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맛도 니맛도 아닌데, 그것도 나야.

아이스크림이 너무 좋은데 어떡해.

by 담하dam ha

나는 아이스크림이 너무 좋다.

시원하고 우유맛이 나면서 달아서 좋다.

생크림도 좋다.

우유맛 생크림은 달고 맛있다.

우유를 먹으면 배가 아프고, 아이스크림도 하나 이상 먹으면 배가 아픈데.

너무 좋다.

떡볶이도 너무 좋다.

먹으면 얼굴이 붓고 몸이 무겁고 아플 때도 있는데 너무 좋다.

이것은 좋아하는 것 중에 나를 아프게 하는 것의 시작이다.

알 수록 알고싶어서 아픈 것도 있고.

볼 수록 보고싶어서 아픈 것도 있고.

이해할 수록 더 깨닫고싶어서 아픈 것도 있고.

붙잡고 있는데도 더 단단히 붙잡고싶어서 아픈 것도 있다.

좋아하면 아프다고 말할 수 없지만.

좋아하는 것들이 날 아프게 할 때가 많다.

왜 아픈 것과 좋아하는 것은 함께하는 것일까.

아프지 않으면 안 될까.

생각하다 보면, 알게 되는 것이.

좋아하니까 알고싶고 보고싶고 붙잡고싶고 먹고싶은 것이었다.

그럼, 나는 사랑이 아주 많은 사람일테다.

이렇게 많이 아픈 것은 내가 아주 많이 사랑하고 있다는 반증일 테니까.

누군가 한 사람을 사랑하고 있지 않더라도 사랑하는 나는 우주를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고 모두를 사랑한다.

사랑하는 한 사람이 꼭 있지 않아도, 나는 사랑을 하고 있다.

누군가 사랑을 왜 안 하냐 묻는다면, 나는 아주 많이 사랑하고 있다고 말 할 수 있다.

내가 아픈 것이 그것을 보증해 주기 때문이다.

반대로 누군가 사랑하고 있다면, 그 사람은 아픈 사람일 것이다.

너무 아파서 주변이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사람들과 멀어질지 모른다.

하지만 그 사람도 사랑하고 있다.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만 알아챈다면, 그 어둡고 우울한 아픈 마음에서 빠져나와, 내가 이것을 사랑해서 이렇게 아픈 사람이었어! 나는 사랑이 많은 사람이야! 하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세상에는 사랑을 해서 아프지만 사랑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과 사랑하는 것을 명확히 아는 사람이 있는 것일테다.

그렇게 보면, 모두가 나빠 보이지 않는다.

궁금해진다.

저 사람은 무엇을 사랑하길래 그러는 것일까.

사랑하는 것이 참 지독하기도 하다.

그런 생각이 든다.

그 사람이 사랑하는 것이 때로는 사랑해선 안 될 것일 수도 있고, 깊이 사랑하면 안 되는 종류의 것일 수도 있다.

그 때는, 윤리적으로나 도덕적으로 '그래선 안돼.'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나머지 모든 사람들은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랑이 많아서 아픈 사람들과 사랑하는 것을 명확히 아는 사랑이 많은 사람들이다.

이 사랑이 많은 세상에, 나도 사랑을 잔뜩하고 있는 이 세상에 살아가고 있는 것이 어쩌면 멋있는 일일지도 모른다.

존재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멋진 일일지도 모른다.

우울한 날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사랑이 많아서 슬퍼.

무언가가 싫어서가 아니라, 사랑이 많아서 슬퍼.

어쩌면 더 많은 것들을 사랑하지 못해서 슬픈지 몰라.

이 정도 사랑이면 꽤 살만 하지 않아?

이 정도 사랑이면 꽤 존재 가치가 있지 않아?

그리고 그건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이지 않아?

그러니 모두, 나도 참 존재할 만한 사람이야.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명확히 사랑하는 아이스크림과 떡볶이를 넘어서.

나는 어쩌면 글을 읽고 계시는 당신도 사랑하고 싶은지 모른다.

그래서 이렇게 글을 쓰는지도 모른다.

그렇다.

우리는 모두 사랑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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