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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는 첫날과 마감날 중 언제 낼까?

by 김소희

지난주 열심히 과제를 쓰고 또 썼다.

작성 초반에 너무 헤맨 탓에 예상 시간을 길~게 잡고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하루, 이틀 일찍 작성한 리포트가 뿌듯하고 기뻤다.

지난번 도서관 수업 때도 그렇고 다른 학생들의 질문도 그렇고 유사도 검사라는 단어를 많이 듣게 됐다.

학교 도서관에 카피킬러라는 유사도율 검사가 있단다.

난 리포트를 마치면 꼭 접속해서 유사도 검사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카더라 통신에 의하면 뭐 유사율이 30%가 넘으면 점수를 안 준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시험 전 또 다른 시험 같은 느낌이었다.

리포트를 작성하고 (완전히 마쳤다고 보기에는 뭔가 부족했던 상황이었지만) 제일 먼저 도서관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궁금하고 떨렸다.

AI를 사용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떨릴 일인가 싶었지만 뭔가 쪼이는 느낌이다.

유사도율-

한 과목은 15%. 다른 과목은 16%였다.

'의외로 수치가 높네?' 생각을 하며 상세 보기를 클릭했다.

짧은 문장을 제외하고 비슷하다고 나온 긴~문장은 바로. 지문이었다. 문제!

내 주신 문제가 표절의심 문장이라고 나와도 되는 건가.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났다.

이건 뭐 내가 어쩔 수 없으니 그냥 제출해야겠네.


세상에는 신기한 게 많다. 내가 모르는 건 더더욱 많다.

이렇게 늦은 대학생이 되지 않았다면 이런 표절 검사는 평생을 모르고 살았을지 모르겠다.

처음이라는 건 떨리지만 재미있다.


주말 아침 두 개의 과제가 담긴 한글 파일은 차례대로 열었다.

내려 읽으며 오타를 고치고 진하기를 수정했다. 그리고 또 한 번 더 읽고 또. 읽으려 하다가 저장을 누르고 창을 닫았다.

"이제 안 보고 싶다. 아니 그만보고 싶다."

내 리포트가 완벽하다고 생각한 건 아니었고 고칠 게 없다고 생각한 건 더더욱 아니었다.

딱 한마디로 말해서 -쳐다보기도 싫었다.-


이 정도면 됐다. 욕봤다. 애썼다. 처음인데 고생 많았다.


4월 4일이 되었다.

오후 늦은 시간에 접속해 보니 [제출버튼]이 생겼다.

혹시나 파일이 열리지 않을까 봐 바탕 화면에서 몇 번을 열어보고 과목도 맞는지 확인했다.

제출 버튼을 누르기전

"내일 낼까?" 하는 생각을 0.0001초 정도 했다.

왜! 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처음으로 하는 리포트 제출. 두근두근 설레어하며 제출 버튼을 눌렀다.

제출 기간 동안에는 언제든 수정이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내 느낌상.. 다신 들어오지 않을 것 같다. 진짜.

제출하면 땡이지 쳐다보기도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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