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사람은 없다
<쓸모>라는 말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장자의 버려진 나무가 떠오른다 아무 쓸모가 없는 無用之用의 나무가 버려진 채 무성하게 자라더니 넓은 그늘을 만들고 그 아랫사람들이 모여 몸을 쉬는 장소를 제공하여 쓸모없는 나무는 쓸모 있는 나무로 변하는 것은 아이러니하다여겨진다
하지만 운좋게도 쓸모없는 나무가 베임을 당하지 않고 무던하게 자랄 수 있는 상황을 연속적으로 이어온 것은 분명 운 좋게 살아남은 경우에 해당된다 세월이 바뀌고 세상의 잣대가 바뀌면서 하나의 용도에 들이댄 쓸모없음의 용도에서 벗어나 다른 용도로 전혀 다르게 사용된 경우는 흔하진 핞지만 새로운 쓸모가 생긴 경우는 그다지 흔하지는 않다 사람들의 인내심도 한몫을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기준은 어떤 사물의 기준을 정해놓고 그 기존의 정형화된 쓸모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말하자면 이분법적 사고방식에서 대부분 갇혀 있다 이는 나이가 들수록 더 그렇고 산전수정공중전과 같은 평지풍파를 겪지 않고 별다른 변화 없이 평온한 삶을 살아왔다면 이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기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편협된 사고에서는 유연함을 가질 수 없고 흑백 논리에서 벗어날 수가 없고 상대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역지사지의 시각을 갖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공평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게 살지 않았기에 그 결과로 기존의 관계 속에서 오는 상식을 벗어나 새로운 쓸모를 발견할 시야를 갖고 새로운 삶을 살 기회와 가능성을 갖는 것은 새로운 경험에 대한 대가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람과 처음 맺은 관계 속에서 그 관계의 유형을 지속하게 되고 그 관계가 변질되면 손절하거나 멀어지고 새로운 사람과의 관계로 나아가는 경우가 태반이기에 기존의 관계유형을 버리고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기에는 어려움을 겪기 마련이다
기존의 관계를 유연하게 하고 새로운 관계로 나아가기란 힘들다 하지만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서로의 노력으로 조금씩 관계 개선이 되고 서로의 쓸모를 충족시킨다면 충분히 오랜 세월을 변한 듯 아닌 듯 관계를 지속하게 된다 남남이 만난 부부관계가 그렇고, 스승과 제자의 관계, 친구의 관계가 절친이 되는 과정이 그렇다
그런데 이 쓸모의 관계는 누구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일까 적당히 쓸모 있고 적당히 쓸모없는 관계는 대체로 없다 이 쓸모는 상호 관계에서 이루어진다 사람이든 사물이든 그 기능을 통해서 어떤 가치를 인식하고 발현되는 과정에서 쓸모가 발생되기 때문이다
쓸모의 가치가 상실하면 그 관계는 고통이 수반되는 끔찍한 느낌을 주고받기도 하고 불필요한 감정의 손상을 입게 된다 그렇다고 쉽게 끊어버릴 수 있는 관계라면 문제가 되지 않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문제가 된다 마찬가지로 자신이 그 쓸모의 가치에서 배제당하기도 하고 그럴 경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그 감정은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 지도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면 나의 주변에 인간관계 속에서 나라는 존재가치는 어떻게 쓸모가 있는 건지 또한 나의 주변인들은 내게 어떤 쓸모가 있는지에 대해 한번쯤은 관계정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지도 모른다 성격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사람들을 대체로 주변의 사람들을 지금 당장 쓸모 있는 사람 쓸모없는 사람으로 이분법적으로 나눈다
하지만 이렇게 단순하게 나누다 보면 제외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사회적 개인적 쓸모를 생각하게 되고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는 가변적인 시야를 잊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쓸모란 상대적인 것이어서 사람마다 달리 적용가능하기 때문이다
세상을 살면서 가장 중요한 존재는 자기 자신이다 그리고 자기 존재에 대한 쓸모의 있음과 없음은 늘 항상 같은 무게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상황이나 경우에 따라서 희망적이 되기도 하고 낙관적이 되기도 하고 비관적이 되기도 절망적이 되기도 한다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쓸모 있는 것이라고 영원하지 않고 쓸모없는 것이라고 또한 항상 그런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존재하는 곳에서 가치를 찾지 못한다면 다른 곳에서 자신의 가치를 찾도록 떠나는 것도 방법이다 경제적 가치관으로 혹은 사회윤리적 가치관으로 혹은 개인적 삶의 기준에서 쓸모는 그 기준이 항상 동일하지 않다
하지만 삶의 가치는 자신이 정하는 것이고 쓸모 역시 자신의 문제와 연관 지어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경제적 사회적 여건들이 자신의 쓸모를 결정짓게 두지 않기를 염두에 두고 살아갈 필요가 있다 은연중에 타인에 의해 주입된 자기 가치를 타인의 기준에 의해 자기 쓸모를 결정짓고 그 결정에 세뇌되어 자칫 자기 쓸모의 가치를 하향평가 한다든가 가치의 기준에서 제외한다는 어리석음을 갖지 않기를 바라며 무엇보다도 소중한 자기 가치를 타인의 기준에서 상실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 쓸모의 미학은 바로 거기에 있다 누구나가 다 가진 쓸모의 비밀 그것은 다만 기회를 아직 찾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자신은 언제 어디서든 기회를 만나면 가장 쓸모 있는 존재가 된다는 것을 깨닫고 그 목줄을 타인에게 맡겨서도 안되고 그 결정 또한 스스로가 맡아야 한다
인생에서 아무리 적어도 세 번의 기회는 온다고 하지 않던가 나이가 오십이면 어떻고 육십 칠십 팔십이면 어떤가 고목나무에도 꽃은 피고 죽은 가지도 뿌리는 살아남아 새움을 틔운다 아직 움직일만한 힘이 있다면, 찾아 먹지 않은 남은 인생의 쓸모의 기회가 남아 있다면 ,죽을 힘을 다해 노력하는 것도 후회를 남기지 않는 방법 중 하나이다
그래야만 어떤 최후의 순간이 와도 '-할 걸' '이럴 걸'이라는 소심한 후회가 없을 것이다 초록이 무성하게 산천을 파고드는 기운 찬 한여름의 숲길을 걷다가 가만히 서서 하늘을 바라보면서 자신이 지닌 쓸모를 찬찬히 찾고 남은 기회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상상하며 세상에 쓰일 용도를 생각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다
사진제공 성경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