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링링 Mar 12. 2024

네가 하고 싶은 거 다 해

왜 절 말리지 않으셨어요?

- 왜 절 말리지 않으셨어요?

- 그 정도 책임은 져야 하지 않을까?


" 제가 틀린 거 알고 계셨죠? "


" 어, 알게 되었어? "


" 악! 이럴 줄 알았어. 어쩐지 제가 말할 때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시면서 빙그레 웃으시더라. 그때 눈치챘어야 했었어. 왜 절 말리지 않으셨어요? "


" 네가 하고 싶은 거 다 해 보라고 놔뒀지. 그 정도 실패는 괜찮잖아. 해보고 싶은 건 해 봐야  왜 생각이 현실이 될 수 없는지 알지. "


" 그때 우리 00 하고 싶은 거 다 해!라고 답하신 게 그 뜻이었어요? "


  설명을 해도 막히는 경우가 있다. 본인이 생각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완벽한 이론이다. 하지만 그건 한쪽만 바라보고 내린 이론이다. 그걸 알지 못한다. 그럴떈 '실패해도 괜찮겠다.' 싶은 경우에는 살짝 놓아준다.

 ' 그래, 차라리 지금 실패해라. 그게 낫겠다. '

 싶을 때는 알면서도 말리지 않는다. 그 정도 실수 해도 괜찮을 때 실수 하는 게 낫다. 하지만 참지 못하고 말리는 사람이 있다. 그러면 그 직원은 작고 사사로울 때 실패를 경험하지 못하다 보니 어느 순간 큰 일에 처음으로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 그때는 감당할 수 없게 된다.  

 멘탈도 훈련이다.

내가 실패와 실수를 통해 경력을 쌓아갔던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때로는 실패 가운데 알아 갈 수 있게 그냥 놔두고, 기다리며 기회를 주자. 그리고 잘못을 깨달았을 때 다그치기보다는 그곳에서 무엇을 꺠닫고 배워야 하는지 알려 주자.

 


 아이들이 몇 년 전부터 동물을 키우고 싶어 했다.  아이들에게 왜 동물을 키울 수 없는지 여러 차례 설명을 했으나 통하지 않았다.  몇 년을 조르던 아이는 결국 타협해서 내놓은 제안이 햄스터였다. 그렇지만 이 역시 쉽게 허락이 되지 않아서 일 년을 넘게 고민하다가 얼마 전 허락을 해 주었다. 나는 햄스터를 맞이하기 전에  아이 몸 크기만 한 리빙박스와 용품들을 준비해서 아이에게 들게 했다. 아이는 힘들었는지


" 이거 왜 내가 들어요? 엄마가 들어요. " 라고 말했다. 나는 아이에게


" 네가 키우자고 했잖아. 그러면 이 정도 준비는 각오했어야 했어. 그 정도는 들자. "


" 엄마 그런데 이거 왜 이리 무거워요? "


" 그건 네 책임의 무게야. 실제로 무엇인가 결정할 때는 책임의 무게를 각오하고 해야 해. "


" 그러면 엄마가 져요. "


 " 네 선택이야. 물론 나도 같이 결정했으니 도와주고 나도 같이 짊어질 거야. 그런데 너도 책임을 져야 해 "



 우리는 무엇인가 선택을 하거나 말을 할 때는 항상 그만한 책임을 같이 각오해야 한다. 설사 말을 하지 않거나 행동을 하지 않았을 때도 나는 하지 않기로 선택했기 때문에 그에 따른 책임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아이는 아직 책임을 알지 못한다. 그건 법정 대리인이 알아서 책임져 줄 거라고 믿고 짧게 생각하고 내뱉는다. 한편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한편으로는 틀렸다. 부모가 책임져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결국 자신의 삶은 자신이 책임지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 그걸 배우는 게 커 나가는 거다. 그리고 성인의 나이가 되었을 때는 기본적인 책임은 본인에게 있게 된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직원들에 마지막 책임이 머무는 자리가 상사의 자리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각자의 삶인 거고, 각자의 책임인 거다. 이걸 구분하고 알고 있어야 한다.


 " 이거 제가 해야 하나요? "라고 되묻는 직원이 있다.


 " 맞아. 결국 너의 마지막 책임은 내가 질 거고 내 책상에서 그 책임은 끝날 거야.  하지만 본인이 한 말과 행동에 책임은 기본적으로 본인에게 있어. 네가 해야 할 책임은 져야 하지 않을까? 그걸 배우고 해결하고 익혀야 하는 것도 네가 해야 할 일이야.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네가 해야 하지 않을까? "


  우선은 일에 대한 선을 알고 있어야 한다. 어디까지가 내 책임이고 어느 선부터 넘겨야 하는지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가 해결할 수 없는 일까지 끌어안고 있는 것도 문제고, 내가 할 수 있는 내 일임에도 하지 않고 피하는 것도 문제다. 그리고 상사가 내 모든 잘못과 실수를 책임지지 않는다.

 알면서도 가끔 조용히 놔두는 건 기다리는 거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봐. 시간이 걸리고 돌아가도 괜찮아. 차라리 지금 해야 나중에 덜 힘들고, 덜 아파. 그러니 지금 틀려도 할 수 있는 건 해 보자.

 라는 생각에 기다려 주는 거다. 틀린 걸 알고, 시간이 걸리는 걸 알면서도 기다리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가서 정답을 말해주고, 쉬운 길을 말해 주는 게 당장은 더 편하고 빠른 결과를 내기 때문에 좋아 보이지만 그 사람은 실패를 통해 멘탈을 훈련할 시간도 없었고, 왜 틀렸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경우의 수를 대응하지 못하게 된다. 즉 정확한 원리나 이유를 알지 못하게 될 수 있다. 또한 돌아가는 시간과 실패를 통해 알게 되는 깊이를 놓쳤기 때문에 어느 순간 한계에 부딪치게 된다.

 누군가를 기다려 주는 건 그 사람이 오래갔으면 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실패할 수 있는 기회를 허용해 주는 건 나도 손해를 감수하고 짐을 같이 지겠다는 동의였다.

 깊게 알고 기본을 탄탄히 다져서 조금 느리게 걸었더라도 오래 걸어가라는 뜻이었다. 그리고 네 말과 행동이 너와 우리의 책임이 된다는 사실을 조금 덜 아픈 작은 일에 꺠달았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그러니 지금 네가 할 수 있는걸 다 해 보자. 그리고 그게 왜 틀렸는지 알았다면 그때부터 하나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더해 보자. 책임을 구분할 줄 알고, 피하지 않는 법을 배워 나가다 보면 조금씩 올라가  다른 누군가에 책임이 내 책상에서 끝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그때는 이미 피하지 않고 버티며 이겨 나가는 법을 배웠던 내가 있었기 때문에 덜 힘들게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게 된다.

이전 14화 그건 네가 쉽게 고칠 수 있는 문제잖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