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후덜거린다.
우박처럼 동글동글한 눈이 내렸으나,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마음으로 산부인과로 갔어요.
걸어서 15분, 버스로 20분 넘게 걸리지만 여기만 가는 이유는 여 원장님 손맛 때문이에요.
자궁경부암세포채취 시 가장 아프지 않게 해 주시고, 전체소독도 꼼꼼히 닦아 주셔서요.
결론은 검사는 완료.
한쪽 부분 염증이 있는데 레이저 치료받아야 한다 하시더라고요. 일단 알겠다 하고 나왔으나.. 간호사분들이 많이 정신없고 불친절에 가까워 굳이 레이저를 여기서 해야 해?라는 생각을 했죠. 가격도 꽤 나갈 텐데 그에 대한 언질도 없으시고요.
어차피 당분간… 아니 몇 년이 될지 모르겠으나 관계를 할 일이 있겠나요? 연애를 막(?) 시작하는 편은 아니라서… 물론 선이나 소개팅 생기면 나가는 편이지만, 저도 시작하기 까진 꽤 신중하답니다. 여기엔 되게 난잡한 사람처럼 감정에 대한 글을 적지만 엄청 보수적인 편이긴 해요.
서른이 되고 나서는, 만 37세-39세-9년 동안 두 명 연애한 게 전부예요. (20대때는 제외) 오래 만나는 편이기도 하고.
그리고 일주일째 몸무게는 동결. 운동을 병행해야지만 살이 빠지나 봐요, 이런… 운동 하나라도 하는 사람이 이상형이라는 선남한테 잘 보이려고 매우 빠르게, 신속하게 12년 동안 안 하다 8개월 등록했는데… 저 혼자 잘 다닐 거 같네요.
토요일 오후 세시까지 만난 선남은 아직 연락이 없습니다. 이 분에 대한 기대감이나 호기심을 많이 버렸어요. 친구한테 이 분에 대략적인걸 말했더니, 명쾌하게 답하더라고요.
“모텔 잡고, 술 같이 먹으면 되지!”
저는 놀랐어요. “아니, 안 사귀는데 모텔에서 술을 같이 마시는 건 좀 아니지 않아?”
“바보야. 너는 집에 가고, 그분은 모텔 가서 자면 되지, 돈 많으면 대리 부르고. “
역시 친구는 명쾌합니다. 저보고 선남의 허벅지 보라고 한 친구예요. 하지만 그저 잊어버려야죠. 사람마음을 어떻게 내 마음대로 하겠어요.
오래간만에 한 요가는 좋았고, 타이트한 옷을 입은 제가 생각보다 타인과 비교하니 꽤 날씬했지만, 생각만큼 유연성은 제로였어요. 그렇지만 안 하는 것보단 낫다는 거.
내일은 일반건강검진 병원 가볼까 해요. 미리 검진을 받아야 신체채용 시 검진서 프린트해서 낼 수 있거든요. 공무원 건강검진은 한 번에 3만 원이라 일반검진받아서 제출하는 게 나아요.
몇 번 워크숍에서 본 주임님께 점심때쯤 전화가 왔어요. 11일 자로 그만두냐고요.
그래서 월급이 작고, 무조건 차 보유해야 돼서 좀 힘들었다. 현재 수도권 남부에 올라와 있다고 했어요. 안부를 묻고, 그만둔 이유도 말하고, 잘 지내라고 하고 인사를 마쳤어요. 정말 퇴사일이 순식간에 다가오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