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글이나 글 짓는 행위는 자신의 머릿속을 무시로 들고나는 또 다른 여행이다. 비록 하루하루 뜻한 바를 이루기 위해 삶을 살아간다지만, 글을 짓고 다듬고 책으로 묶는 작업은 즐거움과 기쁨을 맛보게 한다.
요즈음 무더운 계절임에도 글 짓는 재미에 푹 빠져 지내는 신세다. 매일 글을 짓는 것은 아니지만 그간 써놓은 글을 들춰가며 다시 다듬고 편집하다 보니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
그렇다고 시인이나 소설가처럼 대단한 작품을 쓰는 것은 아니지만 글을 쓰는 것이 즐겁기만 하고 생활에 일정한 패턴까지 만들어 주고 있다.
마치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도착해서 시원한 수박을 먹는 것처럼 한 편의 글을 쓰고 나면 생활의 리듬이 안정되고 마음의 위안을 가져온다. 더불어 한 해의 농사를 수확하는 농부의 마음이랄까 그런 글제들을 하나둘 모아 작품으로 묶는 일에는 애환과 마음의 뿌듯함이 샘솟는다.
여름날의 땀과 더위가 글 속에 흔적으로 남아 어딘가로 휩쓸려 가고 있지만 나는 그런 시간을 붙잡고 싶지는 않다. 내 마음이 가는 시간과 글들이 쌓여 흘러가는 시간은 각기 다른 방향을 향해 달려갈 것이다.
비슷비슷한 글제들을 책으로 묶고 다듬기를 하는 작업에서 느끼는 희열의 참맛은 아마도 해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글을 쓸 때는 마음이 무한의 바다와 같이 넓어진다.
그런 넓은 마음의 바다에서 한 올 한 올 주옥같은 생각을 건져 올려 표현하는 것이 글이고, 건져 올린 생각을 묶고 다듬는 작업이 퇴고다.
글이 삶의 일상에 이입되면 그 글은 인생이 된다. 인생은 글이 모여 이루어지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인생이 모여 글이 만들어지고 완성되는 것이다. 자신만의 글 세계로 생각이 침잠해 갈수록 마음은 무한대로 열려간다.
아름답고 사색적인 글을 한번 써보고 싶다. 미적인 글과 멋진 사연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글을 짓고 다듬으며 사는 것도 삶에 의미와 가치가 있다.
내가 쓴 글이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는 정서와 공유하는 마음을 전달할 수만 있다면 그보다 행복한 것은 없다. 글에서 마음의 공감을 느끼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는 감정을 갖게 하는 소통에서 비롯된다.
세상을 떠돌며 살아가는 삶의 무늬가 다른 사람에게 잔잔한 마음의 파문이라도 던져줄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누구나 세상을 부유하며 산다지만 생의 의미를 다른 사람에게 전하는 것도 아무나 할 수 없다.
삶의 뜨락에서 나름 즐겁게 누린 시긴과 틈틈이 떠남의 시간을 가졌던 따뜻한 감정과 마음이 다른 사람에게 좋은 생각과 의미로 전달되기를 기원하며 펜을 내려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