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유어 마인드.
기다리고 기다리던 선남을 만났어요.
저희는 정말 늙은이처럼 부대찌개 집을 가고, 그분의 회사 구경, 공원을 갔습니다.
평소와 똑같았어요.
저는 필터링(?) 보다는 솔직하게 이야기했어요.
“저 마음에 드세요?”
참 도발적이죠? 그냥 대놓고 물었어요.
그분은 한참 말을 머뭇거리다 말을 했어요.
“저도 선이나 소개팅 후 애프터 해서 열 명중 한 명 받아줄까 말깐데 받아줘서 고마워서 나왔어요. 막 제 이상형보다는 운동동호회에서도 많이 여자들은 보이니까. “
“그렇군요. 저는 우리가 나이도 있고, 세 번 본 사이에 이런 속도로 만나다간 친해지려면 너무 오래 걸릴 거 같아요. “
저는 말을 이어나갔어요.
“누군가를 만나고 연애하는 건, 마음의 벽 안에 있는 그 내면을 여는 일이라 생각하거든요.”
“내면을 보여주고, 친밀해질 수 있어야 진짜 만나는 거라 생각해요. 절대 강요하거나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이성인걸 떠나서 하는 말이에요. 지금은 저한테 벽이 느껴지니까요. 대화에서 서로 알아가려는 노력이 별로 없잖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선남은 말했습니다. 자기가 13년 전에 연애를, 짧게 6개월 미만으로 했던 게 최근 연애라고요.
무려 13년 전입니다.
그리고 최근 선이 많이 들어와 보았지만 자기가 애프터 신청하면 열 명 중 한 명 될까 말까였대요. 그게 나였고, 그냥 고마운 마음이 크다고.
저도 말했죠.. “그렇군요. 충분히 그럴 수 있어요.”
선남도 말했습니다. “만나보니까 좋은 분인 거 확실히 알겠어요.. 근데 저는 제 감정에 대해 정확히 모르겠어요. 몇 번 더 봐야지만 알 거 같아요. 여태까지 누굴 만나도 다 거절만 하니까…“
제가 말했어요. “마음의 문을 열어주시거나 감정을 조금이라도 보여주셔야죠. 안 그럼 누구든지 오해할 거예요.”
그리고 말을 이어갔어요. “좋으면 좋은 거고, 싫으면 싫은 거지. 그 대답은 뭐예요?”
“지금으로선 고마운 마음이 커요. 무튼 그래요. “
“네, 그럴 수 있어요.”
그리고 저희 집 근처로 데려다주셔서 차에서 내렸습니다.
“감사합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왜 사귀지도 않았는데 벌써 차인 기분이 드는 걸까요? 아니, 싫은데 남자가 세 번이나 만나러 와요? 바보도 아니고… 초딩도 아니고 자기 마음을 모르면 누가 아냐고요.
좀 속상한 마음이 들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라지 하나 사서 벌컥벌컥 마십니다. 아니 누군 이상형이라서 만나냐고요. 난 섹시한 사람 좋아한다고요.
진짜 저 뭐 하고 있는 걸까요?
연애가 이렇게나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