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가을 기다림

by 두움큼

최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이제 겨울이 시작이구나 하면서도 마음은 아직 니트를 꺼내 입기에는 이른 것 같아 그대로 간절기 외투를 걸친다.


내 마음은 지나 간 계절을 보내 주는 일도,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는 일도 더디다.


흙도 쩍쩍 얼어붙고 온몸이 덜덜 떨리는 계절.

겨울이 빨리 오고 또 늦게 가는 강원도 쌩 추위를 장장 수개월 보내야 하기에 추위에 약한 나는 몸도, 마음도 걱정이다.


11월은 기다림이 깊어진다.

누군가 올 사람도 없는데 누군가를 기다린다.

나를 찾는 연락이라도 오길 기다린다.

지나간 기회를 아쉬워하다 또 다른 기회가 찾아오길 기다린다.

고개 숙여 인사하는 아이들을 보면 내가 인사를 받아도 되는 사람인지 자문하지 않는 어른이 되길 기다린다.

다 타더라도 한 번은 안고 가야 할 운명적인 사랑을 기다린다.


기다리는 게 외로워서 기다리지 않으려 해도

마음은 막연하게 무언가를 계속 갈망하고 기다린다.


기다린 만큼 실망이 크다거나 기다린 만큼 기쁘다는 말을 하는 것도 기다림은 힘들고 외롭고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지나가는 낙엽도 반가운 가을.

올 사람도 없는데 동구밖으로 마중 나가는 소녀처럼 나는 무엇인지도 모른 채 무엇을 기다린다.


11월은, 가을은 그래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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