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탕화면 속으로

변화.

by 거북이

회사에 한 명씩 출근하기 시작한다.

중요한 회의가 있는 날이라 그런지 직원들이 평소보다 긴장하며 출근하는 모습들이 눈에 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무실엔 직원들로 붐빈다.

그중 팀장님도 있다. 본인의 자리로 가는 도중 기안을 발견한다.


"김 대리, 거기서 뭐 하나?"


팀장님은 기안이 본인의 자리가 아닌 다른 사람 자리에서 졸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놀란 기안,


"아 네, 팀장님. 잠깐 제가 졸았네요.."


"아니, 그게 아니라 왜 다른 사람 자리에서 졸고 있어.

오늘 무슨 날인지 알면서 그래.

괜한 오해받지 말고 얼른 자리로 돌아가."


기안은 팀장님 말씀이 끝나기도 전에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본인의 자리로 이동한다.


오늘은 승진에 있어 중요한 회의를 하는 날이다.

다른 자리에 있으면 당연히 오해받을 만한 행동이다.


하필 그 자리가 승진 후보자 명단에 있는 직원자리이기에 더더욱 오해받기 쉬웠을 것이다.

기안은 잠을 깨기 위해 기지개를 켠다.

그리고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오늘 회의에 필요한 보고서를 인쇄한다.


기안을 포함한 승진 후보자 명단에 오른 사람들은 회의 발표 준비가 마치는 대로 회의실에 들어와

본인의 자리에 앉는다.

팀장님은 모두 참석했는지 확인을 한다.

팀장님은 명단 리스트를 가져와 한 명씩 직원들을 확인한다.


"김 대리도 왔고...

뭐야. 엄 대리 안 왔어?"


순간 직원들은 주위를 둘러보며 엄 대리를 찾아본다.


"어, 자리에 컴퓨터 켜져 있었는데.."


"안 끄고 퇴근한 거 아니야?"


"아니에요, 커피도 있었어요."


직원들은 주위를 둘러보며 엄 대리를 찾는다.


이상하다.


분명 나는 지금 여기 있는데.


"여러분, 저 여기 있어요!


소리를 질러봐도 아무도 보질 않는다.

대답조차 없다.


"내 말을 무시하는 건가...

아님.. 내가 안 보이나...?"


이상하다.

그리고 생각에 잠긴다.


"나를 왜 못 보는 거지..."


이 상황을 조금씩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다.


"내가 투명인간이야...?"


우선 진정하고 생각을 해본다.

오늘 하루동안 있었던 일들을 돌이켜 생각해 본다.


출근을 했다. 그리고 오자마자 컴퓨터 전원을 켜고 커피를 내리기 위해 탕비실에 가서 커피를 내렸다.

지금까지 이상한 점은 없었다.


"아...!"


그 순간 특이한 장면이 떠오른다.


"내가 왜 놓쳤지..."


분명 평소와 다른 점이 있었다.

내가 커피를 내리기 위해 탕비실에 들어가서 커피를 내리는 동안 창문밖을 봤다.

평소 같았으면 정신없이 사람들이 출근하기 위해 개미 때처럼 붐비는데

이상하게 한 명도 거리에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 한 명도 거리에 없었어... 이런 적은 처음이었어."


수많은 생각을 하며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자신의 손과 발을 보며


"내 몸에는 이상이 없는데... 내가 아니라 이 세계에 무슨 일이 생긴 건가..."


우선 주위를 둘러보며 특이한 점이 없는지 확인하기로 한다.

책상부터 확인을 해본다.

서랍까지 뒤져가며 내 물건들이 그대로 있는지 이상한 물건은 없는지 확인을 한다.


"그대로야..."


커피를 내렸던 탕비실에도 가본다.


그대로다.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특이한 점을 찾아보려고 하지만 보이지 않는다.


"어..?"


좌절하려는 순간 특이한 점이 내 눈앞에 보인다.


내 컴퓨터 화면이 없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투명하다. 그냥 뻥 뚫려있다.

좀 더 확실하게 보기 위해 컴퓨터 모니터에 가까이 가 집중해서 본다.


집중해서 보니 미세하게 작은 조각들이 돌아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깨진 유리창 조각같이.


그 조각들을 유심히 보다가 잊고 있었던 메시지가 생각난다.


"YES OR NO 메시지..."


컴퓨터가 나에게 선택지를 주었다. 그리고 나는'YES'를 눌렀다.

그 이후에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천천히 회상해 본다.

마우스로 버튼을 눌렀다. 'YES'

그리고 내 몸이 바탕화면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마치 내가 세탁기 통 안에 들어간 느낌이었다.

너무나 어지러웠다.


그렇다.


난 지금 다른 세상, 바탕화면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믿어지지 않았다. 판타지 소설에서 상상할 수 있는 현상이 지금 내가 이 현실에서 겪고 있다.


"어떻게 나가야 하는 거지.."


답답한 나머지 한숨을 쉬며 천장을 바라본다.


"뭐지..."


또 다른 특이한 점을 찾았다. 천장이 픽셀형식으로 되어있다.


"진짜 바탕화면 안이구나...."


픽셀로 형성된 천장을 보고 나니 인정할 수밖에 없다.

너무 혼란스럽다.


"이제 뭐 어쩌지.."


머릿속은 온통 근심, 걱정이 가득이다.

한참 동안 멍하니 앉아 좌절하고 있을 때

멀리서 희미한 빛이 나타난다.


그리고 희미했던 빛이 점점 밝아지고 있다.

내 쪽으로 오고 있는 것이다.


"뭐야... 어... 뭐야..!!!"


겁에 질린 소리다.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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