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게 막고 밖의 찬 공기는 실내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아 놓아서, 자칫 더우면서 건조한 상태가 되기 쉬운데 이러면 호흡기에 좋지 않겠지. 너무 덥지 않게 하고, 습도도 알맞게 하고서, 춥다면 가벼운 옷가지 하나를 더 걸치고 사는 게 좋아 하윤아.
③너무 외진 곳에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떤 영화에서 한 사람이 산 속에서 개와 함께 여유롭게 불을 피워서 음식도 해 먹고 동물과 자연과도 매우 가까이 살면서 정말 대자연을 정원처럼 여기면서 사는 장면을 본 적이 있어. 너무 멋지기도 하고 아름답더라. 그런데 그때 누군가가 세상과 등지고 살고 싶은 그 주인공에게 특수임무를 전달하기 위해 만나러 찾아오는데 헬리콥터를 타고 오는 거야. 이런 곳이라면, 시간이 많이 걸리니까 먹을 것이야 가끔 여유가 있을 때 산 아래 마을에 내려가서 충분히 사다 놓으면 된다고 하더라도, 여유가 없을 때 급할 때는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뭔가 만들려고 톱질을 하다가 상처를 입어서 피가 흐르는데 지혈이 잘 안되면, 갑자기 뭔가가 목에 걸리면, 배탈이 심하게 나서 탈진할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면, 미국도 아니고 닥터헬기조차도 뜨고 내리기 쉽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거야. 
  가끔 여행가서 한동안 머무는 정도라면 상관없지만, 긴 기간 동안 살 주거지라면 길지 않은 시간 내에 응급실에 도달할 수 있는 곳에 하윤이가 살았으면 좋겠다. 너무 외진 곳에 살게 되면, 병원만 근처에 있었으면 별일 없이 넘어갈 수 있는 대수롭지 않은 일로도 자칫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야. 지혈하고 수혈만 받았으면, 심폐소생술만 받았으면, 응급처치만 했으면 될 일이 응급의료를 제때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너무 큰 피해가 될 수 있어서 말이야. 마찬가지 이유로 여행지가 사람이 많은 도시지역이 아니라면, 혼자 다니지 말고 동반자가 있는 여행을 하도록 해라. 그 사람이 의사가 아니더라도 위급할 때 혼자인 것보다 크게 도움이 될 거야.     


[자세]

①늘 목, 가슴, 허리를 펴고 살아라.

 척추의 자세를 중심으로 몸의 이상여부와 질환을 연구하시는 선생님들 의견으로는 모든 질환이 올바르지 못한 척추의 자세에서 비롯되고, 따라서 이를 교정함으로써 질병도 치료 할 수 있다고 한단다. 그만큼 우리 몸에서 척추의 배열과 자세가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어. 목과 허리의 자세가 좋지 못하면 디스크 질환이 생길 수도 있고, 등이 굽으면 소화기가 들어있는 배안의 공간(복강-腹腔)이 좁아져서 만성적인 소화 장애가 생길 수도 있고, 척추가 올곧지 못하면 성장에 영향을 받거나 신체에 변형이 올 수도 있겠지. 소화기 질환 및 각종관절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까 늘 주의해야 해.     

 평소에 서서 걸을 때나, 의자에 앉을 때 항상 허리부터 등 뒷목까지 곧게 펴고, 가슴도 쫙 펴고 턱은 살짝 당겨서 바른 자세를 취해야 해. 오른쪽 사람처럼 등을 동그랗게 말고 턱은 앞으로 내밀고 어깨를 축 늘어뜨리면 보기에 어떠니? 자세도 예쁘지 않지만 뭔가 사람이 기운도 없고 자신도 없어 보이지 않니? 건강을 위해서도 멋진 모습을 위해서도 항상 바른 자세로 생활하려고 노력해야 돼. “OO야 가슴 펴!!” 엄마, 아빠를 포함해서 하윤이 친구 엄마아빠도 자주 말씀하시는 거 많이 들었지? 심지어 할머니도 엄마한테 하시잖니. ㅋㅋ

 최근에 사람들로 하여금 이 나쁜 자세에 오랫동안 빠져있게 하는 아주 곤란한 물건이 하나 있단다. 바로 스마트폰이야. 지하철을 타보면 어떠니? 온 국민이 모두 스마트 폰을 들여다보고 있지. 한 손으로는 폰을 들고, 고개를 숙이고 등은 굽은 상태로 무언가를 들여다보고 있는 거지. 폰을 오래 들고 있어서 팔이 아픈 사람, 뒷목이 아픈 사람, 더 심하게는 목 디스크에 문제가 생겨 팔이 저린 사람도 적지 않단다. 편리한 스마트폰이지만 적당한 시간 동안만, 바른 자세로, 슬기롭게 사용해야 된단다.   

 허리 펴고! 등 펴고! 가슴 펴고! 턱 당기고! 자세 곧게!! 늘 생각해. ㅋㅋ     

②적어도 성장하는 동안은 다리를 꼬지 마라.

 어린이에게 어울리는지 아닌지를 떠나 바르고 건강한 척추 발달에 좋지 않기 때문이야. 그런데 어른들이 이런 자세를 자주 하는 것을 보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하게 될 때가 있지. 그러면 아빠가 일러줄 때마다 다시 좋은 자세로 돌아가면 돼. 식사 중에 다리를 꼬고 있으면 소화가 잘 안 될 수도 있어. 요즘은 바닥에 앉는 일이 많지 않아서 자주 보기는 힘들지만, 일명 ‘인어다리’라고 할까 왜 여자분들이 치마를 입었을 때 두 다리를 한쪽으로 가지런히 하고 엉덩이를 바닥에 대고 앉는 자세 있잖니. 이 자세 역시 균형이 잘 맞지 않아 허리에 좋지 않을 거야. 입은 옷과 상황에 따라 불편한 자세인데도 사회적으로는 그게 통념인 자세들이 있는 것 같은데 가능하다면 맵시보다는 건강을 선택했으면 좋겠어. 

 맵시보다는 편안함과 건강을 택하기로 하자. 밥, 잠, 옷, 집, 자세 모두 말이야.

 건강에 좋은 음식을 세끼 가려 먹고, 저녁이면 노곤하게 잠이 오도록 생활하고, 몸에 좋으면서도 단정한 옷차림을 하고, 건강에 좋은 주거환경에서, 바른 자세로 생활하려고 하는 습관을 들여 놓으면 다른 어느 것보다 건강을 지키고 가꾸어 가는데 도움이 될 거야.     


◎새로운 약, 새로운 치료법, 새로운 진단기 등을 너무 좋아하지 마라.

 옷이든, 차든, 장난감이든 다 새로운 것이 번쩍번쩍 윤이 나고 신상품이 더 세련된 디자인이어서 우리 모두가 좋아하지만 의료·치료에 관한 것이라면 되도록 보수적으로 오래된 것을 골랐으면 좋겠어. 

 하윤이도 알다시피 지금은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서(글을 쓰는 사이에 몇몇 나라에서는 이미 개발이 되었지만) 안간힘을 쓰고 있잖니. 하루가 다르게 확진자가 늘어나고 사망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빠른 백신 개발이 절실하다 보니 각 나라 정부에서는 개발을 위해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허가를 내주는 절차를 단축시켜주고 간소화해주는 방안을 찾아서 실행하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어. ‘치료효과’와 ‘안전성’을 두고 연구하는 사람도 국가도 모두가 고민이 많을 텐데, 아마 지금처럼 긴급한 상황에서는 조금 덜 안전하더라도 빨리 허가를 내서 확진자와 사망자를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의견이 모아지는 것 같아. 그게 더 좋은 선택이라기보다 지금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봐야겠지. 

  그렇다면 코로나백신처럼 긴급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간소한 절차와, 짧은 기간을 거쳐서 나온 것이 아닌 정해진 절차를 모두 마치고 출시된 약과 주사액은 모두 안전했을까? 그렇지 않단다. ‘탈리도마이드’라는 약은 1953년 서독(그 때는 독일이 동서로 분리되어 있었어.)의 한 제약회사에 의해 개발되었는데 각종 동물시험에서 부작용이 없어서 ‘부작용이 없는 기적의 약’이라는 문구로 광고가 되고 독일, 영국 등 총 50개국에서 임산부의 입덧 방지용 약으로 판매되었단다. 하지만 이 약을 복용하고 전 세계 46개국에서 총 1만명의 기형아가 태어났는데 임신 초기에 복용한 경우 양쪽 팔이 짧거나 없는 무서운 결과를 낳기도 했단다. 의약품들은 흔히 미국 FDA 승인을 받았다고 하면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전혀 없는 듯이 대대적으로 광고를 하지만, FDA 승인을 받은 약물을 의사의 처방에 따라 정상적으로 복용하고도 치명적인 피해를 입은 경우도 상당히 많단다. 약물부작용이 미국인 사망원인 중 4위에 해당한다는 기사도 있어.

[한경비즈니스, 2013/4/11, ‘질병 예측과 건강관리, 성·연령별 특성 분석…의료 예산 8% 절감’]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102243521b

 어떤 약을 개발할 때, 인체에 미칠 영향을 하나도 빠짐없이 사전에 미리 예상하고 점검해서 모든 문제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나이, 연령, 인종, 체질적 특성을 다 빠짐없이 검증한다면 비용도 엄청나게 들지 않을까. 그래서 아마 가능한 모든 것이라기보다 법에서 정한 적정 정도의 검증을 거쳐 시장에 나오는 구조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해. 그렇다면 굳이 그 알 수 없는 잠재된 위험을 내가 먼저 나서서 검증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야. 의료기술이나 의료기기도 마찬가지 아닐까?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 없고, 지금의 코로나 상황처럼 안전보다 시급한 투여가 더 중요한 순간이 아니라면 되도록 제품이나 기술이 출시된 지 오래되어서 오랜 기간 동안 다양한 인종과 연령과 성별과 건강상태에 해당하는 많은 사람에게 두루 사용된 것을 선택하는 편이 더 안전할 거라고 생각해.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지만, 새로운 약을 먼저 투약 받고, 새로운 의료기술을 먼저 시술받는 사람이 꼭 이득만을 본다고는 장담할 수 없을 거야.


◎다치거나 아프면 병을 키우지 말고 빨리 병원에 가라.

 안전에서도 했던 얘기지만 다쳤는데 남의 눈치를 보느라고 혹은 분위기를 깰까봐 혹은 대수롭지 않겠지 하는 생각으로 가만히 있지 말고, 그냥 병원에 한번 가서 다친 정도도 확인하고 치료도 받고 홀가분하게 지내는 편이 훨씬 더 낫단다. 남들 신경 쓰지 말고 얼른 병원에 가 알았지.

  갑자기 아무런 이유 없이 체중이 준 다거나, 평소에 없던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서 그 강도가 강해진다거나, 건강진단에서 이상이 의심된다는 결과가 반복적으로 나온다면 병원에 가서 전문적인 상담을 받아보도록 해라. 우리 속담에도 ‘호미로 막을 것, 가래로 막는다.’는 말이 있잖니. 이번 달은 바쁘니까 다음 달에, 이번에 무슨 일만 마치고 다음번에 하다가 시간이 지나가는 사이에 병도 깊어질까 걱정 되서 하는 말이야.           

 뭔가 이상이 느껴지거나 아프면 눈치 보지 말고, 다른 일 먼저 한다고 미루지 말고, 병원부터 먼저 가. 알겠지.     


◎이게 꼭 병원에 가거나, 약을 먹어서만 해결할 문제일까 한번 생각해 보아라. 

   : 병에 걸리면 병원에 가서 고쳐야겠지만, 병이 생기는 습관은 없는지 생각해 보아라.

 “아프면 빨리 병원에 가라고 하시더니 이건 또 무슨 말씀이신가요?” 라고 말하고 싶지? 『동의보감』에 ‘임금이나 부모가 병에 걸리면 약을 쓰지 말고 음식으로 치료해라.’라는 문장이 있단다. 한의학에서 약(藥)을 어떤 면에서 정의한다면 ‘한 가지 기운이 편중되게 강한 것(편성 偏盛)’으로 보기도 해. 평상시에는 몸에 필요한 성분과 기운들이 꼭 필요한 만큼 생리적인 균형을 이루고 있는데, 이 균형이 깨진 상태를 질병으로 보고, 한 가지 기운이 강한 약물을 이용해서 몸에 부족한 부분을 일시적으로 보충해주는 것을 약의 기능이라고 보는 거지. 병 치료를 위해 불가피하긴 하지만 이것 또한 몸이 스스로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을 막고, 몸의 균형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임금님과 부모님의 몸과 같이 정말 귀중한 몸이라면 그러한 치료적 개입조차도 가급적 하지 않는 게 좋다는 말일 거야. 

 아이가 ‘감기가 오려는지 몸이 으슬으슬하고 머리가 아파요.’라고 할 때 감기약부터 먹이기보다 뜨끈하고 매콤한 김치찌개나 육개장을 먹이고 생강차를 따끈하게 한 잔 먹인 후, 두툼한 이불을 덮어주고 아랫목에서 한 잠 자게 하는 방법이 있겠지. 피곤하고 몸이 처진다고 할 때 오미자차나 매실청을 냉수에 타서 먹일 수도 있겠고, 유자나 레몬을 좀 많이 먹게 할 수도 있을 거야.

 담배를 많이 피우거나, 집안에 먼지가 많아서 기관지가 좋지 않을 때 기관지 약을 먼저 먹으려고 하지만 말고 집안에 먼지가 많지는 않은지 환기는 잘 되는지 살펴보는 게 좋겠고, 맛있는 게 너~무 많다고 이것저것 와구와구 먹어서 살이 쪘는데 다이어트 약이라도 먹으면서 계속 맛난 걸 먹어야겠다 하지 말고 힘들더라도 어떻게 하면 좀 덜 먹고 운동을 할 수 있을까 궁리를 하는 게 건강에 좋겠지. 술을 과하게 마시는 습관으로 속이 좋지 않은 것, 고개를 숙이고 오랜 시간 핸드폰을 보는 습관으로 목이 아픈 것, 푹신한 소파에 허리를 파묻히게 앉는 습관으로 허리가 아픈 것 등을 약으로 먼저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어떤 신체적인 불편함이 생겼을 때 이런 문제가 생기게 하는 나의 생활 습관은 없는지 한번 생각해 보는 건 어떻겠니.
  남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을 만한 일이어서인지 우리 주변에서는 별로 찾아볼 수는 없지만, 아빠는 일하다가 신경정신과 관련 약을 복용하는 사람들을 가끔 만나게 돼. 아이가 학교생활에 적응을 못해서, 자기가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아서, 예전에 속상한 일이 많이 있어서, 잠이 오지 않고 불안해서, 우울해서 등등 다양한 이유였단다. 이런 분들을 만날 때마다 아빠가 물어봤어. “그래서 그 약을 복용하시니, 그 불편함 들이 사라지고 좀 나아지던가요?” 답은 조금 덜해지는 것 같긴 한데 낫는 것 같지는 않다고 하시더라고. 그분들도 아마 여러 가지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거쳐 약물을 선택하는 단계까지 오셨을 거라고 생각해. 만약에 하윤이나 하윤이 가족에게 이런 문제들이 생기면, 우선 무엇이 문제였는지 오랫동안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깊이 있게 대화해 보는 게 좋겠어. 그 다음은 상담치료와 같이 약물을 이용하지 않은 치료를 받아 보고, 그 다음에 마지막으로 전문의와 상의해서 약물치료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했으면 좋겠어. 
  꼭 약으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생활습관이나 환경 등을 고치는 등의 다른 방법이 있는지 살펴보고, 좀 수고스럽더라도 그게 건강에 더 좋은 방법이라면 그 길을 택해봐 하윤아. 


◎병원만 너무 믿지 말고, 병이 생기면 너 스스로 학습하고 치료법에 대해 공부해라.
  어느 정형외과 선생님이 쓴 『의사는 수술 받지 않는다.』라는 책이 있었어. 대부분의 많은 (한)의사선생님들이 환자의 건강을 위해 애쓰고 계시지만, 의사인 동시에 병원과 의원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그것을 통해 자신이 얻게 되는 수입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아마 많지 않을 거야. 위의 책을 쓰신 선생님도 각종 의료현장에서 이루어지는 많은 수술들을 볼 때 꼭 필요한 수술만 이루어지고 있겠는가 하는 점을 꼬집어 다루신 거라고 생각해. 의료가 전문분야이기 때문에 어떤 치료, 수술, 약 처방이 꼭 필요한 것인지를 일반인이 판단하기는 쉽지 않겠지. 맞아 쉽지 않아. 그 분들은 대학교/대학원에서 공부하고 병원에서 수련도 받고 또 의료현장에서 오랜 기간 임상 경험을 쌓으신 분들이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전혀 우리가 알 수 없는 분야이기만 할까? 

 아빠가 학교 다닐 때 시립도서관에 자주 갔었잖니. 책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책장 사이사이로 산책삼아 돌아다니면서 일종의 ‘책 구경’을 많이 했어. 처음에는 어떤 어떤 코너 들로 나뉘어져 있는지 구경했어. 그 다음은 각각 코너들에 어떤 책들이 꼽혀있는지 살펴보면서 걸었어. 여러 차례 둘러보고 얻은 생각은 ‘내가 책을 읽지 않아서 그렇지, 세상의 웬만한 지식은 다 책으로 정리되어 있고 내가 알려고만 한다면 뭐든지 알 수가 있겠구나.’하는 것이었어. 아빠도 처음에는 하윤이 생각하면서 간식요리(솔직히 안주 요리도 많이 봤어ㅋㅋ), 육아 쪽을 봤는데 중동의 역사, 죽기 전에 꼭 봐야할 영화, 고전음악 감상법, 강아지 똑똑하게 키우기 등등 없는 게 없더라. 물론 의료에 관한 것도 의학, 치의학, 한의학, 간호학 모두 다양한 책들이 전문성의 정도도 일반인용부터 좀 전문적인 내용까지 다양한 책들이 나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 “아빠 그거 *튜브에도 다 나와 있거든요.”라고 말하려고 했지. 맞아. *튜브에도 있어. *튜브의 장점은 동영상으로 내용을 볼 수 있으니 신체의 구조를 3차원으로 볼 수도 있고, 어떤 수술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 질병이 생기는 과정 등도 그림, 그래픽이나 동영상으로 볼 수 있으니 나름대로 뛰어난 장점이 있어. 혼자서 이리저리 공부를 해보고 또 모르는 게 생기면 병원을 다니다가 친절하게 설명을 잘 해주시는 선생님을 만나거든 여쭤봐. 평소 궁금한 점들도 물어보고 배우고. 체계적인 이론에 풍부한 현장 경험까지 갖춘 분이 친절히 알려주신다면 아주 좋은 선생님이 되시지 않겠니? 

 하윤이의 생명과 건강이 달린 문제야. 쉽진 않겠지만 의료 분야도 알려고만 한다면 알고 싶은 정보는 충분히 잘 정리되어 있으니까, 스스로 공부해서 현명하고도, 적정한 의료소비를 할 수 있도록 해라.      


◎분야별로 잘 맞는 병원(선생님)을 선택해서 긴 시간 이용해라.
  환자분들을 진찰하고 상담을 하다 보면, 어떤 분들은 잔뜩 경계심을 가지고 이 사람이 진짜 실력은 있는 건지, 나한테 뭐 비싼 치료를 받게 하거나 약을 사도록 하려고 꾀는 것은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분이 있는가 하면, 어떤 분들은 정말 오래 전부터 알고지낸 사이처럼 처음 만남부터 마음을 터놓고 본인이 하고 싶은 얘기도 하고 아빠의 얘기를 관심을 가지고 들어 주는 분들도 있단다. 그런 분들 중에 간혹 ‘저 선생님하고 잘 맞는 것 같아요!’라고 말씀해 주시는 분들이 있어. 어떤 분들은 치료를 받고 나가시면서 얘기하시는 분들도 있고, 간호사 선생님한테 살짝 말씀해주시는 분들도 계시고. 이 순간을 아빠는 ‘낫기로 결정하는 순간’이 아닐까 생각해봤어. 물론 의학적이거나 과학적 표현은 아닌데, 보통 아파서 병원은 찾아오는 분들은 편치 않은 몸을 이끌고 몸소 찾아와야 하고, 또 일부러 치료를 받기 위해 없는 시간을 쪼개서 와야 하고, 또 치료비도 지불해야 하니까 치료와 서비스가 아주 나쁘지 않으면 웬만하면 좋아졌으면 하는, 좋아졌을 거라고 믿고 싶은 마음이 있을 거야. 그런데 아빠도 환자로서 병원을 다녀보면 정말 괜찮은 선생님이 있는가 하면 퉁명스럽고 아무런 설명도 해주지 않는 불친절한 선생님도 계시잖니. 근데 이게 사람이라는 게 서로 맞는 게 있어서 괜찮다 싶은 선생님께 치료를 받으면 뭔가 몸이 한결 좋아진 듯한 느낌이 들잖니. 그래서 어떤 선생님이 자기와 맞는다고 생각하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오늘 치료받고 나면 좋아지겠구나 예상을 하고 결과적으로도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지 않을까 생각해. 하윤이도 살면서 이런저런 일로 병원을 다닐 일이 있다면 선생님들의 말과 행동을 유심히 살펴보고 하윤이와 잘 맞는 선생님들을 분야 별로 알아 두고 이용하면 훨씬 마음도 편하고 도움이 될 거야.

 그리고 이사를 가지 않고 한 곳에 산다면 계속 가던 곳을 가서 그 선생님이 하윤이의 몸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으면 더 도움이 될 것 같아. 체질은 어떻고, 성격은 어떻고, 언제 어떤 병을 앓았었고, 부모님의 체질은 어떠한지 등등 어떤 사람에 대해 더 많이 알수록 그 사람의 신체와 질환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 특히 대기표를 받고 환자들이 줄지어 자신을 기다리고 있어서 진료상담을 빨리빨리 해 치워야(?)만 하는 선생님을 만나서 3분만에 너의 건강문제가 뭔지 알아봐 달라고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거라 생각해. (중한 병이어서 그 분야에서 몇 안 되는 권위자를 만나야만 하는 어쩔 수 없는 경우는 제외하고) 

 병원, 한의원, 치과, 산부인과 등 꼭 다녀야만 하는 병원들의 경우 좋다고 하는 곳을 이곳저곳 다녀보다가 정말 괜찮다 싶은 곳이 생기면, 오랜 시간 다녀서 그 선생님이 하윤의 몸에 대해 더 잘 아실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제공하는 게 좋을 거 같아.  

 한의원은 어디, 치과는 어디, 산부인과는 어디 어느 선생님. 좋은 분을 잘 골라보고, 문제  없으면 오랜 기간 치료를 받아 보도록 해 알겠지.     


◎이(치아)와 눈을 소중하게 생각해라.

 “아빠 저 얼음 하나만 먹어도 돼요?” 

 “아까 먹었잖아 임마!”

 “그럼 먹지는 않고, 그냥 좀 빨아먹다가 뱉을게요.”

 귀여운 녀석. 더운 날이나 목마를 때 하윤이는 얼음 먹는 걸 참 좋아하지. 그 차갑고 딱딱한 것을 우적우적 씹어서 심지어 엄청 빨리도 먹더구나. 아빠가 보면 그 찬 것을 먹는 데도 시리지 않은 이가 부럽기도 하고, 저러면 이가 빨리 나빠지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혹시 찬 거 너무 많이 먹어서 배탈이 나지 않을까 우려도 되고, 아빠 혼자 마음이 바빠. ‘하윤이의 귀중한 몸을 아껴 써야 할 텐데.’ 예전에 엄마아빠의 엄마아빠도 그런 종류의 말씀을 많이 하셨던 것 같은데 너와 마찬가지로 아빠도 어릴 때는 왜 저런 말씀을 하시나 고개 한번 갸웃하고 막 살아 왔단다. 그렇게 살아오다가 어느 날 몸이 예전 같지 않다고 느끼는 순간, 아 우리 몸 여러 부분 중에 의외로 생각보다 빨리 그 기능이 약해지는 곳들이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되었단다.

 이도 그런 것 중에 하나야. 우리가 많이 본 ‘이가x’광고를 보면 할아버지, 할머니, 중년의 남녀들이 나와서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하는 문구가 나오잖니. 아빠는 그 문구가 참 마음에 와 닿아. 나이 먹고 경치 좋은 곳에 가서 그 아름다운 경관을 실컷 구경한 후에는 으레 그 동네의 맛집을 찾아가게 되지 않겠니. 이채롭기도 하고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차려놓고 씹고, 뜯으면서 맛을 보고 여행도 인생도 즐기고 싶은데 그걸 할 수 없다면 어떻겠니. 경치구경도 하고 선물도 사고 다 할 수 있는데 음식은 흐물흐물한 것만 골라 먹어야 한다면 슬프지 않겠니. 치아는 타고 나는 게 커서 관리하는 것으로 한계가 있다는 분들도 있다만, 좋든 나쁘든 암튼 타고 난 이를 잘 관리해서 오래오래 잘 써야 되지 않겠니?

 

 ☞ 칫솔질이 기본.  하루 3번, 식후 3분 이내, 3분간. 

    (엄마는 외국에서는 2번만 하고, 우리나라가 유독 과하게 많이 한다고 2번이 적당하다고 주장하시지만)  

 ☞ 치과에 가서 정기적으로 관리를 받고,

 ☞ 너무 뜨거운 거, 너무 찬 거, 치아를 부식시키는 거, 너무 단거 많이 먹지 말고,

 ☞ 너무 장기간 무리하게 일해서 잇몸이 들뜨거나 이가 아파지게 하지 마라. 아빠는 20대 후반에 한번 

    6개월을 무리하게 일하고서 이가 전체적으로 아주 안 좋아진 적이 있어. 


 지금 하윤이는 멀리 있는 글씨 잔글씨도 너무 잘 보이지. 그런데 대개 40대 중반을 기준으로 노안이 오기 시작해. 나이를 먹어서 가까이 있는 것, 작은 것을 잘 보지 못하게 되는 일종의 눈 기능의 노화인 셈이지. 지난번에 현관문 초인종 건전지를 교체하려고 작은 나사못을 하나 빼다가 놓쳐서 바닥에 떨어뜨렸는데 아빠는 아무리 눈을 크게 뜨고 찾으려고 해도 도저히 찾을 수가 없어서 하는 수없이 손바닥으로 현관문 앞바닥을 한참동안 더듬더듬 하고 있었는데 하윤이가 나와서 “아빠 뭐하세요?”, “응. 작은 나사못을 떨어뜨려서 찾고 있어.”했더니 하윤이가 그냥 한눈에 “여기 있네요.” 하면서 나사못을 찾아줬잖니. 평상시에 상품 설명서나 제품 뒤에 붙은 라벨에 쓰여 있는 작은 글씨도 하윤이가 눈이 어두운 엄아아빠에게 읽어주는 일은 셀 수도 없지. 엄마아빠도 할아버지할머니도 그렇게 눈이 금방 안보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하윤이도 자연을 거스르기는 어려울 거야. 그러니까 좋을 때 미리미리 아껴서 쓰자. 


 ☞ 쉬지 않고 연속해서 너무 오랜 시간동안 보지 말고,
 ☞ 어두운 곳에서 보지 말고,

 ☞ 너무 작은 글씨로 된 거 보지 말고, 

 ☞ 자동차처럼 흔들리는 곳에서 보지 말고,

 ☞ 너무 가까이서 보지 말고,

 ☞ 스마트폰 많이 보지 마라.

  

 특히 스마트폰은 주의해야 해. 이건 글씨도 너무 작고, 너무 밝으면서, 주로 너무 가까이 보게 되고, 고개를 숙인 좋지 않은 자세에서 보게 되고, 대개 너무 오랜 시간 보게 되어서 정신적인 문제를 제외하고도 신체와 

특히 눈에 매우 좋지 않다고 생각해. 

 눈도 너무 잘 보이고, 이도 아무 문제없다고? 너 나이 때는 아빠도 그랬어. 좋을 때 아껴 쓰면 더 오래 잘 쓸 수 있어. 조금만 더 아껴 쓰는 습관을 들여 볼까?      


◎건강에 유의하되, 너무 집착하지는 말자.

 법정스님이 쓰신 『무소유』라는 책 속에 있는 일화 하나를 소개할게.


 나는 지난해 여름까지 난초 두 분을 정성스레, 정말 정성을 다해 길렀었다. 3년 전 거처를 지금의 다래헌으로 옮겨왔을 때 어떤 스님이 우리 방으로 보내준 것이다. 혼자 사는 거처라 살아 있는 생물이라고는 나하고 그 애들뿐이었다. 그 애들을 위해 관계서적을 구해다 읽었고, 그 애들의 건강을 위해 하이포넥슨가 하는 비료를 바다 건너가는 친지들에게 부탁하여 구해오기도 했었다. 여름철이면 서늘한 그늘을 찾아 자리를 옮겨주어야 했고, 겨울에는 필요 이상으로 실내 온도를 높이곤 했다. 이런 정성을 일찍이 부모에게 바쳤더라면 아마 효자 소리를 듣고도 남았을 것이다.

 애지중지 가꾼 보람으로 이른 봄이면 은은한 향기와 함께 연둣빛 꽃을 피워 나를 설레게 했고, 잎은 초승달처럼 항시 청청했었다. 우리 다래헌을 찾아온 사람마다 싱싱한 난을 보고 한결같이 좋아라 했다.

 지난해 여름 장마가 갠 어느 날 봉선사로 운허노사를 뵈러 간 일이 있었다. 한낮이 되자 장마에 갇혔던 햇볕이 눈부시게 쏟아져 내리고 앞 개울물 소리에 어울려 숲속에서는 매미들이 있는 대로 목청을 돋우었다.

 아차! 이때에야 문득 생각이 난 것이다. 난초를 뜰에 내놓은 채 온 것이다. 모처럼 보인 찬란한 햇볕이 돌연 원망스러워졌다. 뜨거운 햇볕에 늘어져 있을 난초 잎이 눈에 아른거려 더 지체할 수가 없었다. 허둥지둥 그 길로 돌아왔다. 아니나 다를까, 잎은 축 늘어져 있었다. 안타까워 안타까워하며 샘물을 길어다 축여주고 했더니 겨우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어딘지 생생한 기운이 빠져버린 것 같았다.

 나는 이때 온몸으로 그리고 마음속으로 절절히 느끼게 되었다. 집착이 괴로움인 것을. 그렇다. 나는 난초에게 너무 집념해버린 것이다. 이 집착에서 벗어나야겠다고 결심했다. 난을 가꾸면서는 산철에도 나그네 길을 떠나지 못한 채 꼼짝 못 하고 말았다. 밖에 볼일이 있어 잠시 방을 비울 때면 환기가 되도록 들창문을 조금 열어놓아야 했고, 분을 내놓은 채 나가다가 뒤미처 생각하고는 되돌아와 들여놓고 나간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것은 정말 지독한 집착이었다. 며칠 후, 난초처럼 말이 없는 친구가 놀러왔기에 선뜻 그의 품에 분을 안겨주었다. 비로소 나는 얽매임에서 벗어난 것이다. 날듯 홀가분한 해방감. 3년 가까이 함께 지낸 '유정'을 떠나보냈는데도 서운하고 허전함보다 홀가분한 마음이 앞섰다. 이때부터 나는 하루 한 가지씩 버려야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했다. 난을 통해 무소유의 의미 같은 걸 터득하게 됐다고나 할까.     


 당뇨병이 있는 사람에게 당뇨를 잘 관리해서 더 건강해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휴대용 혈당측정기를 선물해 드리면,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혈당을 체크할 수 있으니 그 사람이 더 건강해질까? 더 행복해질까?  푸짐하게 차려진 음식을 앞에 두고도 이 음식은 혈당이 얼마나 오를까 저 음식은 혈당이 얼마나 오를까 저울질 하며 젓가락을 뻗을까 말까 주저하게 될 것 같고, 어쩌다 음식을 맛있게 먹고 난 후에도 혈당이 많이 오르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즐겁게 식사를 마치고 난 뒷맛이 좋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고, 누군가 애정의 표시로 사탕이나 과자를 건넬 때도 선뜻 손바닥을 내밀기 쉽지 않을 거 같아. 또 건강한 생활습관을 만든다고 하나둘씩 금기사항을 추가하다 보면 어떻게 될까. 조미료가 몸에 좋지 않다고 하니 밖에 나가서 마음 놓고 외식을 하기도 어려울 테고, 집에서도 입맛에 딱 맞게 하기 보다는 좀 싱겁게 먹어야겠지. 봄에는 황사가 심하니까 외출을 할 수 없고, 여름에는 자외선이 심하니 피부노화가 우려되어서 나갈 수 없고, 가을에는 환절기라 일교차가 심해 조심해야 하고, 겨울에는 추운 날 운동을 하면 관절에 좋지 않으니 할 수가 없고, 많은 사람이 모인 곳은 호흡기 질환이 우려되니 갈 수가 없고 말이야. 마음 놓고 할 수 있는 일이 통 없을 것도 같아. 
  의료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의료보험 제도를 통해 전국민에 대한 정기 건강검진이 시행되면서 갈수록 더 많은 사람이 더 자주 건강진단을 받는 시대가 되었어. 사람들이 더 많은 병에 대해 알게 되고, 더 많은 검사 방법을 알게 되고, 더 많은 검사항목과 수치들을 암기하게 되었지.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식욕부진, 만성피로증후군, 공황장애와 같이 예전에는 없었던 병, 즉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던 것들이 모두 의료의 대상이 되는 (이것을 ‘의료화’라고 부른다고 해. 자세한 내용은 피터 콘래드의 『어쩌다 우리는 환자가 되었나』를 참고해봐.) 시대가 되어서 아빠 생각에는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은 과거보다 더 많은 종류의 질환에 걸릴 위험이 있다고 경고를 받게 되고, 더 많은 질병에 걸린 것으로 진단되고, 그에 따라 더 많은 약을 먹게 되지 않을까 싶어. 
  건강염려증이 있는 분들을 간혹 만나게 돼. 조금만 이상하면 병원으로 달려가서 의사와 상담하고 검사받고 치료하고, 수시로 몸의 이상 증상이 없는지 살펴 이것이 이상 징후가 아닌가, 저것이 병의 전조가 아닌가 하고 매순간 걱정 속에 사는 사람들이 있어. 이 분들은 계속 검사를 받고 치료를 받으니 검사 수치와 몸의 상태 상으로는 다른 사람들보다 건강할 수도 있을 것 같아. 하지만 이런 분들이 스스로의 몸이 남보다 더 건강하다고 느끼고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을까? 마음속도 평안하고 행복할까?
  스님이 하신 말씀도 같은 맥락이었을 거 같아. 너무 염려해서 지나치게 돌보려 하면 오히려 그것이 집착이 되고, 거기에 너무 얽매이게 되어서 의도한 바와 달리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잃게 되는 점 말이야. 아빠가 새로 산 책의 제목이 흥미로운데 『적당히 건강하라.』야. 생의 마지막 날까지 무슨 병에 걸리지 않을까 불안에 떨며 하루하루를 매사에 조심하면서 사는 삶을 살 것인지, 필요할 때는 잘 들여다보아야겠지만 완벽한 게 아니지만 적당히 건강하면 어떤가 생각하면서 평상시에는 염려는 좀 접어두고 삶의 즐거움과 여유도 좀 느끼면서 사는 삶은 어떨지 한번 생각해 볼 문제야. 

 건강에 대해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되, 너무 집착하지는 말자.          



2. 건강 을 마무리하며

 여기 나오는 얘기를 다 지키고 살면서 주변 친구들한테 너희들도 이렇게 하면 좋을 거라고 얘기하면 아마 친구들이 “쟤는 꼭 말하는 거랑, 행동하는 게 할머니 같아.” 라고 할 거 같아.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왜 그렇게 말씀하실까? 그 연세까지 살아보시니 ‘아 그때 그렇게 했으면 좋았을 걸’하고 후회가 되는 점들을 자손들이라도 나중에 후회하지 않게 하려고 말씀해주시는 것 아닐까? 아빠도 그런 말씀을 듣고 자랐는데 그때는 아빠도 하윤이처럼 어려서 그 말씀의 귀중함을 잘 몰랐는데 ‘그때 해주신 말씀이 이런 뜻에서 하신 말씀이었구나.’하는 것을 지금에야 깨닫게 되었어. 그런 것들을 말로만 하면 하윤이도 역시 흘려듣거나 잊기 쉽겠다 싶어서 글로라도 남겨주면 한번이라도 더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한번 적어봤어. 할아버지는 ‘어른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 속담을 자주 말씀하셨어. 너 떡 좋아하니까 시시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가끔씩 한번 읽어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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