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들이 선물은 어렵다(1)

by 샤랄리방

경이에게 연락이 왔다.


"오빠, 잘 지내고 계세요?"

"어. 경아. 나야 잘 지내지."

"태림이랑은 잘 만나고 있고요?"

"우리는 잘 만나고 있지."

"다행이네요, 다름 아니라 저희 이번에 새로 이사 왔는데 집들이 오라고 연락했어요. 태림이에게도 말했는데 같이 놀러 오세요."

"좋지, 안 그래도 태림이가 얘기하긴 했는데"

"오빠는 언제가 좋으세요? 태형이 커플도 불렀는데"

"태형이도 와? 오랜만이네. 나는 7월이 좋을 거 같은데"

"그러면 태형이한테 연락해서 날짜 한 번 맞춰볼게요. 정해지면 알려줄게요."

"응, 알겠어"


우리 커플을 이어준 경이네 부부가 새집으로 이사를 갔다. 아주 축하할 일이라 평범한 집들이 선물을 해주기 싫었다. 퇴근하고 태림이와 같이 집들이 선물에 대해 논의하려고 하니 태림이 또한 나와 함께 집들이 선물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싶어 했다.


"오빠, 경쌤네 집들이 선물 뭐 할지 정했어?"

"아직 못 정했어. 자기는?"

"나도 모르겠어, 뭘 하는 게 좋을지."

"음.. 경이가 뭐 필요하다고 얘기는 안 했어?"

"딱히 뭐 들은 거 없는데."

"그러면 내일 출근해서 자기가 은밀하게 경이를 취조해서 한 번 알아봐 줄 수 있어?"

"오. 은밀한 작전이구만. 나만 믿어!"


태림이의 은밀한 작전으로 우리는 다음 날을 맞이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소식을 전해주겠다며 틈틈이 경이의 곁에 붙으며 필요한 게 뭔지 정보를 캐는 태림이었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아서 제대로 알아내지 못했다고 한다.


"오빠, 도무지 알 수가 없어. 얘기를 들어보면 필요한 게 딱히 없는 거 같아."

"그래? 다 샀나."

"아! 근데 쭈욱 들어보니 집에 화이트톤이 좀 많다고 했어. 아주 깔끔하게 인테리어 했대."

"그래? 그러면 그거와 맞는 선물을 해주는 게 좋은가."

"오빠, 집들이 선물해 주기가 이렇게 힘든 거야?"

"어.. 아니 그렇지는 않은데 우리가 경이에게 너무 고마워서 좀 더 신경을 써서 그런 거 같아."

"맞아. 경이쌤은 항상 고마운 사람이지. 내가 좀 더 알아볼게!"


태림이의 다짐은 다음 날까지 이어졌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반 확신을 안고 다음 날을 맞이했다. 오늘도 어김없이 태림이는 틈틈이 내게 소식을 전하겠다며 경이 옆에 달싹 붙어서 정보를 알아오는데 역시나 이번에도 제대로 알아내지 못했다.


"오빠.. 나는 틀렸어. 스파이는 역시 영화일 뿐이야."

"고생했어. 어제 정보만 있어도 얼추 집에 필요한 거 추측하면 될 거 같아. 고마워"

"정말? 역시 오빠가 최고야! 그게 가능하다니!"

"끼워 맞추는 거지 뭐."

"나는 그렇게까지 생각은 못했는데 오늘도 오빠한테 한 수 배워갑니다요."

좌절한 실패는 어느새 사라지고 순진한 태림이로 다시 돌아와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한 우리였다. 그나저나 말은 그렇게 했지만 경이에게 어떤 선물을 줘야 할지 큰 고민에 빠졌다.


너무 비싼 건 지갑사정상 힘들고 너무 단출하게 하자니 평범한 거 같고 어떤 게 좋을지 깊은 고뇌를 빠지며 하루를 보냈지만 이 고뇌는 곧 해결이 되었다.


"오빠, 빅뉴스!! 경이쌤 프라이팬을 새로 살 거라고 하시네!!"

"그래?? 드디어 해냈구나!!"

"오늘 딱 점심시간에 경이쌤 옆에 붙어서 이것저것 캐봤지!"

"역시 자기가 최고야!!"

"내가 좀 짱이지!!"


태림이가 경이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알아냈다. 프라이팬. 이거라면 집들이 선물로 괜찮겠다 싶어 곧바로 쇼핑몰에 들어가 좋은 프라이팬을 찾아보았다.


하나씩 내려가며 찾아보고 있는데 문득 하나가 스쳐 지나갔다. 그러고 보니 프라이팬은 일반용과 인덕션용이 있는데 경이네는 가스레인지인지 인덕션인지 전혀 모르는 큰 난관에 딱 부딪혔다.


하나가 해결되니 다른 하나가 찾아왔다. 정말 집들이 선물은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

이날 저녁 우리는 다시 깊은 고뇌에 빠졌다. 과연 제대로 선물해 줄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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