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여정 2권 시작 / 4장 아보의 이단 추적대
장편소설 빛의 여정 2권 시작 그리고 31화 / 4장 아보의 이단 추적대
"아보의 형제들", 아보 교단의 정식 명칭이다. 아보의 형제들은 아보테 왕국의 국교로써 그 위상이 다른 부족 그리고 국가의 종교와는 차원이 다른 권위를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자체적으로 군사력을 가지고 있었고 자체적으로 자급자족하는 보호령이라는, 타 지역과 민족의 선교 거점을 확보하는 독점적이며, 정치적인 식민통치 기관도 확보하고 있었다. 아보의 형제들이 직접적으로 다스리는 지역은 광신적으로 유명했고, 그 선두에 악명높은 무장단체가 있었으니 이들이 바로 아보의 이단 추적대였다.
아보의 이단 추적대의 사고방식은 굉장히 단순했다. 상대방이 아보를 믿느냐, 믿지 않느냐 그리고 아보의 형제들에 속했느냐, 속하지 않았느냐. 이 2가지 의문에 하나라도 걸린다면 대부분 추적을 면치 못했다. 지도에 펼쳐진 아보테 왕국의 드넓은 영토는 정복전쟁 외에도 이들 아보의 이단추적대가 기여한 바가 컸다. 이단 추적대의 눈에 벗어날 수 있는 자들은 극히 드물었다. 전설에 따르면 대륙 최북단 절망의 산맥으로 도망친 단 한 명을 쫓기 위해서 이단 추적대 대부분이 동원 될 정도로 끝까지 추척해냈단 이야기와 함께 그 한 명의 목이 쟁반에 받져진 채 교단에 보고되었다고 한다. 추적대는 알려진 전설을 일부러 전파하는 지 즐기는 듯 하였고 실제로 보호령 통치에 용이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네이즈는 보호령에 도착하기 전에 일행 24명 전원에게 운명 공동체임을 상기시켰다. 임무를 위해 출발한 지 얼마 안된 시점에서 일행 중 6명이 핏빛 늑대에게 목숨을 잃은 사실과 본국으로 돌아가 행여 정치적 부담과 풍문으로 뻔히 증폭시킬 데센과 7명의 사제들을 동굴에 몰아넣고 참살한 사건 등은 서로 입을 맞춰야 했다.
"만약 어기면 우리 모두 죽는 거고, 그 전에 앞서 어긴 놈은 우리 모두가 가족에서부터 얼굴이라도 마주친 사람 모두 잡아서 산 채로 가죽을 벗길거야 알아들었나?"
잔인한 협박에 누구 하나 배신을 저지를 사람은 없어보였다. 더군다나 이들 모두 방관했거나 참여했기 때문에. 호위대장 제론이 먼저 고개를 숙이자 나머지 22명도 네이즈를 향해 고개를 숙이며 충성을 맹세 했다.
그보다 더욱 잔인한 이단 추적대 앞에선 어린 사슴과 같은 모습으로 보고를 하는 네이즈는 토씨 하나 안 틀리고 안장 위에서 혹은 자기 전 무렵까지 달달 외웠던 대사를 읆으며 자신들의 무고함을 고했다. 이단 추적대 간부들은 불씨 운반자의 안쓰러움에 전혀 공감을 해주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그 너머의 무언가를 의심하는 눈초리였지만 끝까지 표정을 유지하는 네이즈는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다. 추적대 본부에서 나오던 그는 현기증이 몰려왔고 급히 찾아오는 허기를 채우기 위해 어서 자리를 떠나야 했다. 눈 하나 깜빡하지 않던 제론도 추적대 앞에서는 입이 자꾸 말라서 혀를 계속 내밀어야 했다. 함정 질문도 무사히 마치고서야 그는 자신의 자리로 되돌아갔다.
최근의 소식은 이단 추적대가 신경이 곤두서는 정보들로 가득했다. 북쪽 왕국의 동토가 더욱 얼어 붙는 바람에 왕국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며, 바슬라와 아나티리캄 그리고 헤르논과 크리넬에 이르기 까지 밀려오는 피난민들이 본래의 종교를 유지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점이였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제친 가장 우선적인 소식은, 네이즈의 보고였다. 네이즈가 크리넬에서의 활동과 함께 계약위반 건을 보고하자 외교적인 문제가 가시화되었고 화룡점정으로 조각을 잃어버렸다는 극소수의 인원들에게 보고된 첩보는 추적대의 활동 반경에 우선순위를 변경해야 했다. 이제 그들은 남의 집 안방에서 몰래 기도 드리던 사람들을 체포해서 산 채로 묻어버리는 것보다 "로이딘 빅혼"이라는 인물과 2명의 동반자를 "추적"해야하는 임무를 완수해야했다. 추적대원들에게 서신이 전달되었다.
"질서와 순리, 운명과 자연의 통치자인 아보를 찬양 할 지어다. 고삐를 단단히 부여잡고 아보의 대행자이신 국왕 폐하가 친히 수여하신 조각을 반드시 되찾는 것. 그것이 우리의 사명이고 현재 목숨을 기꺼이 바쳐서라도 해내야 할 찬양의 임무인 것이다." - 아보의 이단 추적대장 파사니만의 서신
원인을 제공한 크리넬에게는 가혹한 댓가가 이어졌다. 절반의 조공은 계약 위반으로 물 건너 간 지 오래였고 기존의 조공 그리고 거기에 더해 절반의 조공을 더한 1.5배의 물량을 요구한 것이다. 소심한 아르한이 아비인 크리네스 4세 앞에서 일생동안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화를 낸 것은 이례적이었다. 아르한의 책임감도 한몫했지만 자기가 직접 나서서 루민과 사유타 부족을 설득해야 했기 때문이다.
"미친 거 아닙니까? 지들이 잘못 해놓고 우리보고 내놓으라니요! 아니 아버지.."
이마가 지끈 거리는지 머리를 만지는 크리네스 4세는 아르한과 귀족들에 성토에도 침묵하고 있었다.
"이걸 그대로 이야기 했다간, 몇일 간 만신전까지 함께 해주던 다른 부족민들의 노고와 더불어 부담이 커집니다. 통나무 회의까지 들먹일 수 있습니다. 장로님"
한 귀족이 조언했다.
눈을 지그시 감는 크리네스 4세가 계속 침묵을 유지하자 떠들던 사람들의 목소리가 점차 줄여져만 갔다. 모두가 조용해진 때에 그는 눈을 다시 떴다.
"이야기들 다 했나?"
크리네스 4세가 조용히 묻자 사람들이 당황해 했다.
"얼어죽거나, 받아들이거나. 둘 중 하나야"
족장이자 장로의 마지막 대답은 이윽고 모두의 결정이 되었다.
32화에서 계속...
"때가 차매 그 빛이 다시 솟아나리라"
(매주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