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 저 혼자 해봤어요

익숙하지 않아도 망설이진 않아

by 강 성 인

어제와는 조금 달라진 오늘의 기록




“선생님, 이게 또 이상해요.”

텀블러 가방을 품에 안은 준우가 입술을 삐죽 내민다. 노란색 가방끈이 헝클어져 있다. 며칠 전에도 똑같은 일이 있었다. 그땐 내가 바르게 끼워주었다. 하지만 오늘은 준우가 직접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자세를 낮추어 준우와 눈을 맞춘다.


“준우야, 여기 한 번 봐봐. 이 고리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찬찬히 관찰해 보자.”

준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가방끈을 들여다본다. 작고 통통한 손가락이 고리 주변을 만지작거린다.


“줄이… 여기로 가면 돼요?”

“그렇지! 자, 그럼 여기에 한 번 껴볼래?”

손을 뻗는 준우의 동작은 서툴지만, 집중력은 반짝인다. 까딱까딱, 고리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방향을 맞춰본다. 한두 번 끼우다 빠지고, 고리가 엉뚱한 방향을 향하기도 한다. 입술을 앙 다문 준우는 다시 도전하고, 몇 번의 시도 끝에 드디어 고리가 딱— 맞게 끼워진다.


“됐다!”

그 순간 준우의 얼굴에 뿌듯한 미소가 피어난다. 나도 그 미소를 따라 절로 웃는다.

“그래, 잘했어! 이제 줄이 또 빠지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지?”

준우는 자랑스레 고개를 끄덕이며, 물통 가방을 어깨에 척— 하고 멘다. 급식실로 향하는 준우의 어깨가 전보다 단단해 보인다.


식사를 마치고 교실로 돌아가는 길. 준우의 물통 줄이 다시 툭— 빠진다. '선생님, 또 빠졌어요…' 말할 법한 장면.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준우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작은 손으로 고리를 쓱 벌려 척— 하고 줄을 다시 끼운다.
익숙하진 않아도, 망설이지 않는다.




작은 손이 만들어낸 더딘 성공 하나. 기다리니 스스로 해낸다.

어제는 “선생님 해주세요.”

오늘은 “저 혼자 해냈어요.”

아주 조금의 기다림에 준우의 미소가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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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