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링링 Feb 25. 2024

그건 격려가 아니라 부추기는 거야.

흥분하지 말고, 다시 생각해 보자.

- 그거 부추기는 거야.

- 대리싸움 시키는 거잖아.


" 잠시 이리 와봐. 내 이야기 좀 들어봐. "


" 흠, 이걸 저한테 이야기하는 이유가 뭔가요? "


" 네 생각은 어떠냐는 거지. 네가 생각하기에 이게 맞니? "

 

" 저도 동의해요. 맞는 건 아니죠. 그런데 왜요? "


" 잘못된 거잖아. "


" 그러네요. "


" 그러고 있지 말고 가서 말 좀 해봐. "


" 저요? 본인은 말을 못 하..., 아니에요. 제가 다시 생각해 보겠습니다. "


" 다시 생각할게 뭐가 있어. 내 이야기 들어봐. "


" 충분히 들었고, 저도 다시 생각을 해야죠. 그리고 일단 제 일 좀 할게요. "


" 더 중요한 일이 어디 있어. 이것 보다 더 중요해? "


" 제 우선순위를 왜 당신이 정해요. 그리고 그리 중요하면 직접 가서 이야기하세요. "


" 난 못하잖아. "


"... "


대답 없이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으니 상대는 목소리가 작아지더니 

" 왜 말을 안 해. 맞잖아. 잘못된 거잖아. " 라고 중얼거리더니 다른 사람을 잡기 시작했다. 옆에 있던 동료가 조용히 내 옆에 오더니 물었다.

 " 왜? 넌 저 사람 말에 동의하지 않는 거야? "  난 그 동료를 바라보면서 조용히 대답했다.

 " 그런 문제가 아니야. 저 사람 지금 자기가 부딪치기 싫고, 괜히 피해 보기 싫으니깐 다른 사람 부추기고 대신 싸우게 하려고 뒤에서 분위기 조성하고 있는 거잖아. 난 거기에 휩싸여서 움직이고 싶진 않아. "


 회사에는 문제를 앞에서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갈등을 대화나 회의를 통해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숨어서 뒤에서 이야기를 나르고 분위기를 조성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에 특징은 자신은 절대 앞면에 나서지 않는다. 즉 싸움이나 갈등이 심각하게 일어날 정도로 분위기는 다 만들어 놓고 자신은 쏙 빠지고 다른 사람이 대신 싸우게 만드는 비겁한 사람이다.

 이 사람들에 특징은 말은 설득력이 있고, 충분히 이론적으로 그럴싸하고 합당해 보이긴 하나 정확한 근거자료나 확인한 내용이 없다. 본인이 세워놓은 그럴싸한 가설이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책임질 수 없는 "아니면 말던가" 하는 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본인은 그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앞면에 나서지 않는다. 하지만 표면적으로는 그 사람의 말은 확신이 가득 차 있고 무게가 실려 있다. 그래야 다른 사람이 대신 싸워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싸움의 결과가 본인의 가설이 맞으면 " 봐, 내가 말했잖아. " 라고 말하면서 모든 공을 자신에게 돌리며 여기저기 자신의 뛰어난 선경지명을 이야기하고 다닌다. 그리고 자신의 가설이 틀린 걸 아는 순간 입을 꾹 다물고 자신은 전혀 모르는 일인 것처럼 도망간다.

그 모든 책임과 짐은 전면에 나선 대신 싸운 직원이 짊어져야 한다.
 이 비겁한 사람의 말에 현옥 되어 흥분하여 대신 싸우겠다고 나서지 말자.

 그 사람은 결코 함께 가지 않고 너 혼자 가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모든 잘못에 대한 책임은 너 혼자 지라고 이야기하며 순식간에 뒷면에 숨어 버릴 사람이다.


 

내가 회사에 반하는 이론을 제시하고 투쟁을 각오하며 전면에 나서려고 할 때 부추기거나 격려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다시 보아야 한다. 그 사람은 진심으로 나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앞세워  대리 싸움을 시키고 있는 비겁한 사람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절대 손해 보지 않을 테니 오로지 너 혼자 앞에서 총알받이가 되어 나를 위해 이 회사를 개혁해 주지 않겠니?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많다.  나를 동료로 생각하는 사람은 잠시 날 멈추어 세운다.


 " 잠시만, 네 말이 맞아. 그런데 혹시 성급히 행동했다가 네가 큰 피해를 보지 않을까 싶어서 물어보는 거야. 정말 너는 괜찮겠니? 그리고 이 뒤에 돌아올 안 좋은 결과가 분명히 있을 수 있어. 정의도 맞지만 결국 각자의 행동의 책임은 각자 개인에게 있어. 네 삶에서 무엇이 우선순위인지 다시 생각해 보고 먼저 지켜야 할 것을 생각하고 행동하자. "


 나를 생각하는 지혜로운 사람은 다시 나를 불러 세운다. 그리고 막연하게 독려하거나, 부추기지 않는다. 그로 인해 일어날 안 좋은 결과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음을 알려 준다.  

 그 사람이 나를 같이 가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흥분해서 대신 내가 싸우면 상대는 유리한 걸 알면서도 날 말리는 이유는 내가 덜 아프게 같이 가길 원해서이다. 그러니 지나치게 흥분하지 말고, 부추기는 싸움에 휩쓸리지 말고 멈추어 서서 다시 들어 보자. 그리고 나는 생각해야 한다.  다른 사람은 왜 가만히 있는지, 왜 싸우지 않는지를 살펴보고 내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두 가지 길로 나뉘었을 때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나는 무엇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나는 무엇을 더 지켜야 할 것인가?

그리고

내 기준은 무엇인가?



 " 내 정의는 A예요. 이게 옳아요. 그게 맞는데 회사는 B를 원해요. 그러면 회사 사람들을 버려야 하는 것도 있고, 등을 돌려야 하는 부분도 있어요. 그런 선택에 순간이 오면 전 뭘 선택해야 할까요? "


 어릴 적부터 힘든 선택의 순간이 올 때 가끔 찾아가 조언을 구하는 선생님이 있다. 이 분께 나는 질문을 드렸다. 선생님은 날 향해 다시 물었다.


" 넌 뭐가 더 중요하니? 넌 뭘 더 지키길 원하니? 회사니 가정이니 아니면 사회니? "


" 가정이요. "


" 넌 그러면 답을 알고 있지 않니? "


" 그런데 정의롭지 못해요. "


" 그러면 다른 선택을 하면 내가 지키길 원하는 그들에게는 정의로운 거니? 그들은 힘들어하거나 괴로워하지 않아? "


" ... "


" 네가 답을 알고 있는 거 같네. "


  끝없는 선택의 순간들이 모여 삶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그 선택은 때로는 옳지 않거나, 원하지 않더라도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있다. 그 고민의 순간마다 우리는 다시 보아야 한다.

나는 무엇이 더 중요한가?
내 기준은 무엇인가?
그리고 나는 정말 괜찮은가?

 


비겁한 자들에 부추김에 현옥 되지 말고, 그럴싸한 타인의 가설에 흥분하지 말고 진정하고 다시 생각해 보자. 지금 내가 나서야 하는 문제인가? 그리고 저 말은 정확한 근거와 확인이 있었던 부분인가? 오류는 없는가? 다시금 사건을 다른 시각으로 돌아보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내가 괜찮은가 봐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각자의 행동에 책임은 각 개인에게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개인 한 사람에게 책임을 묻기 때문이다.

이전 11화 실패가 뭔지 알고 있니?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