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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화

물건은 오고 가도 우정은 변치 않는다

by 제나랑 Nov 2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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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7월 06일>

[제주 국제 공항]

AM 11:20 

오늘 서울로 올라가는 석영을 배웅하기 위해 스텔라, 경임, 환이도 함께 공항으로 향하던 도중, 해안도로를 따라가다가 무지개 해안도로를 발견하고,


근처 편의점 앞에 차를 주차한 후, 파란 제주 하늘과 그 아래로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을 마주할 수 있는 용담이호해안도로를 따라 산책하며


사진도 여러 장 찍는다. 

네 사람은 함께 점심도 먹어야 하고, 석영의 비행 시각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서둘러 차를 타고 공항에서 5분 거리에 있는


[ㅈ매국수]에서 고기국수, 비빔국수 그리고 돔베고기를 주문한다. 

매장의 큰 창 너머로 일렬로 앉아서 맑은 하늘과 바다를 보며 식사하니, 소화도 잘되는 느낌이 든다. 

식사를 마치는 대로 가게를 나와, 공항 게이트 입구 앞에 도착한 네 사람 

일단, 석영, 경임과 환이가 공항 안으로 들어가고, 스텔라는 공항 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한 후, 세 사람을 따라 석영이 셀프 체크인을 하고 있는


키오스크로 다가간다. 

비행기 티켓 출력을 마친 석영은 근처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사서 들고는 보안 검색대 앞에 선다. 

"이번에 시간이 서로 애매해서 너무 짧았던 거 같다~ 담에 넷이 제대로 여행 가자~ 우도 잘 갔다 오고~"

"그래~ 제주도는 또 와도 오고 싶을 거 같아~ 상가 계약 잘하고~"

"알았어~"

세 사람을 뒤로하고 보안 검색대 안으로 들어가는 석영 

"상가 위치 어디라고?"

"성수역 근처~ 매도자도 같이 만났고, 상권 조사 같은 것도 무인 매장 업체에서 다 해주더라~ 성수역 근처라 사무실도 많고 핫플도 많아서 위치 괜찮은 거 같아~


이번엔 좀 잘 되겠지~"

"무인 편의점이라도 매일 관리 해야 되던데 CCTV만 쳐다보고 있는 거 아니겠지?"

"지도 이번이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열심히 해보려고 하는 거 같더만~ 아버지가 이거마저 망해서 폐업하면 지원이고 뭐고, 장가고 뭐고,


지원 다 끊는다고 하셨대~"

"뭐가 문제일까? 난 글만 쓰다 보니 사업, 이런 거 잘 몰라서.."

"내가 보기엔 초밥집은 처음 하는 거고 아무것도 모르고 덤볐던 거다 보니, 주방 실장한테 너무 다 맡겼고 월세로 들어간 거라 월세도 너무 비쌌어~


그래서 세계 맥줏집은 그 상가를 아예 사서 인테리어도 다시 해서 오픈을 했는데 그 주변 상권이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 아니라 골목 안에 있고


조금 걸어 나가야 그나마 사람들이 오고 가는 도로변이라 안 됐던 거 같고, 덮밥집은 재료 직접 사서 요리해서 나가거나 포장이나 배달도 하는, 


그런 게 아니라 무슨 냉동 재료를 업체에서 받아서 그냥 데워서 나가더만~ 맛이 없으니 잘 될 리가…그래도 카페는 바리스타 자격증까지 따가면서


제대로 준비해서 하는 거 같아서 잘 될 줄 알았는데, 주변에 다른 개인 카페도 많고, 프렌차이즈 카페도 너무 많은데 특이한 시그니처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원두를 좋은 걸 쓰는데 다른 카페보다 싸게 팔면 남는 것도 없고. 뭐, 자원봉사 하는 것도 아니니까 더 이상 버티기가 힘들지.


알바를 쓰면 적자인 상황이고, 계속 지 돈 꼬라박아야 하니까~ 무인 편의점은 인건비도 안 들고, 인테리어도 간단하고, 주변 상권도 좋고,


월세도 안 나가니까 좀 낫겠지~"

"그래~"

세 사람은 바로 우도로 향하는 배를 타야 해서 지체할 시간 없이 스텔라의 차를 타고 천진항으로 향한다. 

성산항에서 요금만 내면 자차를 타고 승선할 수 있기 때문에 바로 차에 탄 상태에서 바로 승선했으며, 15분 정도면 우도에 도착하기 때문에


제주도에 여행하러 온 관광객들이 들렀다 가기 좋은 섬이다. 

우도의 천진항에 도착한 세 사람은 미리 예약해 둔 대형 리조트인 [H 힐즈]에 체크인을 하고 짐을 풀었다. 

숙소 바로 앞에 같은 계열사에서 운영하는 [HW 파크]에서 시간을 보낸다. 

제주시 우도에 위치한 문화예술공간으로, 오스트리아의 화가이자 건축가인 프리덴슈타인의 건축물과 예술 작품을 감상하며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며,


그의 작품과 건축 철학을 바탕으로 조성되었다.

그는 우도의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독특한 건축물로 이루어져 있고, 파크는 크게 뮤지엄, 우도 갤러리, 파크 굿즈 샵으로 구성되어 있다.

뮤지엄은 프리덴슈타인의 일생과 작품을 전시하는 곳으로, 그의 회화 작품, 건축 작품, 조각 작품 등을 감상 할 수 있고, 우도 갤러리는 신진 작가들의 제주를


주제로 한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는 곳이다. 

"여기, 메이든이랑 같이 올 걸 그랬네~ 이런 데였구나~ 건축물이 특이하네~"

"그러게~"

"스텔라, 나중에 메이든이랑 같이 또 와~ㅎㅎ"

"뭐래~ 요트 투어는 석영이랑 둘이 가는 것보단 나으니까 같이 가자고 한 거지~"

갑자기 급발진하는 스텔라의 모습에 경임과 환이는 눈빛을 교환하며 웃었다. 

[HW 파크]는 마치 동화 속 세상에 세 사람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뚝 떨어진 것처럼 아름다웠고, 세 사람은 동심으로 돌아간 듯 어린아이처럼 웃으며


감상했다. 

저녁은 간단하게 먹기로 하고, 무지개 수제 버거로 유명한 [ㅂ끄락]에서 무지개 수제 버거 두 개, 블랙 버거 하나, 우도하늘스무디 하나 그리고 우도 땅콩


아이스크림 하나, 한라봉 아이스크림 하나를 주문했다. 

우도 바다를 보며 먹은 수제 버거는 비주얼만큼이나 맛있었고, 세 사람 입맛에는 음료보다 젤라또 같은 꾸덕 꾸덕한 질감과 고소한 우도 땅콩 아이스크림과


상큼한 한라봉 아이스크림이 세 사람 모두 눈이 커질 정도로 훨씬 맛있었다. 

식사를 마친 후엔 신선로 망고 빙수가 유명한 [ㅁ고 ㅎ릭]에서 신선로 망고 빙수를 시켰다. 

매장 안은 온통 야자수라 동남아 느낌 물씬 났으며, 스텔라와 경임, 환히, 석영, 네 사람이 함께 여행을 갔던 필리핀 세부를 생각나게 했고,


신선로 그릇에 생망고를 한가득 쌓아주는 눈꽃 빙수의 망고는 세부 숙소에 한가득 쌓아 놓고 먹을 정도로 맛있었던 망고의 맛과 흡사했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와~ 이거 세부 망고 맛 나~ 서울에 망고란 망고는 다 먹어 봤는데 이 맛이 안 나던데~"

"여기 망고 쉐이크도 주문 들어오면 그때그때 생망고 갈아서 주는 거래~"

"그래? 갈 때 하나씩 사 갈까?"

"그래~"

디저트로 망고 빙수를 싹 비운 세 사람은 스페셜 망고 쉐이크를 하나씩 손에 들고, 바로 근처에 있는 검멀레 해변까지 걸어가, 노을 지는 핑크빛 하늘과


푸른빛 바다를 각자 핸드폰과 두 눈에 가득 담았다. 

브런치 글 이미지 2


숙소 돌아온 세 사람은 그제야 객실을 둘러본다. 

스텔라가 예약한 객실은 침실 두 개, 욕실 두 개인 프리미어 스위트로, 킹베드 두 개가 배치된 방은 스텔라와 경임이 사용하고, 킹베드 하나가 있는 방은


환이가 쓰기로 했다. 

1박만 묵기에는 아까울 정도였고, 거실 소파에 앉아 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누다 각자의 방에서 잠이 들었다.

-다음날-

AM 10:45 

[H 힐즈]에서 체크아웃을 마친 후, 스텔라의 차 트렁크에 짐만 싣고는 리조트와 같은 계열사의 브런치 카페

[H 윈즈]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나서야 차량에 탑승해 우도봉과 우도 정원으로 향했다. 

우도봉을 오르는 길은 작은 언덕 수준이어서 걷기 좋았고, 우도봉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우도의 절경은 가슴을 탁 트이게 하는 기분이 들어,


각박한 서울에서의 일상에서 벗어나 힐링하기에 충분했다. 

천진항으로 가기 전, 산호해수욕장에 들러, 다른 각도의 우도 바다를 보기로 한 세 사람 

산호해수욕장은 서빈백사라고도 부르는데, 서빈백사는 우도 8경에도 포함되며, 천연기념물 제438호라도 지정된 곳이고, 짙은 푸른빛과 에메랄드빛이


공존하는 바다색을 자랑했다. 

브런치 글 이미지 3


이후, 천진항에서 다시 배를 타고 성산항에 도착한 세 사람은 한림읍에 위치한 펜션에 차량만 주차하고는 근처 해안도로 주변에 있는 [ㅈ주의 ㄴ을] 횟집까지


산책하듯 걸어가, 야외 테라스에 앉았으며, 참돔, 연어, 광어와 탕이 세트로 나오는 메뉴와 딱새우회를 추가하고, 세트 메뉴 중 탕은 해물탕과 지리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지리탕을 선택했다. 

주문한 메뉴가 나오자, 타이밍 좋게 노을이 지고 있었고, 고개만 돌리면 보이는 바다 위로 떨어지는 아름다운 노을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세 사람은 술 한잔을 하기 위해 횟집까지 걸어왔고, 한라산 소주만 각 1병을 마셨는데, 제주도 바다의 경관 때문인지 주량이 소주 한 병인 경임과 환이는


평소와는 다르게 취하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 

"와, 한라산 진짜 부드럽네~ 이건 몇 병씩 마실 수 있을 거 같은데?"

"저기요, 새신랑~ 자제하셔야죠~"

"근데, 연지 씨가 너, 제주도 간다니까 뭐라 안 해? 같이 가자고 말은 했지만, 연지 씨 땜에 못 갈 줄 알았더니 잠만, 이러고 한 10분? 그래, 이러고 답장 오더라~"

"연지가, '다른 ㄴ,ㄴ들이랑 가는 거였으면 난리 쳤을 텐데, 언니들이랑 석영 씨니까 괜찮아~' 그러던데?"

"오~ 장가보내도 되겠군~ㅋㅋ"

"연지 씨 속 썩이지 말고~ 연지 씨가 하라는 것만 하고, 하지 말라는 것만 안 하면 잘 살 거다~"

"네, 네~ 진짜, 어떻게 우리 엄마랑 똑같은 말을 하지?"

"으른들이 하는 말엔 다~ 이유가 있는 것이야~"

"네, 네~ 명심하겠습니다~"

기분 좋게 알딸딸한 상태로 횟집을 나온 세 사람 

스텔라는 경임과 어깨동무를 하고 펜션까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걸어가고, 그 뒤로 환이가 따라갔다. 

펜션에 도착한 세 사람은 본관에선 스텔라와 경임, 별채에는 환이가 늦은 체크인을 했고, 경임과 환이는 이 펜션에선 1박뿐이지만, 자쿠지와 수영장 등


내부 시설을 야무지게 이용하며 만족감을 안고 잠이 들었다. 

<2024년 07월 08일>

AM 11:00 

경임과 환이도 서울행 비행기를 타야 하는 오늘.

시간 맞춰 체크아웃하고, 짐을 챙겨 스텔라의 차 트렁크에 실은 두 사람 

세 사람은 이대로 헤어지기 아쉬워, 대화 중 여러 번 말이 나온 패러글라이딩을 하기로 하고, 펜션을 나선다. 

도남동에 위치한 패러글라이딩 업체인 [제주 ㅎ늘을ㄴ다] 사무실 옆에 주차하고, 안으로 들어간다. 

밥 먹고 하면 토하는 거 아니냐는 환이의 말에 밥도 안 먹고 방문했고, 그 말을 전해 들은 직원분들과 먼저 오셔서 대기 중인 손님들까지 모두가 다 빵 터져


웃음바다가 되었다. 

패러글라이딩은 금오름이나 서우봉에서 진행하는데, 날씨와 바람에 따라 위치가 정해지며, 1년 중 90%는 금오름에서 진행된다고 하고,


바다 위를 떠다니는 서우봉은 정말 드물게 진행한다고 한다. 

당일 오전이 돼서야 위치가 결정되는데, 운 좋게 날씨가 너무 좋아서 서우봉에서 할 수 있었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환이는 타고는 싶지만, 도저히 안 되겠다며 포기했고, 스텔라와 경임만 직원의 설명을 들으며 동의서를 작성한 후, 


파일럿분이 두 분이라 각자 따로 하기로 하고 안내에 따라, 각각 노란색과 남색 파일럿 복장과 헬멧을 들고는 서우봉으로 출발한다. 

서우봉도 오름이라서 올라가는 길이 경사진 언덕이지만, 우도봉처럼 산책로 걷듯 15분 정도 걷다 보면 어느새 도착했고, 올라가는 내내 햇살과 윤슬은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기가 막혔다. 

브런치 글 이미지 4


코스는 시간과 가격별로 하늘, 날다, VIP로 3가지가 있는데, 10분 정도 진행되는 날다 코스를 선택했고, 이미 많은 사람이 구름 한 점 없는 날씨에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모습이 새처럼 예뻤다. 

함덕 해변과 바다 위를 나는 기분을 물씬 느낄 수 있어서 더 좋았고, 바닷바람이 두 사람의 얼굴을 스치듯 은은하게 불어와, 그 시원함에 더욱 들뜨는 기분이었다. 

브런치 글 이미지 5


파란 제주 하늘 위에서 바라본 제주는 정말 아름다웠고, 두 사람은 너무 재밌어서 친절히 설명해 주시는 30년 경력의 파일럿 분의 말은 들리지 않고


신나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착지까지 파일럿분이 도와주시니 어려움 없이 무난하게 할 수 있었고, 10분짜리 코스가 1분처럼 느껴질 정도로 굉장히 짧게 느껴졌으며,


해변에서만 보던 바다를 위에서 보니, 발아래로 색다른 장관이 펼쳐졌다. 

꿈꾸는 듯했던 패러글라이딩을 마치고, 공항 근처 흑돼지 맛집인 [ㅇ직 ㅎ돼지]에서 점심을 먹고는 경임과 환이의 비행기 시각에 맞춰, 공항에 도착했다. 

세 사람은 서로를 꼭 안아주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고, 메이든과 석영을 포함한 다섯 명이 함께 했던 스텔라

생일 홈파티 그리고 세 사람이 함께한 우도 여행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그렇게 스텔라는 게이트 안으로 들어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한참을 보며 배웅하다가 공항을 나와 주차장에 주차해놓은 자신의 차량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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