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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담 Nov 07. 2023

학교 그만 다니는 게 어때? <4>

영재교육은 지금도 진행 중

학교를 그만둔 아들과 딸은 날개를 달았다. 열여덟, 빛나는 청춘의 시작이었다. 넘치는 에너지와 무한한 꿈의 날개를 펴지 못하고 움츠려 있던 청춘의 시간을 10대의 끝자락에서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시간과 공간, 제도와 인식의 틀을 벗어던지고 온전히 자기 주도적 삶의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아들은 지역의 무형문화재 선생님들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등록하고 다양한 체험을 했다. 만들고 싶은 걸 만들고 갈 수 있는 곳에 언제든 갈 수 있었다. 검정고시는 알아서 준비할 테니 지켜만 봐달라고 큰소리쳤다. 속는 셈 치고 그러라고 했다. 한다면 하는 모습을 보여 줬던 아들이었기에 기다렸다. 게임도 즐겼고 기타도 꾸준히 쳤다.


딸은 자퇴한 바로 다음날부터 아르바이트를 했다. 꿈이 있었다. 하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도 많았다. 이 모든 걸 스스로 해내고 싶어 했다. 일하는 동안 가게 주인과 프랜차이즈 본사 직원으로부터 여러 능력을 인정받았다. 가게를 찾는 손님들로부터 칭찬을 듬뿍 들었다. 돈을 모아 유럽여행을 떠날 생각에 힘든 줄 모르고 즐겁게 일했다. 틈나는 대로 이곳저곳을 함께 다니는 시간은 소중했다. 늦은 밤부터 새벽까지 열리는 유럽 프로 축구리그를 마음껏 볼 수 있는 자유도 누렸다.


울타리를 벗어난 아들과 딸의 세상에 대한 생각은 넓고 깊어져 갔다. 미래를 위한 계획엔 거침이 없었다. 신비한 세상이 열렸다. 온전히 누릴 순 없지만 언제든 누릴 수 있기에 힘이 솟고 열정이 넘쳤다. 내일로 가는 길에 당당하고 거침이 없었다. 속내를 다 내보이진 않았지만 갈등과 번민의 시간도 무시로 찾아들었을 것이다. 

충분히 사유하고 질문하며 대화하는 시간 속에서 스스로 단단해지며 알차게 영글어 갔다.


아들, 딸이 영재가 되기를 바라는 항목은 딱 두 가지다. 

'인성 영재'와 '사회성 영재'다. 사람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적인 품성과 인격, 됨됨이를 제대로 갖추는 사람이 되는 인성 영재, 다양한 사람들과 원활하게 상호작용하며 선한 영향력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 형성을 위한 능력을 갖춘 사회성 영재가 되기를 바랐다.   


아프고 억울한 사람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위로하고 안아 줄 수 있는 마음이면 된다. 약한 사람이나 많이 가지지 못한 사람을 업신여기지 않고 용기를 북돋아 줄 수 있는 너그러움이면 된다. 더불어 사는 삶, 함께 사는 세상의 가치 실현을 위해 진실과 정의의 편에서 당당히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민주시민이면 된다. 


아들, 딸은 지금도 영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직 설익고 투박한 청춘의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바른 인성과 사회성을 기르기 위한 시간들은 넉넉하고 배경은 풍부하다.


아들과 딸은 검정고시를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했다.

온전히 자신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또 다른 여정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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