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을 이야기
저의 유럽 회사 생활을 돌아보며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하는 점을 중심으로 적다 보니 개선점에 대해 반추해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당연히, 한국 여성이란 집단 정체성 중 리더십 퀄리티에 속하는 점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정말 진정을 다해 노력하는 것이 그중 하나입니다. 말이나 운으로만 회사를 운영하거나, 팀을 이끌기는 불가능합니다. 무엇이든 어려움을 극복할 만큼의 노력이 필요하죠. 여러분은 대입을 위해 버틴 그 기나긴 공부의 시절을 기억하시나요? 노력하는 사람은 함부로 대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만큼 내공도 깊고 회사에 항상 도움을 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노력은 언젠가 빛을 발하고, 누군가 알아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봐온 바로는 우리는 일에 접근할 때에 체계적이고 효율적입니다. 서울에서 대중교통을 타고 목적지까지 가려고만 해도 체계와 효율을 생각해야 해서일까요?
체계와 효율에 짜인 업무관은 누구에게나 이해하게끔 하기 쉽고, 결과도 쉽게 이끌어 낼 수 있습니다. 팀원 고생이 적은 것은 또 다른 덤이고요.
그리고 우리에게는 이해하고 배려하는 정성스러운 마음이 있습니다. 관계 형성에 있어서 그보다 더 좋은 자질은 없겠죠. 어떤 사람들에게는 노력해도 안 되는 경청이 우리에게는 딱히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배려심은 팀의 성취도와 만족도를 높이는데 아주 좋은 덕목입니다.
서번트 리더십 (Servant leadership)이라고도 하지요. 권위적인 리더가 아니라 한 발 물러나 팀원이 스스로 답을 찾게끔 도와주는 리더입니다. 아마 우리네 현명한 어머니 혹은 선생님의 모습이 아닐까 싶네요. 이런 스타일의 리더십은 팀의 능률을 이끌고 결과적으로 자신의 실적에도 이롭습니다. 젊은 세대일수록 자신이 무엇을 맡아 이끌어 가고 싶어 합니다. 이들에게 짜인 대로 일하라고 명령하는 리더보다는, 믿고 맡기 되, 필요한 때 코칭을 해주는 리더가 팀이 더 멀리, 높이 갈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새로운 것에 대해 두려워 하지않고, 다양한 문화를 이해합니다. 한국에서 와서 유럽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만큼, 세계관도 넓고 모험과 도전의식도 강한 게 우리입니다. 아직도 한국문화가 생소하고, 인종에 대한 선입관이 있는 이곳의 토박이들과는 그릇이 다르지요. 우리의 그런 열린 마음과 정신이 바로 우리의 리더십 퀄리티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나라가 한국이라더군요. 새로운 것이 끊이없이 나오고 세계의 트렌드에 영향을 미치는 한국인이라는 점, 자랑스럽게 생각합시다. 제게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기술에 대해 물어본 임원도 있었고, K-pop에 빠져 한국에 산 자신의 동생에 대해 이야기한 동료도 있었습니다. 그러니 주변 문화에 동체화 되기 보다도, 한국인, 그리고 한국 여자로서의 특장점을 회사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써보고, 공유하세요. 유럽 문화뿐만 아니라 한국과 아시아 문화까지 아우르는 넓은 세계관을 보여주세요.
설레는 마음으로 여러분의 활약을 기대하겠습니다.