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와 강인함은 함께인걸
시골에서 두 딸과 함께 살아가는 동안 나는 나보다도 아이들의 변화가 더욱 크다고 말하고 싶다.
나도 개를 무서워하지만 나의 두 딸도 개를 좀 무서워했다.
물론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의 차이가 조금 있지만
(첫째 아이는 아빠를 닮아 조금 괜찮지만 둘째 아이는 완전 겁쟁이다.)
그런데 이 아이들이 개들과 친해졌다.
바로 맛있는 간식으로~!
개는 단순하다.
동네 산책을 몇 번 하면 매번 지나갈 때마다 짖던 개들이 있다.
처음에는 무서웠다.
워낙 크고, 짖는 소리가 우렁차다.
개목이 풀리는 상상을 하면서 나 홀로 두려움이 더 커지기도 했다.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였다.
큰 개가 큰소리로 짖으면 무섭다.
안무서울리가 있나....ㅎㅎ
그런데 간식을 한두 번 주니 이제는 우리가 오면 꼬리를 흔들고 반긴다.
그렇게 아이들과 나의 개에 대한 겁은 차츰 사라져 갔다.
할머니나 아빠가 같이 줘야만 다가가던 아이들도 이제는 냉큼 앞장서서 주기도 한다.
이 개들도 3번 만에 아이들을 반겼다.
이제 가방만 뒤적거려도 꼬리를 흔들고 뱅글뱅글 돌며 난리가 난다.
아이도 귀엽고 개들도 귀엽다.
순수한 생명체들의 조화이다.
물론 이처럼 진짜 무서운 개도 있다.
짖지 않고 눈을 피하지 않는 개는 정말 무서운 개다.
잘못 손을 내밀면 물기도 한단다...
개에 대해 잘 모르면 많은 오해가 생긴다.
짖으면 그저 무서웠다.
마치 화가 잔뜩 나서 달려들 것만 같았다.
그런데 짖는 개는 무서움이 많은 개다.
자신이 무서워서 오지 말라고 그토록 왈왈 짖는 것이고 실제로 목줄이 풀려도 다가오지 못한단다.
(오히려 소리 없는 개가 무서운 법..)
문제는 사람이 다가가면 그 개는 깜짝 놀라 자기가 살기 위해 물어 버릴 수도 있다.
그래서 경계심이 사라질 때까지 함부로 다가가면 안 된다고 한다.
친해진 뒤로는 해가 진날에도 찾아가 간식을 준다.
매일 듣다 보니 경계심으로 짖는 소리와 반기면서 짖는 소리가 다르게 느껴진다.
실제로 정말 다른 소리가 난다.
개들도 사람이 무섭다.
우리도 무섭지만..
두려움에 사로잡힌 개들을 살살 녹여주는 건 맛난 간식이다.
시골개들은 이런 도시개들이 자주 먹는 간식을 먹을 기회가 별로 없다고 한다.
그래서 간식은, 이 아이들의 환심을 사기에 더더욱 좋다.
개들과 친해지는 과정...
서로가 서로의 경계를 풀어가는 과정..
마음을 나누는 과정이 참 좋다.
언제나 동물과 함께 하고 싶지만 현실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토록 좋은 기회에 이렇게 이웃친구처럼 가까이 지내며 마음을 열어간다.
매일 한발작씩 더 가까이 다가가며,
아이들은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을 연다.
말그대로 겉바속촉(단단하면서도 순순한 내면)으로 자라나는 모습이다.
그 마음이 멍멍이들 뿐 아니라
세상과 자연을 향해 열어내기도 한다.
이토록 순수한 마음을 지켜낼 만큼...
두려움이 사라지고 강해져가는 마음이다.
순수와 강인함은 비례관계임이 확실하다.
시골의 삶이 주는 엄청난 혜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