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사이에 성큼 다가선 가을

무더운 여름날이 그리워질 거야

by Rosary

어제 하루종일 비가 내리고 후덥지근하더니 밤공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반팔 셔츠를 입고 나갔다가 선득해 다시 집에 들어와서 긴팔 셔츠로 갈아입었다. 이부자리에서 차버린 이불을 다시 푹 덮고 싶고, 매미 소리가 귀뚜라미 소리로 바뀌어버렸다. 정말 하루 사이에 가을이 성큼 와버린 것이다.


여름 침구 세탁해서 넣고, 두툼한 것으로 바꾸고, 선풍기도 닦아서 상자에 넣고, 에어컨도 청소한 후 덮개를 씌워야 할 시기가 되었다. 맨발로 돌아다니면 발바닥이 차가워지고, 찬물 샤워도 이제 그만해야 할 성싶고, 따뜻한 생강차를 챙겨 마셔야 할 것만 같은 계절이 왔다. 그래서인가.. 요즘 배가 고픈 것도 아닌데 입이 궁금해서 연신 군것질을 일삼는 중이다.


김대명 - 가을 우체국 앞에서 [유희열의 스케치북/You Heeyeol’s Sketchbook] | KBS 211029 방송 - YouTube

오리지널보다 리메이크곡이 듣기 좋은 경우는 드문데 이 노래만은 김대명 목소리가 훨씬 어울리는 느낌이다.


올여름은 유난히 무덥고 지루하게 느껴졌는데 기상학자들은 지구 열대화에 접어들어 올여름이 가장 시원할 거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는 『폭염사회』에서 “2050년이 되면 여름 최고기온 평균이 35도를 넘는 도시가 현재 350개에서 970개로 늘어나고, 매년 전 세계 50억 명 이상이 물 부족에 시달리고 폭염으로 25만 5천 명이 죽는다” 전망을 내놓고 있다. 비단 그뿐만 아니라 미래 사회를 디스토피아(Dystopia)로 보는 학자들이 대부분이다.


한동안 끝나지 않을 것처럼 기승을 부리던 더위가 물러가고 하루 사이에 눈앞에 애국가 가사에 등장하는 공활(空豁)한 가을하늘이 펼쳐지니 반가운 마음이 든다. 가을은 깊어가고, 추석 연휴가 지나면 언제 더웠냐 싶게 쌀쌀한 날씨가 시작되겠지. 나이 들수록 알록달록 단풍도 더 이상 예쁘지 않고, 낙엽이 떨어져 앙상해지는 쓸쓸한 가을과 춥고 스산한 겨울은 얼른 지나가버리고, 만물이 소생하는 봄과, 녹음이 우거진 여름이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저녁 6시 30분이면 변함없이 찾아오던 야구 경기를 볼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시즌 144경기 중 고작 20 경기도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한 경기 한 경기 지나가는 게 너무나 아쉬운 요즘이다. 잦은 우천취소로 11월까지 야구가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게 걱정도 되지만 기대도 된다. 야구팬은 야구가 없는 비시즌 6개월을 견디기가 쉽지 않다. 해마다 겨울이면 야구를 대신할 그 무엇을 찾아내고 말아야겠다는 결심을 하지만 수년째 찾지 못하는 중이다. 과연 올해는 찾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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