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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회상 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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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상배 Aug 03. 2023

회상 14

사업가

  노동조합을 하면서 나의 또 다른 미래를 나는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노동조합 위원장을 그만하면 현장에 다시 내려가 일할 자신이 없었다. 그렇다면 회사를 그만두었을 때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할까 생각하며 여러 가지 생각을 해 보았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얼까.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발달하고 있다면 자동차에 관련된 일을 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하고 자동차 정비 쪽을 알아보게 되었다. 가까운 쪽에 있는 자동차 정비학원에 문을 두드리고 학원생으로 등록했다. 나는 자동차 정비사가 되는 꿈을 꾸며 정비 실습과 이론 공부를 하였다.      


  학원에서 공부하는 중에도 국가 자격 검정고시가 있으면 학원에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해 주었다. 나는 두 가지 시험을 준비했다. 자동차 정비 2급 기능사, 지게차 운전 기능사 자격시험에 응시했다. 시험 날짜에 맞추어 두 가지 다 무사히 이론시험을 치렀다. 결과는 한꺼번에 두 과목 다 합격을 했다. 이제 열심히 실습을 연습해서 꼭 자격증을 따고 싶었는데...

  지게차 운전 기능사 시험을 먼저 보게 되었다. 지게차는 회사에서 여러 번 운전을 해 보아서 연습 없이 그냥 시험장으로 같다. 실기 시험은 지게차로 파렛트를 들어서 코스를 이동하여 옮기는 시험이었다. 앞에서 하는 수험생들을 자세히 지켜보며 숙지를 하였다.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결과는 합격이다. 내가 생각해도 기가 막힌 일이다. 단 한 번에 지게차 운전 기능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것이다.      


  자격시험은 1년에 3회를 응시할 수 있다. 정비 실기 시험은 역시 어려웠었다. 첫 번째 실기 시험에서는 시간 초과로 아깝게 탈락하고 두 번째 시험은 다른 바쁜 일로 응시를 못 했는데 마지막 세 번째 시험에서는 테스터기를 시거짹에 꼽아야 하는데 숨겨있는 시거짹을 찾지를 못해 테스트기 운용을 하지 못하고 떨어지고 말았다. 결국은 세 번의 기회를 다 놓치고 말았다. 서운한 마음이 있지만 그래도 지게차 면허에 합격해서 위안이 되었다. 그래서 정비시험은 포기하고 다시 하이드로 크레인 시험에 도전했다. 크레인 시험은 지게차 면허가 있어서 실기 시험만 합격하면 되는 것이었다. 크레인도 학원에서 실기 연습을 하지 않고 시간 연습을 하고 가서 시험을 치렀다. 역시나 결과는 탈락, 잘했는데 주행 S 코스 끝에서 선을 밟아 탈락했다. 결국 얻은 것은 지게차 면허 하나다.     


  같은 연립주택에 거주하는 친구가 지게차 임대 사업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퇴사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같이 지게차 임대 사업을 하자고 제안을 해 왔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지게차를 하나 줄 터이니 지게차를 사서 함께 하자는 것이다. 사실 회사에서는 가끔 지게차를 해 보긴 했지만 그렇게 능수능란하게 잘하는 것은 아니었다. 영업용 지게차를 하려면 건설 현장에 가서 어떤 작업이든 해내야 하는데 걱정은 되지만, 하면서 배우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결심을 했다. 노동조합에 새로 임원으로 선출된 위원장과 사무장 그리고 조합원들과 작별을 고하고 사표를 제출했다. 생사고락을 함께한 우리 조합원들은 너무 서운해하셔서 마음이 너무 무거웠다. 하지만 이제 또 다른 내 삶을 선택할 수 박에 없었다. 지게차를 인수받고 사업자 등록을 하고 지게차 일을 시작했다. 노동자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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