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평정 잘받은 10가지 방법 (#10)

근무평정 '탁월'을 받기 위한 전략적 사고

by 사선에서

누군가 내게 이렇게 묻는다면, “직업군인으로서 좋은 보직도 받고, 진급도 차근차근 하며 보람 있는 군 복무를 가능하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 무엇입니까?” 나는 주저 없이 이렇게 답할 것이다.


“근무평정입니다.”


근무평정은 군 생활의 모든 기반이 된다. 인체에 비유하자면 '척추'와도 같다. 1년 차, 2년 차, 3년 차에 받은 평정은 각각 1번, 2번, 3번 척추뼈와 같다. 하나하나 쌓여야 비로소 똑바로 설 수 있다.


하지만 그중 하나라도 손상되면 바로 설 수 없다. 1번과 3번이 멀쩡해도 2번 디스크가 탈출하면, 통증으로 인해 제대로 걷거나 뛰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근무평정도 마찬가지다. 평정 하나에 찍힌 작은 흠집이 당신의 진급과 보직, 군 경력 전반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육군본부 진급심사에 참여했던 위원들의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근무평정에 적힌 단 한 줄의 부정적 문장이 심사위원의 인식을 편향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공정하게 보려고 해도 ‘평정권자가 오죽했으면 이렇게 적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근무평정은 단지 점수가 아니라, ‘당신이라는 사람’을 상징하는 문서다.


야전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근무평정에서 한 번 긁히면 회복하는 데 최소 3년, 아니면 영영 회복하지 못한다.”


하지만 정작 이렇게 중요한 근무평정에 대해 평상시부터 깊이 있는 관심을 갖고 준비하는 간부는 드물다. 대부분은 4월과 10월, 인사과에서 2차 평정권자(대대장, 여단장, 사단 참모장 등)에게 제출할 참고자료를 요구할 때가 되어서야 서둘러 움직인다. 그때까지도 정식 경로가 아닌 주변에서 돌아다니는 ‘찌라시’ 몇 개를 조합해 제출하며 의무만 다했다고 착각하는 이들도 많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근무평정은 철저하게 1차·2차 평정권자의 관찰과 평가에 의해 기재된다. 당신이 제출한 참고자료는 읽힐 수도 있고, 아예 보지도 않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이미 그들의 머릿속에는 당신의 실제 모습이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핵심은 '평상시'다.


평정권자는 자신이 작성하는 평정이 공정하고 타당하길 바란다. 단순히 평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군을 이끌 인재’를 선발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관찰한다. 이 관찰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진다.


전반기 근무평정 : 관찰은 12월부터 시작된다


4월에 작성되는 전반기 평정은 사실상 12월부터 준비되어야 한다. 많은 2차 평정권자(대대장 이상급 지휘관)는 12월에 새로 부임하며, 동시에 처음 맞이하는 혹한기 훈련을 준비하게 된다.


겨울 훈련은 위험 요소가 많고 낯선 환경에서 병력을 이끌어야 하므로 지휘관의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는 시기다. 이때 지휘관이 가장 필요로 하는 인물은 적극적인 간부다. 임무가 주어졌을 때 피해 다니는 인원과, "제가 하겠습니다!"라고 자원하는 인원은 평정에서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특히 12월~2월은 ‘황금 관찰기’다. 이 시기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은 단순히 평가를 넘어서 지휘관에게 감정적으로 고마운 인상을 남긴다. 그 감정은 평정의 문장으로 그대로 기록된다.


혹한기 훈련이 끝나면 사실상 80%의 평가가 마무리된다. 3월에는 관찰 내용을 검증하고, 4월 초에는 정식으로 평정표가 작성된다. 만약 이 시기에 당신이 두각을 나타냈다면, 당신이 제출한 참고자료는 평가를 뒷받침하는 자료가 된다. 반대로 존재감이 없었다면, 당신의 자료는 읽히지도 않고 분쇄기에 들어갈 수 있다.


후반기 근무평정 : 진짜 경쟁이 시작되다.


전반기 평정 이후 5~10월까지는 상급 부대의 각종 평가, 유격, 전술훈련 등이 연이어진다. 이 역시 2차 평정권자의 입장에서 ‘누가 더 주도적으로 부대 전투력 발전에 기여했는가’를 관찰하는 시간이다.


전반기에는 지휘관도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여유가 없다. 하지만 후반기는 다르다. 이미 조직과 환경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훨씬 정밀하고 냉철한 기준으로 간부들을 평가하게 된다.


그 결과 전반기에 '탁월'을 받았더라도, 후반기에 ‘우수’로 떨어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래서 “칭찬받고 나서가 더 위험한 시기”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만약 6월에 평정권자가 교체되었다면, 후반기 평정 역시 전반기와 같은 방식으로 7~8월 중 관찰이 집중된다. 특히 혹서기 전후의 대대급 전술훈련이 주요 평가 이벤트가 된다.



근무평정 '탁월'을 위한 전략

근무평정은 1년 내내 준비하는 것이다. 4월과 10월은 결과가 반영되는 시기일 뿐이다. 근무평정 이전 3개월이 ‘집중 관찰 구간’이라는 점을 항상 명심하라.


평정권자 교체 직후 첫 번째 훈련에 모든 것을 걸어라. 지휘관이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시기, 적극적인 간부는 큰 존재감과 고마움을 남긴다.


전반기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방심은 금물이다. 정말 잘 받았는지 알 수도 없고, 후반기에는 기준이 더 엄격해지고, 관심과 기대도 달라진다. 평정권자의 관찰에 계속 응답하라.


개인 사고는 모든 것을 무너뜨린다. 음주, 도박, 금전, 성 관련 사고는 평정표에 반드시 기재되며, 절대 회복 불가능하다.


지휘자로서 부하의 사고도 경계하라. 근무평정 시행 전 3개월 이내에 사고가 나면 ‘부대관리를 잘하지 못하는 간부’이라는 이미지가 각인된다. 사고를 막기 위한 평상시 당신의 노력과 관심이 결국 자신의 평정에 영향을 준다.



근무평정은 단순한 문서가 아니다.


그것은 지휘관이 당신에게 보낸 ‘조용한 편지’이며, 당신이 지금까지 어떻게 군 생활을 해왔는지를 담은 정직한 기록이다.


군 생활의 명운은, 결국 근무평정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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