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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미화 Nov 17. 2022

턴테이블

  백년의 우물이 있었다


  민박집 여자는 나와 마주 앉았다


  이제 이 방의 주인은 당신이에요


  무슨 소리지요, 밤새 물소리를 들어보세요 우물은 내려설 수 없는 물무덤이었다 나를 거기에 앉혔다


  그러니까 앞으로 백년을 내려다보아야했다


  나는 나를 자주 비껴 앉았다


  끝까지 들여다보는 사람이 드물긴 해요, 집 안으로 우물을 들여놓은 것이 아니에요 우물을 밖으로 내다놓지 않은 거지요


  민박집 여자는 우물을 바라보는 데 백년이 걸린다고 했다 메꾸지만 않으면 된다고 했다


  나를 올려다보는 일을 그만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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