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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동 김종남 Jun 19. 2024

'한 말씀'새기며 걷고 있나요?

내 인생길 인도하는 평생 화두 '어리석은 아이'

“ 1971년도 신춘문예 당선되어 만난

  박목월 선생이 하신

  섭섭한 말씀 


  나 군서울 같은 데는 올라올 생각 아예 말고

  시골서 시나 열심히 쓰게

  그 말씀이 내 시인의 길이 되었다. ”

                                < 섭섭한 말씀 나태주 >

   

   

풀꽃 시인, 나태주는 자신을 시인의 길로 인도했던 박목월(1915~1978) 선생의 ‘한 말씀’을 그의 52권째 시집 <오늘도 나는 집으로 간다>에서 운문으로 읊는다. 나태주는 1945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나 19살부터 43년간 교직 생활을 하며, 시집 52권 등 190여 권의 책을 냈다.  

    

나에게도 평생 화두가 된 ‘한 말씀’이 있다. 기자 시절, ‘남종화의 대가’ 아산 조방원(1926~2014)선생이 현동(玄童)이란 호를 주시면서 “현(玄)은 검다는 뜻만 있는 게 아니다. 어리석다는 뜻도 있다. 어리석은 아이의 심정을 잃지 말고 세상을 살아라‘고 말씀하셨다. 젊은 시절에는 잊어버렸던 '한 말씀'이다.    

 

육성이 아닌, 책에서 만난 ‘한 말씀’도 있다. 2004년 5월 <틱낫한 스님의 금강경>을 읽을 때였다. 스님은 머리말에서 “이 말씀이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길을 걷고, 사람을 만나는 일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자신에게 하라고 말씀했다. ‘부처님의 가르침이라도 자신의 삶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는 물음이었다.    

  

아파트 안 흙길을 어린 아이처럼 맨발로 걸으며 '한 말씀'을 되새긴다. 내 글은 밥 먹고 길 걷는데 한 모금 샘물, 한 줌의 바람이 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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