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윤지 Nov 19. 2023

독립을 하게 된 이유

 혼자 살고 싶었다. 이전부터 본가에 내 방이 없다는 사실이 날 불편하게 만들었다. 늘 나만의 공간에서 나에게 집중하고 싶은 꿈을 한편에 넣어 두었다. 올해가 가기 전에 독립을 하고 싶었다. 27살이 되니 정말 이십 대 후반이 된 거 같아서 이때가 아니면 독립하기 어려울 거 같았다.

본격적으로 집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내가 원하는 집이 있을까 하는 걱정과 올해 안에 집을 구할 수 있을까 싶은 의문이 들었다. 자취 유튜브들의 조언으로 내가 원하는 스타일의 방을 올려둔 부동산들을 골랐다. 주방이 분리된 구조의 벽지가 누리끼리하지 않은, 깔끔하고 정돈된 집을 원했다. 총 세 곳의 부동산에 연락을 했고, 두 곳에서 연락이 왔다.



 첫 번째 부동산을 방문했을 땐, 나의 현실에 대해서 깨달았다. 부동산만 가면 집을 쉽게 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설명만 들어도 막막해져서 기가 죽었다. 중개사분은 대출 여부와 구하는 집의 가격을 물어봤다. 내 조건을 말씀드리니 대출이 가능한 집은 세 곳만 남아 있다면서 대출 여부가 정말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해주셨다. 내가 원하는 시세는 지금 가장 많이 찾는 조건이라면서 지금 보는 물건을 다른 사람이 곧바로 살 수 있다는 것도 느끼게 해주셨다. 결국 내가 원하는 장소에서 지하철역으로 두 정거장 떨어진 곳으로 집을 보러 갔다.



 처음 집을 보니 좋은 것들만 눈에 들어왔다. 엘리베이터가 있는 것도 마음에 들었고 4층에 위치해 햇빛이 드는 것이 좋았다. 하지만 겨우 잠만 자는 게 가능해 보이는 방 크기에 많이 실망했고, 다른 집도 이 정도 크기인가? 궁금해졌다. 그럼에도 이 집을 다른 팀이 세 번이나 보고 갔다는 중개사분의 영업에 넘어가 가계약을 하게 됐다.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햇빛이 드는 게 마음에 들어서 가계약까지 했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가 원하는 방이 더 있을까 해서 두 번째 부동산도 방문을 하게 됐다.



 두 번째 부동산은 내가 원하는 지역에 위치한 곳이었다. 이 지역은 대중교통이 다양해서 어딜 가나 편리해 보여서 같아 원하게 됐다. 세 곳의 집을 봤는데 첫 번째 집은 내가 가계약한 집보다 더 평수가 적었다. 방이 적다는 걸 확인하자마자 마음이 떠나갔다. 두 번째 집은 계단은 가파르고 엘리베이터도 없는 게 아쉬웠고, 마지막 집은 새집이어서 좋았지만 반지하인 점이 나를 불편하게 했다. 모든 집들을 가계약한 집 기준으로 보니 다 아쉬웠다. 그렇게 나의 집 찾기 여정은 마무리가 됐다.



 이사할 날이 내일로 다가왔을 때, 나는 승인받은 보증금 대출금을 집주인께 보냈다. 이내 한 달 치 월세도 보내자 집 비밀번호를 받을 수 있었다. 이사는 아빠의 도움을 받아 캐리어에 담긴 짐과 택배 2개를 옮기는 것으로 끝이 났다. 나머지는 차차 택배로 주문하기로 마음먹고, 택배 상자를 식탁 삼아 아빠와 함께 이사 기념 짜장면과 짬뽕을 먹었다.



 이렇게 나의 이사 여정이 마무리됐다. 이렇게 나의 독립이 시작됐다. 막상 내 시간이 생기니 점차 마음이 공허해졌다. 그저 가만히 있는 내 감정이 뭘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리고 회사에서의 인간관계가 나로 인해 더 불편해지는 것 같았다. 나는 상담을 받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이전 05화 글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