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에 먹은 케이크 개수만 해도 헤아릴 수가 없어요
장마가 시작되는 날부터였지요
살구케이크 망고케이크 이별케이크
뱃속에 쌓이는 생크림은 나를 휘핑크림으로 부풀어 오르게 해요
케이크 좋아하세요,
기린 모형이 서 있는 곳으로 가면 케이크를 산뜻하게
빗줄기가 쏟아지는 계절로 가면 케이크가 끔찍하게
우울이 왜 사라지지 않을까요
다음 꿈에서는 무섭지 않기 소멸하지 않기
아무도 모르게 도시에서 도시로 옮겨 다니기
밤을 새워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어하지요
안드로메다에서 아직 내게로 오지 못하고 있어요
유일하게 개와 고양이에게 다녀오기
이야기 옆에 케이크가 놓여 있어요
누가 가져다 놓지 않았는데 부풀어 올라요
정유정은 나보다 더 잘 먹어요 주말에는 아이스크림도 먹는대요*
내가 먹고 싶은 아이스크림케이크는 갸또아이스크림 구겔호프아이스크림
고개를 들면 바깥이 새벽인지 저녁 전인지
고개를 들 때마다 손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사실 케이크를 한 입도 먹지 못했어요
참혹한 장편,
끝내기 전에 그 맛을 알면 온통 무너져요
*살인범 정유정의 부산 구치소 식단 기사에 대한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