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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긴 철학 2

by 강다희

‘만물은 유전한다’ - 헤라클레이토스

근데 나만 연애 못 해.

사랑은 유전 안 됐고, 외로움은 정통 계승됨.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근데 그건 철학이 아니라 가스라이팅임.

월요일을 즐기라는 말에 뺨 때리고 싶어짐.



‘욕망은 무한하다’ - 라캉

그래서 탕후루 먹고 싶어서 나갔는데

지갑 비어서 삼각김밥 먹고 돌아옴.



‘나는 나다’ - 칸트 식 자아관

근데 자아가 너무 많아서

오늘은 나, 내일은 안 나, 모레는 모르겠음.



‘도(道)는 말할 수 없는 것이다’ - 노자

그래서 나도 말 안 함.

연애하자는 말, 입에만 맴돌다 썩음.



‘심연을 들여다보면, 심연도 너를 본다’ - 니체

그래서 거울 봤더니

내 통장 잔고가 나를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자유는 타인의 자유로부터 시작된다’ - 사르트르

근데 타인이 날 차단했어.

그래서 자유 시작도 못 함. 연락도 못 함.



‘진리는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근데 진실을 알게 된 순간,

걘 나만 좋아한 게 아니었음.

그날부로 나는 자유로워졌고, 걔는 차단 당함.



‘시간은 환상이다’ - 아인슈타인

그 말 믿고 5분만 더 잤는데

지각이고, 해고고, 지금은 무직이다.



‘자아는 타자의 시선에 의해 구성된다’ - 사르트르

그래서 인스타에 예쁘게 보정해서 올림.

그 타자가 날 좋아해주길 바라며… #현실은좋아요3개


‘호모 사피엔스는 생각하는 인간이다’

근데 나만 연애하면서 생각함.

걔는 그냥 인간이었고, 난 혼자 사피엔스.



‘이성은 감정을 이겨야 한다’ - 스토아학파

그래서 연락하고 싶어도 참았는데

걔는 이미 다른 사람이랑 커플 사진 올림^^



‘신은 죽었다’ - 니체

나도 믿었는데,

그래서 종교도 끊고, 연애도 끊고, 인생도 끊길 뻔함.



‘절대적 타자’ - 레비나스

걘 진짜 절대적으로 날 몰랐고,

나는 상대적으로 미쳐갔지.



‘마음은 빈 서판이다’ - 로크

근데 너한텐 잉크 번진 낙서 같았나 봐.

날 썼다 지우고, 새 사람 적었지.



‘죽음 앞에서 인간은 평등하다’ - 하이데거

그래, 그래서 나도 죽고 싶었지.

너의 ‘답장 없음’ 앞에서,

우린 모두 평등하게 씹혔다.



‘윤회’ - 불교 철학

그래서 또 사랑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돌고 돌아 다시 널 좋아한 건 나뿐이었음.



‘중용’ - 공자

연락도 너무 많이 하지 말고

무시도 너무 심하게 하지 말라 했는데

너는 극단 그 자체였어. 존나 신남.



‘모든 고통의 근원은 집착이다’ - 불교

그래서 난 집착을 버리려 했고

너는 집착할 가치조차 없었단 걸 이제야 앎.



‘존재란 관계 속에서 드러난다’ - 부버

그래서 너랑 있을 땐 내가 존재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냥… 없어진 느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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