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빛의 여정 45화 / 5장 전투 수도원
장편소설 빛의 여정 45화 / 5장 전투 수도원
며칠 후 이단 추적대장 파사니만은 바슬라와 크리넬로 파견된 파견대 2부대를 모두 다시 불러 들였다.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아나티리캄의 본부는 또 한번 분위기가 뒤숭숭 해졌다. 파사니만이 격노를 했지만 어찌 할 방법은 없었다. 헤르논으로 파견된 인원 모두가 싸그리 죽거나 "사라졌기 때문이다".
급히 헤르논으로 검은 비둘기를 이용하여 서신을 보내서 마지막 행방을 목격했던 사제들 몇 명을 불러들였지만 그들도 알 턱이 없었다. 심지어 추적대와 같이 동행했던 마부도 귀환하지 않고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사망자가 왜 9명이냐는 것이다. 목격자들도 그렇고 분명히 파견대는 10명이었는데 왜 시신은 9명이었는지가 답답함을 가중시켰다. 시체를 정리한 아보의 형제들 신도들과 사제들이 보건 대 사라진 이는 뺨에 세로로 상처가 나 있던 메스머인 듯했다. 메스머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왼편에 있던 장교가 입을 뗐다.
"대장님, 메스머가 마법을 쓸 수 있었지 않았습니까? 거기 대원들 중 유일하게..."
파사니만이 말을 잘랐다.
"알아 안다고, 근데 지금 이 순간에도 왜 귀환을 하지 않고 있는 거지? 적어도 아군과 접촉이라도 해야 할 것 아닌가?"
파사니만은 메스머가 추적대원들 중에 마법을 배우고 익힌 몇 없는 대원임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죽기 일보 직전에 9명과 달리 자신을 보호 할 수 있는 마법을 부려 살아남았으리라 추측하고 있었다. 파사니만이 누가 듣던 말던 혼잣말을 되뇌이고 있었다.
"그 자식이 뭔가 꿍꿍이라도 있는 모양인가?..."
한편 메스머는 베일런의 집안에서 모든 것이 자기에게로 무너질 무렵, 장막을 자신의 머리에 씌워 죽음을 피해갈 수 있었다. 그렇지 못한 9명의 동료들은 위에서 떨어지는 서까래와 기둥 그리고 지붕을 감당할 수 없었다. 그들은 순식간에 잔해로 덮혀져 버렸다. 메스머는 계속 무너지는 작은 잔해들까지는 보호받을 수 없어 부상을 당해야만 했다. 마치 산사태에 갇힌 계곡이 되어버린 듯 한 이곳에서 몸부림치던 그는 엎드린 채 기어가다 간신히 오른 손을 잔해 밖 땅에 뻗었다. 허나 움직임이 둔했고 곧 있으면 굉음을 들은 경비대가 도착할 예정이라 가망이 없어보였다. 그런데 그의 손을 누군가가 두 손으로 잡아 힘껏 끌어 당겼다.
메스머는 의식을 반쯤 잃었으나 탈출기회를 놓치지 않고자 안간힘을 쓰며 나오려 했다. 끙끙 대는 소리를 내며 바깥에선 메스머를 끌어 당겼다. 메스머의 머리가 잔해 안쪽에서 지상 밖으로 나왔다. 이윽고 그의 상체가 나오며 두 팔과 함께 나오게 되었다. 이번에는 누군가의 두 손이 메스머의 등 옷자락을 잡아 끌었다. 메스머는 순순히 그 손길에 자신을 내주었다. 뒤에선 잔해들이 서로 부딪히며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일대는 올라온 먼지들로 가득 메웠다. 메스머가 자신의 두 팔로 땅을 잡고 하반신을 꺼내려 하자, 누군가의 두 손이 마침내 그의 온 몸을 베일런의 무너진 집에서 건져냈다.
엎드렸던 메스머가 숨을 고르기 위해 몸을 돌려 하늘을 향해 누웠다. 그는 위를 바라보았고 자신을 구한 두 손의 주인을 보게 되었는 데 익숙한 얼굴이었다. 헤르논까지 오는 동안 그토록 멍청하고 눈치없다 생각한, 추적대원들을 싣고 데리고 왔던 마부였던 것이다. 마부는 누워있을 시간도 아까운 지 그를 일으켜 세우려 했다. 마부가 말했다.
"이곳을 빠져나가야 합니다. 경비대가 오고 있어요! 마차에 타십시오 얼른"
메스머가 그에게 어깨동무하며 반쯤 질질 끌려가다가 마차에 짐짝처럼 실렸다. 마부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서 기다렸던 두 마리의 말에게 재촉 해 달리게 했다. 메스머는 하늘이 노래졌고 생각도 별로 없는 채로 누워있다가 점차 눈이 감기며 의식을 잃었다.
마차는 북쪽으로 달렸다. 밤이 되고 달이 뜬 그때에도 말들은 쉼 없이 계속 달렸다. 마부는 살짝 돌아보며 메스머를 살폈다. 메스머는 열이 있는 듯 땀을 흘렸고 사경을 헤매는 듯 했다. 몇 시간 전만 해도 10명 모두 꽉 찼던 마차에는 이제 메스머가 온전하지 못한 채로 독차지 하고 있었다.
한편, 크리넬의 크리네스 마을에선 과거 루네의 사냥꾼 동료들이 이제는 루네를 사냥하기 위해서 모인 채 크리네스 4세의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크리네스 4세가 연병장에 집합한 그들을 둘러보다가 입을 뗐다.
"크리넬로 오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줄 아는가?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왔다가 또 수많은 사람들이 다시 다른 곳으로 가거나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키기도 하지. 자네들의 친구들이였던 로이딘, 시테온, 루네. 또래 사이에서 친하지는 않았더라도 한번 쯤 보거나 대화를 하며, 숙소에서 마주친 적이 있었겠지. 자, 이제 동료였지만 적이 되어버린 그들은 우리 공동체에 엄청난 부담감이 되었다. 아보테는 그것을 인질 삼아 우리에게 협박하고 있다. 우리는 불씨 운반자의 물건을 가지고 튀어버린 로이딘과 그 친구들을 잡아 와야 한다. 필요하다면 죽여서라도."
루네가 비어 있는 크리네스 사냥꾼들은 이제 옛 동료들을 추적하기 위해 나섰다. 이 중엔 활을 잘 다루는 크리네스의 경비병들도 합류해서 힘을 더했다. 크리네스에서 출발하여 대륙 끝까지 쫓아가게 될 것이다. 조각을 되찾아야만 크리넬 공동체는 부담이 가중된 조공에 해방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다시 아보테와의 관계도 회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게 이그네움 확보를 위해서라면.
46화에서 계속...
"때가 차매 그 빛이 다시 솟아나리라"
(매주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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