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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샘 Oct 26. 2024

다이어트에 도전 중입니다(2)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2주간의 다이어트가 끝났다.


단백질 셰이크와 저탄수화물식이로 14일을 보내고 나니(심지어 과일도 먹지 않았다)

단맛이 어떤 맛이었는지도 가물가물해졌다.


끝나면 제일 먼저 먹고 싶었던 것다름 아닌 꿔바로우였다.

쫀득쫀득한 고기에 달달한 소스를 묻혀 한입에 넣으면 -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근무가 끝나자마자 집 근처 맛집을 찾아 고민 없이 달려갔다.


"볶음밥 하나랑 꿔바로우 하나요."


음식을 기다리는 시간이 어찌나 길던지, 주방 쪽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드디어 음식이 나오고, 경건한(?) 마음으로 한입 베어 물었다.


오랜만에 느끼는 이 단맛, 젓가락질을 멈출 수가 없었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눈앞에는 빈 그릇이 놓여있었고 동시에

허탈함도 같이 밀려왔다.


'2주를 어떻게 참았는데... 먹는 건 한순간이구나.'


식당을 나오면서 볼록 나온 배를 보니 왠지 모를 죄책감도 느껴졌다.


다이어트는 평생의 과제라더니,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 찌면 얼마나 좋을까-

바뀌지 않는 체질 탓도 해보다가 그만두기로 했다.


음식뿐만 아니라, 나의 삶 속에서도 달콤한 것들(이를테면 나태, 다양한 유혹 등)을 참아내는 것은 어렵다. 눈앞에 놓여있으면 인내심 따윈 없어지고 그저 해치우기 바쁘다. 반면 먹기 싫은 것, 맛없는 음식은 냄새조차 맡기 싫어진다.

 

감탄고토라고 했던가, 달면 삼켜버리고 쓰면 고민 없이 뱉어버리는,

알고 보니 나는 지독한 편식쟁이 었다.


2주간의 약속된 다이어트는 끝났지만

나의 개인의 다이어트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고탄감토. 쓴 것을 삼키고 단 것은 뱉어낼 줄 아는

어른이 되어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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