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산책, 첫 상추 따는 날

작은 밭, 큰 기쁨

by 강 성 인

[ 작은 밭, 큰 기쁨 ]

오며 가며 루틴이 된 텃밭 산책

아이들의 웃음과 설렘, 첫 수확의 순간




[ 텃밭 산책 ]


두 달 전, 학교에서 마련해 준 통에 조심조심 심은 상추와 방울토마토. 우린 함께 점심을 먹고 밖으로 나가 물을 주고 잡초를 뽑는다. 내 눈에는 안 보이는 잡초들이 1학년 아이들의 눈에는 잘도 보인다. 아이들은 흙이 말랐는지 확인하고 한 번에 흠뻑 물을 준다. 물을 너무 많이 주면 뿌리가 썩는다는 내 말을 기억하고는, 통이 물로 가득 차기라도 하면 울상이 되어 "물 그만 줘. 죽으면 어떡해!" 소리 지르는 아이들.


1학년 아이들의 눈에 비친 모든 게 새로운 신기한 세상은, 내게도 달리 보이곤 한다. 약한 줄기를 지닌 토마토에는 흔들리지 않게 대를 세워준다. 빵끈을 가지고 나가 2명씩 짝을 지어 정성스럽게 줄기를 지지대에 고정시킨다. 어느새 토마토에도 동글동글 초록빛 열매가 매달린다.


어느새 루틴이 된 텃밭 산책. 밥을 먹는다. 복도에 줄을 선다.

"선생님, 우리 밭에 가요?"

"오늘 비 오는 것 같은데... 운동장에 사람들이 우산 쓰고 있어."

"조금은 맞아도 되는데? 우산 가지고 나가면 안 돼요?"

비가 와도 햇빛이 쨍쨍해도 나간다. 10분 여의 짧은 텃밭 나들이가 아이들에겐 소중한 일상이 된다.



[ 첫 상추 수확 ]


아주 작던 모종이 두툼해지며 커다란 잎을 자랑한다. 드디어 우리 반 상추 첫 수확날.


“우와! 이거 따도 되는 거예요?”
“우리가 키운 거야!”
“오예! 저녁에 아빠 엄마랑 먹어야지!”

"5개 넘게 따도 돼요?"


조심조심 상추 잎을 따서 손에 쥐고 냄새를 맡아보는 아이들.
“냄새 좋아요. 상쾌해요!” 다연이가 웃으며 말한다.

“다음엔 토마토도 딸 수 있겠죠?” 태우가 기대 섞인 목소리로 말한다.

“그러자, 우리 같이 잘 키워보자.”


그렇게 아이들의 소소한 기쁨이 가득 퍼진다. 작은 손에 쥔 상추 몇 장, 마음속 깊이 새겨진 뿌듯함. 바람은 살랑살랑, 들뜬 아이들의 마음. 그날의 첫 상추, 오래도록 기억될지 몰라.




[ 상추는 어디로 갔을까 ]


"얘들아, 어제 따간 상추 저녁에 먹었어?"

"......"

"......"


대답이 없는 아이들. 그날의 상추는 집에서 어떤 반응이었길래 아무도 답이 없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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