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궁창으로의 추락

by 남킹


올드 베일리의 무거운 참나무 문이 그의 등 뒤에서 닫혔을 때, 그 소리는 단순한 물리적 현상이 아니었다. 그것은 하나의 시대가 종언을 고하는 형이상학적 단절음이었으며, 한 영혼의 연대기에서 에덴의 시대가 끝나고 연옥의 시대가 시작됨을 알리는 에스카톨로지적(eschatological)인 징후였다. 오스카 와일드는 더 이상 명예훼손 재판의 고소인이 아니었다. 그는 이제 이름 없는 죄의 숙주(宿主)이자, 사회라는 거대한 항체(抗體) 시스템이 맹렬히 공격하기 시작한 이물질(異物質)이 되었다. 법정 밖 광장에 운집한 군중의 얼굴들은 더 이상 호기심 어린 관객의 그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테르모필레 전투를 앞둔 스파르타 병사들의 얼굴처럼 비장하지도 않았고, 바스티유를 향해 돌진하는 혁명가의 얼굴처럼 성스럽지도 않았다. 그 얼굴들은, 히에로니무스 보스(Hieronymus Bosch)의 캔버스에서 튀어나온 듯한, 익명의 잔혹함과 집단적 광기로 뒤틀린 그로테스크의 총합이었다. 그들의 수군거림은 저주였고, 그들의 시선은 돌팔매질이었다.

그는 마차를 향해 걸어갔다. 그의 발걸음은 마치 솜을 채운 장화라도 신은 듯 비현실적으로 무겁게 느껴졌다. 세상의 모든 소리가 그의 고막을 때렸으나, 정작 그의 내면은 완전한 진공의 고요에 잠겨 있었다. 그는 군중의 웅성거림 속에서, 자신의 이름이, 어제까지만 해도 런던의 모든 살롱에서 숭배와 질투의 대상으로 속삭여지던 그 이름이, 이제는 '남색가', '변태', '타락자'라는 낙인과 동의어로 변질되어, 마치 오물처럼 공기 중에 부유하는 것을 들었다. 그는 자신의 정체성이, 마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화처럼, 자신이 보지 않는 곳에서 끔찍하게 썩어가고 있음을 직감했다.

보시는 그의 곁에 없었다. 재판이 파국으로 치닫는 순간, 그 아름다운 청년은, 마치 폭풍우를 예감한 제비처럼, 가장 먼저 안전한 곳을 향해 날아가 버렸다. 그의 부재는 와일드의 고독을 더욱 시퍼렇게 멍들게 했다. 그를 마차까지 호위한 것은 로버트 로스였다. 로비의 창백한 얼굴에는 세상의 모든 슬픔이 응축되어 있는 듯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의 눈은 와일드에게 필사적으로 외치고 있었다. '도망치세요, 오스카. 제발, 이 나라를 떠나세요. 이 야만인들이 당신의 날개를 찢어발기기 전에.'

마차 안에서, 와일드는 벨벳 시트에 깊숙이 몸을 묻었다.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런던의 풍경은, 어제와 같은 풍경이었으나, 이제는 그에게 완전히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그가 거닐었던 본드 가의 상점들, 그가 저녁 식사를 했던 레스토랑들, 그의 희곡이 걸려 있던 극장들. 그 모든 장소는 이제 그의 영광을 기념하는 신전이 아니라, 그의 죄를 증거하는 범죄 현장처럼 보였다. 런던은 더 이상 그의 무대가 아니었다. 그것은 그를 삼키기 위해 입을 벌리고 있는 거대한 레비아탄(Leviathan)이었다.

그는 타이트 가의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곳에는 아내 콘스턴스의 침묵하는 비난과, 두 아들의 순진무구한 질문들이, 그 어떤 법정의 심문보다도 더 날카로운 칼날이 되어 그를 기다리고 있을 터였다. 그는 대신, 슬론 가(Sloane Street)에 위치한 캐도건 호텔(Cadogan Hotel)로 향했다. 그곳은 그가 보시와 함께 수많은 밀회의 밤을 보냈던, 죄와 쾌락의 기억이 짙게 배어있는 장소였다. 그는 다가오는 파멸 앞에서, 이카루스가 추락하며 마지막으로 태양을 바라보듯, 자신의 죄의 근원을 향해 본능적으로 회귀하고 있었다.

호텔 스위트룸은 그의 불안한 영혼을 위한 마지막 도피처이자, 가장 화려한 감옥이었다. 그는 룸서비스로 호크 와인과 셀처 소다를 주문했다. 차가운 액체가 그의 타는 듯한 목을 적셨지만, 그의 내면의 갈증은 해소되지 않았다. 그는 방 안을 서성였다. 다마스크 직물로 덮인 벽, 루이 15세 풍의 가구들, 두꺼운 카펫. 그 모든 사물들이 그의 신경을 거슬렀다. 그것들은 그의 추락과는 아무 상관없다는 듯, 오만하고 냉담한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그는 창가에 서서, 해 질 녘 런던의 하늘을 물들이는, 마치 터너(J.M.W. Turner)의 그림 같은 불길한 노을을 바라보았다. 저 하늘의 장엄한 아름다움은, 지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한 인간의 비참한 몰락에 대해 완벽하게 무심했다.

저녁이 되자, 로비 로스와 몇몇 남은 친구들이 찾아왔다. 그들의 얼굴에는 하나같이 죽음을 앞둔 환자를 문병하는 듯한 비통함이 서려 있었다.

"기차표를 구해두었네, 오스카." 로비가 간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밤 12시 30분, 채링크로스 역에서 도버로 가는 마지막 배를 탈 수 있네. 프랑스로 건너가게. 그곳이라면, 자네의 예술을 이해해주고 자네를 보호해줄 사람들이 있을 걸세."

그러나 와일드는 고개를 저었다. 그의 눈에는 기묘한, 거의 병적인 평온함이 깃들어 있었다.

"도망이라니, 나의 사랑하는 로비. 그 얼마나 부르주아적인 발상인가." 그가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 "예술가는 자신의 운명으로부터 도망쳐서는 안 되네. 오히려 그것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그 고통의 가장 깊은 심연까지 탐험해야 하는 법이지.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가 자신의 눈을 찌르고 테베를 떠났던 것처럼, 나 역시 나의 비극을 끝까지 연기해야만 하네. 이것이 나의 칼바리(Calvary) 언덕이라면, 나는 기꺼이 나의 십자가를 질 걸세."

그의 말은 숭고하게 들렸지만, 그 이면에는 현실을 감당할 용기가 없는 자의 지적인 허무주의와, 자신의 몰락마저도 하나의 극적인 제스처로 만들고야 말겠다는 예술가적 허영심이 뒤섞여 있었다. 그는 현실의 경찰과 감옥이 두려운 나머지, 운명과 비극이라는 추상적인 개념 뒤로 숨어버린 것이다.

친구들은 필사적으로 그를 설득하려 했다. 그러나 그들의 모든 논리적인 간청은, 와일드가 구축한 역설과 운명론의 견고한 성벽에 부딪혀 부서져 내렸다.

"모든 인간은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죽이게 되어 있다네." 그는 셰리 잔을 비우며 말했다. "나는 아름다움을 사랑했지. 그리고 나의 그 사랑이, 바로 지금, 나를 죽이고 있는 걸세. 이 얼마나 완벽한 아이러니인가! 이 얼마나 만족스러운 비극인가!"

그는 술에 취해가고 있었다. 술기운은 그의 공포를 잠시 마비시키고, 그의 자기연민을 철학적인 성찰로 착각하게 만들었다. 그는 자신이 소크라테스처럼 부당한 고발을 당한 철학자라고, 혹은 그리스도처럼 무지한 대중에게 십자가에 못 박히는 순교자라고 믿고 싶어 했다. 그러나 그의 내면 깊은 곳에서는, 자신이 단지 어리석은 나방처럼, 보시라는 이름의 치명적인 불꽃에 뛰어들어 스스로를 불태워버린, 한심하고 나약한 인간일 뿐이라는 차가운 진실이 속삭이고 있었다.

밤 10시가 넘었을 때, 로비는 거의 울음을 터뜨릴 지경이었다.

"제발, 오스카! 이건 연극이 아니란 말일세. 이건 현실이야! 그들이 자네를 잡으러 올 걸세. 자네의 이름, 자네의 명예, 자네의 모든 것을 빼앗고, 자네를 짐승처럼 우리에 가둘 거란 말일세!"

바로 그 순간, 마치 로비의 말이 현실을 소환하는 주문이라도 된 듯, 스위트룸의 문을 누군가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노크 소리는 요란하지 않았다. 그것은 오히려,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한, 차갑고 사무적인 소리였다. 방 안의 모든 대화가 멎었다. 시간은 납처럼 무겁게 굳어버렸다.

와일드는 잠시 눈을 감았다. 그의 뇌리에는 수많은 이미지들이 섬광처럼 스쳐 지나갔다. 어머니가 읽어주던 켈트 신화 속 영웅들의 얼굴, 옥스퍼드의 푸른 잔디, 처음으로 무대에서 박수갈채를 받던 순간의 황홀경, 그리고... 가스등 불빛 아래에서 처음 마주쳤던 보시의, 저주처럼 아름다웠던 얼굴. 그는 자신의 삶 전체가 이 한 번의 노크 소리를 향해 달려온 거대한 서사였음을 깨달았다.

"들어오시오." 와일드가 조용히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놀랍도록 차분했다.

문이 열리고, 두 명의 남자가 들어섰다. 그들은 평범한 트위드 코트 차림이었지만, 그들의 풍채와 표정에서는 스코틀랜드 야드(Scotland Yard)의 형사들 특유의, 무미건조한 권위가 배어 나왔다. 그들 중 한 명이 앞으로 나서며,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오스카 와일드 씨?" 그가 물었다. "풍기문란죄(Gross Indecency) 혐의로 당신을 체포합니다. 이것은 체포 영장입니다."

영장. 그 단어는 와일드의 귀에, 마치 단두대의 칼날이 떨어지는 소리처럼, 차갑고 절대적인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의 모든 철학적 방어와 예술적 수사는, 법률이라는 이름의 이 얇은 종이 한 장 앞에서 무력하게 무너져 내렸다. 그는 더 이상 '오스카 와일드'가 아니었다. 그는 이제 법률 조항에 의해 규정된, 하나의 범죄 혐의자일 뿐이었다.

형사들은 그의 방을 수색했다. 그들의 무례한 손길이 그의 책과 편지들, 그의 옷가지들을 뒤졌다. 그것은 단순한 증거 수집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의 내밀한 세계에 대한 폭력적인 침범이자, 그의 취향과 지성에 대한 모독이었다. 와일드는 그 광경을, 마치 자신의 몸이 강간당하는 것을 지켜보는 유체이탈 상태의 영혼처럼,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체포되어 호텔을 나섰다. 그의 양팔은 두 명의 형사에게 단단히 붙들려 있었다. 호텔 로비에는, 어디선가 소식을 듣고 몰려온 기자들과 구경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에 떠오른 표정은, 더 이상 경멸이나 혐오가 아니었다. 그것은, 신성한 제물이 제단으로 끌려가는 것을 목격하는 원시 부족의 얼굴에 떠오르는, 경외와 공포가 뒤섞인 표정이었다. 그들은 한 시대의 상징이, 자신들의 눈앞에서 공개적으로 희생되는 광경을 목도하고 있었다.

그는 경찰 마차에 태워졌다. 마차의 작은 창문으로, 그가 막 떠나온 캐도건 호텔의 불 켜진 창문들이 보였다. 그 창문들 뒤에서, 런던의 상류 사회는 여전히 샴페인을 마시고, 의미 없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그들의 안락하고 위선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을 터였다. 그는 그 세계로부터 영원히 추방되었다.

마차는 먼저 보우 가(Bow Street) 경찰서로 향했다. 그곳에서 그는 죄수 등록을 위한 모욕적인 절차를 거쳐야 했다. 그의 이름, 나이, 직업이 기록되었다. '직업'을 묻는 질문에,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예술가이자 시인"이라고 대답했다. 서기는 그의 말을 비웃으며, 장부에 "무직"이라고 적었다. 그의 주머니 속에 있던 모든 소지품들이 압수되었다. 돈, 담배 케이스, 그리고... 로비가 마지막으로 그의 손에 쥐여주었던, 그의 아들 시릴이 그린 서툰 그림 한 장.

그의 여정의 종착지는 홀러웨이(Holloway) 교도소였다. 마차가 교도소의 육중한 철문 안으로 들어서자, 바깥세상의 모든 소음이 차단되었다. 그를 맞이한 것은, 철문이 닫히는 귀청이 터질 듯한 굉음과, 소독약 냄새와 절망의 냄새가 뒤섞인, 지옥의 아구리에서나 날 법한 악취였다.

그는 간수들에 의해 발가벗겨졌다. 그의 거대하고 희디흰 육체가, 차갑고 더러운 공기 속에 무방비로 노출되었다. 그것은 그가 평생 동안 가꾸어온, 지성과 감수성의 성전(聖殿)이었던 그의 몸에 대한 궁극적인 모독이었다. 간수는 그의 몸 구석구석을, 마치 가축을 검사하듯 무심하게 살폈다. 그리고는 그에게 거칠고 뻣뻣한 죄수복 한 벌을 던져 주었다. 죄수복에는 넓은 화살표 무늬가, 마치 카인의 낙인처럼 찍혀 있었다.

그는 마침내, 그의 새로운 세계가 될 독방으로 던져졌다. 방은 관(棺)보다 조금 더 넓을 뿐이었다. 벽은 축축한 냉기를 내뿜는 돌로 되어 있었고, 바닥에는 딱딱한 나무 판자로 된 침대와, 악취를 풍기는 양동이 하나가 놓여 있을 뿐이었다. 천장의 작은 쇠창살 틈으로, 런던의 밤하늘이, 마치 병든 눈동자처럼 흐릿하게 보였다. 별은 보이지 않았다.

간수가 철문을 쾅 닫고 빗장을 거는 소리가, 그의 마지막 남은 희망의 척추를 부러뜨리는 소리처럼 울려 퍼졌다. 그는 어둠 속에 홀로 남겨졌다. 그는 나무 침대 위에 주저앉았다. 거친 죄수복의 감촉이 그의 살갗을 찔렀다. 그는 자신의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그의 손에서, 교도소의 비누에서 나는 역겨운 소독약 냄새가 났다. 그는 더 이상 백합과 향불의 냄새를 맡을 수 없었다.

그는 울지 않았다. 그의 슬픔은 눈물로 흘려보내기에는 너무나 거대하고, 너무나 형이상학적인 것이었다. 그는 자신이 시궁창에 떨어졌음을 깨달았다. 그가 경멸하고 조롱했던, 추하고 비천한 현실의 가장 깊은 바닥. 그는 살아간다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진귀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는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참을 수 없는 고통이자, 끝없는 굴욕임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그는 별을 본 죄로, 영원히 빛을 빼앗긴 것이다. 어둠 속에서, 그는 자신의 심장이, 아직도 뛰고 있다는 사실에 절망하며, 생명 없는 돌처럼 굳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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