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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sight Queen Oct 30. 2022

<아홉번째> 사랑하는 남편을 만나다.

9. 인생의 반려자

무슨 일이든 척척해내고 날렵하고 민첩하게 움직이는 그가 멋졌다. 키도 크고. 우선 사람이 밝았다.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을 많이 받고 자란 사람 답게 밝았다. 함께 있으면 재미있었고 자신감 넘쳐보여서 좋았다. 문제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해결해보이는 모습이 좋았다. 무엇보다도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팔자가 좋은 사람이다. 우리 신랑은 타고난 운이 좋다.


참으로 슬픈이야기지만 그 전 만났던 사람에게는 그림자가 많았다. 부모로부터 사랑과 관심을 못받아서 수학이 즐거웠다고 했다.

수학은 생각해야하니까.

현실 문제를 잠시 잊을 수 있다고.

함께 했던 대부분이 그 사람과는 힘든 시간들이 많았지만 지금의 남편과는 웃고 즐겁고 떠드는 시간들이 많다. 웃다가 운적도 많다. 몇번 다투기도 했지만 결국 내 버진로드 끝에서 기다리던 사람은 지금 우리 아이의 아빠다.


단순하고 즐거운 사람 덕분에 무엇이든 편안하다. 가장 좋은건 아이를 섬세하게 관찰하고 잘 돌볼 줄 안다는 점이다. 옆에서 놀아주는걸 보고 있으면 형같다. 남자아이인 우리 아이 손에 작은 자동차를 들려주던 사람도 남편이었고. 요즘 세발 자전거 타기에 매진하고 있는 아들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도 남편이다.


지금 근무하는 남자고등학교에서도 남학생들의 심리를 그와의 관계에서 짐작해보면 얼추 맞아들어가는 진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어려운 것을 싫어하고

복잡한 것은 더욱 싫어하고

맛있는거 입에 넣어주면서 요구하면 다 들어준다.


또한 남학생들의 심리 상담에서 좋은 조언자가 되어주기도 하는 선배 선생님이다.


그와 말 한마디 나누지 않았는데 교감선생님과 대화 나누는 그의 모습을 처음 보았을때 그와 결혼할 것 같은 직감이 들었다. 참으로 신기하다.


서로 등을 마주 댄 모니터 처럼 평생 마주 볼 꺼냐고 놀리던 부장 선생님의 말이 현실이 되어버렸다. 2년 넘게 우리만 비밀연애라고 생각했던 아슬아슬한 연애의 종지부. 6년차 결혼 생활도 7년차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빠르다.


무튼 그렇다고. 당신을 처음 봤을때 이랬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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