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가면 빨리 가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간다.
지난주 참여했던 방송통신대 신, 편입생 OT에서 들은 이야기다.
학기 일정과 공부 방법의 정보를 귀동냥하기 위해 참석했던 자리였다.
방송대니까.
인강으로 자격증이나 외국어 공부 할 때처럼 혼자서 책상에 앉아 평소처럼 공부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학원을 다니든 인강을 보든 과외를 하든 공부는 끝내 혼자 하는 거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나니까.
하지만 OT에서 강조한 것은 달랐다.
졸업생이 말하는 노하우에서도, 학생회장님의 말 중에서도, 학과장님이 강조한 것에도 중복 단어가 있었다.
스터디 모임
스터디 모임은 말 그대로 여럿이 한 곳에 모여 공부하는 동아리 같았다. (나는 그렇게 받아들였다.)
모든 학과에 있는 것 같았고, 자신의 생활 동선에 가까운 지역 스터디에 가입하면 되는 듯 보였다.
(이전 글에 나왔던) 신, 편입생을 전담마크 해주는 튜터와 스터디 모임이 나의 대학 생활을 좌지우지할 듯이 강조 또 강조하였다.
생활 범위가 넓지 않은 나에게는 가장 가까운 스터디의 위치가 멀게 느껴졌다.
요일과 시간이 정해져 있는 스터디 모임에 잘 참석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들지도 않았다.
게다가 당장 가입 여부를 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으니 천천히 생각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그 교실문을 나오기 직전에 스터디 모임 가입신청서를 작성했다.
첫 번째 이유는 '원격대학교육의 이해' 수업 중에 나오는 내용에 있다.
입학을 하고 첫 학기를 치고 다음 학기 재등록률이 60% 조금 넘는다. 40%의 가까운 사람들이 첫 학기에 중도 포기한다는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1학기를 잘 이겨낸 사람들의 학업 지속률이 80%를 훌쩍 넘는단다.
딱! 한 학기만 버티자
튜터와 스터디 모임은 학생들의 포기를 막기 위한 울타리처럼 느껴졌다.
두 번째는 학우의 말이었다.
OT가 시작하기 전, 나는 뒷문에 가까운 벽 쪽 자리에 앉았다.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앉았다가 조용히 사라질 심산이었다.
나는 시작시간보다 25분 정도 일찍 도착하였는데 꽤나 많은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한눈에 보이는 교실의 풍경을 신기했다. 모인 사람들의 연령대가 정~~~ 말 다양했다.
새싹 같은 20대 초반 젊은이부터 연세 지긋한 어르신까지 '남녀노소'가 배우고자 이곳에 모여있었다.
그곳에서 우연히 한 명의 학우와 말을 섞게 되었다.
정말 우연이었다.
모든 설명이 끝나고 나는 서둘러 가방을 어깨에 둘러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 앞에 있는 몇 명이 학생회 사람들에게 질문을 하고 있었다. 문을 막고 있음에도 나는 비켜달라는 소리도 안 하고 어정쩡하게 서서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아 손에 잡히는 아무 의자에 앉았다.
내 대각선 의자에 앉아있는 분과 학생회 임원은 수강 신청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또 다른 우연히 겹쳐 나도 그 대화에 끼게 되었다.
(알고보니 언니였던) 대각선에 앉아있던 그 학우는 동아리 첫 모임 때 만나자고 했다. 속으로 '전 아직 가입을 하지 않았어요.' 하며 대답을 못하고 웃고만 있었다.
"나 이 과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데 무작정 편입한 거야. 화학에 대해 배우고 싶었거든. 새로운 분야를 배우는 건 신나는 일이잖아."
우리 배우러 왔으니 끝까지 배우자
맞네. 난 여기 배우러 왔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멀리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의 나는 또 내일의 나에게 선물을 보냈다.
"옛다. 스터디 모임 받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