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몸과 마음 회복하기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계기는 이렇다.
직장에서 8시간 동안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보니 어느샌가부터 뱃살이 나오기 시작했고,
(거기에 매일 커피+간식까지 먹었으니...)
혹시나 하는 마음에 몸무게를 재봤는데
이런, 내 인생에서 처음 보는 숫자를 마주하게 된 것이다.
꽤나 큰 충격을 받은 나는 그날부터 다이어트 방법을 찾아보았다.
도저히 혼자는 못할 것 같아 운동강사로 일하고 있는 친구와 함께
요새 유행하고 있는(?) 다이어트 방법을 따라 해보기로 했다.
3일까지는 하루 4번 단백질 셰이크만 먹고, 4일 차부터는...
잠깐만.. 단백질 셰이크만 먹고 하루를 버틸 수 있나?
지레 겁부터 났지만 이미 하기로 결단한 이상 돌아설 마음은 없었다.
해보자. 일단 해보면 되지.
다이어트 시작 첫날,
출근하여 같이 일하는 선생님들에게 일단, 공표부터 했다.
"저 다이어트해요."
짧고 굵었지만 그 안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있었다.
(간식 주기만 해봐..! 내 앞에서 맛있는 거 먹기만 해 봐!!)
가볍게 단백질 셰이크 한 잔을 마시고 일하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어있었고
나름 할 만하다고 생각이 들던 중 두통이 찾아왔다.
부작용인가.. 왜 이러지 하고 운동강사 친구에게 물어봤더니
평소에 카페인, 당중독이었던 사람은 두통이 올 수 있다고 말해줬다.
나에게 하루 커피 한 잔은 필수였던지라 곧바로 납득이 갔다.
그렇게 2번의 셰이크를 더 마시고 나서 퇴근시간이 됐다.
집으로 돌아가는데 뭔가 몸이 가벼워진 것 같았고 두통을 제외하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동시에,
내가 그동안 얼마나 대충 살았는지- 느껴졌다.
먹고 싶은 대로 먹고, 하고 싶은 것만 하고.
퇴근하면 폰 붙들고 누워있기 일쑤였으며 운동이라고 해봤자, 가벼운 산책뿐이었다.
내 당장의 만족은 채워졌을지 몰라도 그 사이에 몸은 망가지고 있었다.
3일 동안 단백질 셰이크만 먹으며 그동안 내 나빴던 식습관들이 빠져나갈 거라는 생각이 드니
다이어트가, 처음으로, 기대가 됐다.
살을 빼자는 목적으로 시작한 다이어트가 어쩌면,
내 삶에 녹아있던 다른 나쁜 것들까지도 (이를테면 게으름)
빼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