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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듣기를 멈췄다

by 김소희

전공 강의를 들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한 달을 달렸다.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매일 2 강의를 들었다.

새벽에 일어나 2 강의를 다 끝내지 못하면 종일 시간을 쪼개 들으며 스스로 설정한 할당량을 채웠다.

이렇게 하게 된 이유는 1강이라도 다음날로 미루면 종일 찜찜~하고 다음날 부담이 되기때문이었다.

다 못 듣고, 미루고, 힘들어하는 요요요 느낌이 참 별로였다.


수업시간이 (다른 과목에 비해) 길면서 잘 이해가 안 가는 어려운 과목이 있다.

(과목명은 말하지 않겠다. 입꾹~)

이 수업은 다른 과목과 달리 시작할 때부터 시간을 길게 잡는다.

가끔 빨리 수업을 마치는 과목이 나타나면 여유로운 아침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이런 수업은 오아시스 같다고 할까. 하하하~

사실, 이런 요령이 생길 때까지는 진짜 무식하게 수업 듣기에 덤볐다.

어쩜 그렇게 나를 궁지로 몰아붙였나 싶을 정도다. 모~진~것!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강의 수강을 멈췄다. 나름 큰맘 먹었다.

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던 이유는 바로 리포트 때문이다.

중간고사 때 제출할 리포트는 2과목이다. 대기오염관리와 건강보험론.

처음에는 루틴대로 새벽에 강의를 듣고, 시간 날 때 리포트를 썼다.

시간을 쪼개서 하니 도저히 진척이 없었다.

자료를 검색하다 멈추고, '이렇게 써야겠다-'감을 잡다가 멈추고, 글을 쓸만하면 노트북을 닫아야 했다.

요요요 쫓기는 기분도 참 별로였다.

리포트 제출 시작이 1주일 남았다.

강의 듣는 시간을 빼서 리포트에 올인하자 결심했다.

난 엄청난 인심을 썼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 이 시간들도 참 녹록지가 않았다.

그래도

'이 정도 시간이 있는 게 어디냐! 배부른 소리 마라! 더 이상 뺄 시간도 없다!'

외치고 외쳤다.


정신 차려라, 나 자신아!


처음이니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완벽은 무슨~ 기간 내 다 채워 제출하는 게 목표다.

계산 문제를 맞혔으면 좋겠다. 간절히~

교수님의 출제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쓰는 헛소리는 아니어야 할 텐데 걱정이다.

실시간으로 나의 기대치와 기준은 점점 내려갔다.


그래서인지 첫 번째 대기오염관리-리포트를 작성 후, 건강보험론 리포트에 쓰기시작할때는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실력이 늘었다기보다 많이 내려놓았나 보다.

내려놓으니 편하다.


이번 한 주 동안에도 방송통신대 편입 학생의 하루는 참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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