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가끔 사진을 보낸다.
아무 설명도 없이,
문장 하나 없이.
사진 속에는
저녁상 위에 놓인 국 한 그릇,
조금 태운 듯한 생선,
모양이 제각각인 반찬들이 있다.
구도도 엉성하고
초점도 애매하다.
처음엔 왜 보내는지 몰랐다.
맛있다는 말도 없고,
힘들다는 말도 없다.
그냥 사진 하나.
나는 습관처럼 답장을 보낸다.
“와 맛있겠다.”
“오늘 반찬 많네.”
그러면 엄마는 꼭 한 박자 늦게 답한다.
“있는 거로 한 거야.”
“별거 없어.”
사진을 보내놓고도
괜히 의미를 줄이는 사람처럼.
어느 날은
사진 뒤에 짧은 말이 붙었다.
“너 생각나서.”
그 한 줄이
사진 전체를 다르게 보이게 했다.
그날의 국은
혼자 먹는 저녁이 아니라
누군가를 떠올리며 차린 밥상이었고,
사진은 기록이 아니라
연락의 이유였다.
엄마는 요즘
전화를 하지 않는다.
대신 사진을 보낸다.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방식으로,
답장을 강요하지 않는 거리에서.
나는 사진을 확대해 본다.
반찬의 위치,
국의 양,
식탁 위에 놓인 컵 하나까지.
엄마의 하루가
그 안에 다 들어 있는 것 같아서.
그리고 답장을 보낸다.
괜히 길게.
오늘 있었던 일,
별것 아닌 이야기까지 덧붙여서.
사진 하나로 시작된 대화가
바로 끝나지 않도록.
엄마는 마지막에 늘 이렇게 말한다.
“밥은 꼭 챙겨 먹어.”
그 말은
사진보다 오래 남는다.
보내는 쪽은 가볍게 눌렀을지 몰라도,
받는 쪽에서는
하루의 끝까지 따라오는 말.
다음에도 엄마는
또 아무 말 없이 사진을 보낼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제 안다.
그건
보여주고 싶어서가 아니라,
연결되고 싶어서 보내는 사진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